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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안' 낙인에 신상털기까지…경찰, 시위현장서 곤혹

등록 2026.06.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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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박제·허위사실 유포 잇따라

기관 차원 보호 체계 강화 목소리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끝난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 마련된 광진구선거관리위원회 개표소에서 경찰이 검수를 위해 대기하는 투표함을 지키고 있다. 2018.06.13.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끝난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 마련된 광진구선거관리위원회 개표소에서 경찰이 검수를 위해 대기하는 투표함을 지키고 있다. 2018.06.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공원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일주일째 계속되는 가운데 현장 경찰관들이 '중국 공안'이라는 낙인과 신상 박제, 조롱 피해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등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일선 대원들 사이에서 "인권과 자존심이 추락했다"는 반발이 확산하자 경찰청이 기관 차원의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이번을 계기로 미비한 기관 보호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에서는 최일선 대원들의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지난 3일부터 이어진 시위 관리 과정에서 시위대가 경찰관들을 에워싸고 물리력을 행사해 대원 5명이 부상을 입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는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현장 경찰관들에게 관등성명 제시와 신분증 확인을 요구하며 '가짜 경찰·중국 공안' 의혹을 제기하는 사진과 영상이 확산됐다. 경찰이 확인한 결과 해당 경찰관들은 모두 현장에서 직무를 수행 중인 대한민국 경찰관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은 "과도한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피해를 겪은 현장 경찰관에 대해서도 경찰청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과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현장에서 조롱당하는 경찰 간부의 영상이 유포되면서 조직 내부의 반발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 5일 시위 현장에서 일부 참가자들에게 둘러싸여 조롱을 당한 김민규 서울경찰청 2기동단 경비과장(경정)은 전날 경찰청 내부망에 '경권은 어디로'라는 글을 올려 "작정하고 퍼붓는 시비, 도발, 욕설 앞에서 감정을 추스르기 힘들다"며 "필요 이상으로 추락한 우리의 인권과 자존심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스스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김 경정의 배우자는 SNS를 통해 악성 댓글 작성자들에 대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상태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역시 공식 성명을 통해 "정치권은 갈등을 만들고 경찰은 그 갈등을 수습하지만, 상황이 종료되면 책임과 비난은 고스란히 현장 경찰관들에게 돌아온다"며 지휘부를 향해 현장 보호 대책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집회 현장에서 명예훼손·모욕과 허위사실 유포 피해를 입은 경찰관들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다.

피해 경찰관에 대한 소송 등 직무상 분쟁 비용 지원과 법률 자문 제공, 심리 치료 연계 등의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경찰청은 전날 형사·경비·사이버·복지 등 각 기능별 실무 책임자를 소집해 피해 경찰관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실무 회의를 개최,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서울경찰청도 전날 박정보 청장 명의의 서한을 내고 피해 경찰관 지원에 나섰다. 서울경찰청은 전날부터 송파경찰서에 '현장 법률상담소'를 설치·운영해 민·형사상 권리행사 절차 등에 대한 법률 상담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상담원은 서울청 소속 변호사 6명과 복지계 2명 등으로 구성됐으며, 피해 직원의 소속 관서로 찾아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아울러 정신적 피해를 입은 직원에 대해서는 공상 처리 안내와 함께 전문 심리 상담을 연계하기로 했다.

박 청장은 서한에서 "부당한 피해를 입고 자긍심에 상처를 받은 동료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앞으로도 허위사실 유포 등 명백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서울청 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기존에도 공무원 책임보험·경찰 법률보험·소송지원단 등 직무상 분쟁 지원 제도를 운영해왔으나, 이는 주로 경찰관이 피소됐을 때 방어 비용을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에 경찰관이 피해자로서 악성 시위대를 고소하는 '능동적 사법 대응'이나 사이버 괴롭힘 피해에는 적용하기 어려웠다.

이번 대책은 기존 제도와 달리 신상박제와 허위사실 유포 등 온라인 피해 지원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사후약방문식 대책 마련을 넘어 정당한 공권력 집행을 조직이 전적으로 방어해주는 문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사이버 공간의 신상 박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사라지지 않아 신체적 부상보다 피해가 심각하다"며 "법 집행 과정의 피해를 대원 개인이 알아서 감당하게 만드는 소극적 조직 문화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짚었다.

이 교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있는 그대로 엄격하게 집행돼야 하고, 이번처럼 미신고 집회에서 생기는 법적 공백은 입법으로 보완해야 한다"며 "경찰 조직이 정당한 법 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에 대해 튼튼한 보호막이 돼 직원을 방어해주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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