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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원장 '대법관 겸직' 관행 63년만 바뀌나…입법 논의 속도

등록 2026.06.10 16: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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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원장 상근화, 20여 년 전부터 논의 나와

소쿠리 투표, 채용비리 의혹에 관리 부실 지적

투표용지 부족 사태 계기로 "책임 결여" 질타

독립성 담보할 '대안' 관건…前대법관 등 거론

[과천=뉴시스] 최진석 기자 =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 5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에서 대국민 사과문 발표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2026.06.10. myjs@newsis.com

[과천=뉴시스] 최진석 기자 =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 5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에서 대국민 사과문 발표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2026.06.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상근직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양상이다.

현직 대법관과 고위 법관들이 비상근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직을 맡으면서 조직 장악력이 떨어지면서 무능을 초래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선거무효 소송을 대법원이 심판하는 만큼 이해충돌 소지를 막기 위해 대법원장이 현직 법관을 위원으로 지명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0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틀 전 청와대에서 열린 4부 요인 회동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상근직 전환 문제가 대안으로 거론됐다.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은 회동 결과를 설명하며 "선관위원장이 상시적으로 근무할 문제 등에 대한 필요성을 제시한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상세한 부분들은 국회에서 논의를 해야 된다"고 전했다.

여권은 제도 개선에 힘을 싣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8일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한 데 이어 이날 선거제도개혁 TF(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중앙선관위원장 상근 체제 전환 등 선관위 조직 개혁을 위한 선관위법 개정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개헌 가능성까지도 거론됐다.

1963년 창설된 중앙선관위는 9명의 위원 중 국무위원급인 상임위원 1명만 상근을 하는 체제다. 관행상 현직 대법관이 맡아 오던 중앙선관위원장을 비롯해 나머지 선관위원들은 모두 비상근직으로 일한다.

중앙선관위원장 상근직화 논의는 그간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17대 국회였던 2005년 11월 최규식 열린우리당 의원 개정안을 시작으로 2022년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 2023년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 2024년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법안을 발의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김지연 서울동부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관계자들이 10일 오후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잠실7동 제2투표소였던 서울 송파구 우성아파트 노인정의 현장 검증을 위해 현장에 진입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6.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김지연 서울동부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관계자들이 10일 오후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잠실7동 제2투표소였던 서울 송파구 우성아파트 노인정의 현장 검증을 위해 현장에 진입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6.10. [email protected]

선관위도 2023년 7월 '위원(장) 상근제도 도입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위원장을 포함한 3명의 위원을 상근직으로 전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상근화 논의의 출발점에는 독립성과 위상 제고가 있었다. 헌법상 최고 선거관리 기관 수장을 현직 대법관이 명예직으로 맡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선관위 특혜 채용 의혹, 2022년 3월 '소쿠리 투표',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불거지며 선관위의 무능이 드러나자 제도를 개선해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의에 힘이 실리게 됐다.

수장은 물론 위원 9명 중 8명이 비상근직이다 보니 조직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고 선관위 내부 통제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중앙선관위원장이 상근해 근무하게 된다면 현직 대법관인 위원이 위원장을 맡던 63년 동안의 관행 역시 깨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직 대법관이 선관위에 상근하며 근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직 대법관이 곧 중앙선관위원을 맡는 관행은 1960년 헌법에서 중앙선관위의 전신인 '중앙선거위원회' 위원장을 대법관인 위원 3명 중에서 호선하도록 정한 후 줄곧 법적 근거 없이 관례로 이어졌다.

법조계에서는 이해충돌 측면에서도 관행을 깨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법원이 선거무효소송을 바로 심리하고, 선관위가 수사 의뢰한 각종 선거사범 사건을 법원이 심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제도 개혁 TF 제1차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06.10.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제도 개혁 TF 제1차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06.10. [email protected]

물론 대법원도 이 점을 고려해 중앙선관위원장인 대법관이 선거법 사건을 회피해 왔지만, 이참에 선관위의 독립성을 확실히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대법관의 선관위 참여를 아예 배제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헌법재판연구원장 출신인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원 내부의 행위자들(현직 법관)이 행한 행위에 대해 법원에서 판단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이해충돌"이라며 "선관위법을 고쳐 현직 대법관을 추천하지 못하게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건은 대안이다. 정치권이나 지역 유지의 이해관계와 독립돼 있으면서 선거 법리 이해에 밝다는 장점도 살릴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해외에서도 법관이 중앙선관위원을 맡는 사례가 있다. 스페인은 13명 중 8명을 대법원 판사가 맡고 위원장도 그들 중에서 호선한다. 오스트리아는 18명 중 사법부가 임명한 판사 2명이 참여하고 호주도 중앙선관위원장을 판사가 맡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런 측면에서 중앙선관위원장 상근화가 이뤄질 경우 전직 대법관이나 명망 있는 법률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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