[나사 빠진 선관위]①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50%만 준비해놓고 분배 시스템도 주먹구구
당초 '14곳 투표용지 부족 사태' 발표에서 최종 '50곳 부족'으로 정정
투표용지 인쇄 '유권자 수 대비 60% 이상'에서 '50% 이상'으로 축소
'투표용지 부족' 현장 목소리에도 추가 배포 늦어…분배 시스템도 엉망
예산은 '전체 유권자 110% 수준 인쇄' 타가고, 실제 인쇄는 절반만 해
여야 정치권 "진상규명 위한 국정조사 추진"… 국민의힘 "특검도 해야"
![[과천=뉴시스] 최진석 기자 =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5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에서 대국민 사과문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6.06.05. myj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05/NISI20260605_0021309882_web.jpg?rnd=20260605163528)
[과천=뉴시스] 최진석 기자 =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5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에서 대국민 사과문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6.06.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한 선거 관리 시스템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3일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용지 부족으로 일부 시민들이 투표를 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리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번 사태는 용지 준비 규정을 바꾸는 등 투표율 상승을 예측하지 못한 선관위가 안이하게 대처한 사고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선관위는 지난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 송파구 12개, 강남구·광진구 각 1개 등 수도권 14개 투표소에서 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일시 중지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인천선관위도 본투표 당일 투표소 2곳에서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결국 선관위는 5일 비슷한 사례를 취합한 결과 서울(33곳)·부산(3곳)·대구(4곳)·인천(6곳)·울산(2곳)·경남(2곳) 등 총 50개 투표소에서 실제 투표용지가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선 선관위가 종합선거관리지침을 개정하면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관위는 최소 인쇄 수량 규정에 따라 4년 전인 8회 지방선거때는 전체 유권자 수 대비 60% 이상으로 투표용지 수량을 준비했다. 하지만 선관위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해당 규정을 '50% 이상'으로 개정해 송파구선관위는 관내 유권자 56만5638명분의 절반 가량 용지를 인쇄했다고 한다. 사전투표 등으로 갈수록 투표율이 올라가는 추세인데도 오히려 투표용지 인쇄 수량을 줄인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나마 투표용지도 투표소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주먹구구 분배 시스템도 참사를 키운 셈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등을 관할하는 송파구선관위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차단하기 위해 10%가량 투표용지를 선관위에 따로 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후 남은 투표용지가 부정선거에 악용된다는 음모론이 제기되자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투표 종료 후 투표소에 남는 투표용지를 최소화하려고 했다는 것이 선관위 설명이다.
하지만 투표용지가 부족할 것 같다는 현장 목소리에도 투표용지 추가 배포가 늦어졌다. 만약 투표용지 부족을 우려하는 현장 목소리에 즉각 대응해 투표용지를 투표소에 제대로 배분만 했어도 이같은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경찰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시위를 벌인 시위대를 해산 시키고 있다. 2026.06.05. jini@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05/NISI20260605_0021309068_web.jpg?rnd=20260605090201)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경찰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시위를 벌인 시위대를 해산 시키고 있다. 2026.06.05. [email protected]
게다가 선관위는 투표용지 제작 예산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는 각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전체 유권자 110% 수준으로 투표 용지를 제작하겠다"는 명분으로 예산을 받아갔다고 한다. 예산은 초과해 타갔지만 실제 인쇄는 절반만 한 셈이다. '예산을 어디에 썼느냐'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5일 사의를 표명했다. 허철훈 사무총장도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여야 정치권에서는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와 특검 주장도 나온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노태악 선관위원장은) 사퇴했지만 그냥 넘어갈 수 없고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며 "이번에 선관위가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게 개혁을 과감히 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노 위원장의 사퇴는 책임 규명의 출발점이어야지 종착점이 돼서는 안 된다"며 "이번 사태는 단순 행정 실수로 치부할 수 없다.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 도입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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