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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SF 상상력으로 존재를 탐구한다…'소프트 사이언스'

등록 2026.06.1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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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되돌아보다…'햇빛 반사 유희'

시로 대상을 기록하다…'야생의 눈과 눈 안쪽의 야생'

[서울=뉴시스] '소프트 사이언스' (사진=허블 제공) 2026.06.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소프트 사이언스' (사진=허블 제공) 2026.06.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조기용 기자 = ▲소프트 사이언스(허블)=프래니 최 지음

엘진 상 공상과학(SF) 시 부문 수상작. SF, 컴퓨터 기술, 사이보그 등 과학적 소재에 시인의 상상력과 감성을 얹어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시집은 사이보그가 심문을 받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총  6부는 모두 '튜링 테스트' 연작으로 구성됐다. 튜링 테스트는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1912~1954)이 구현한 것으로, 사람인지 기계인지 구별하는 시험이다.

"이 시험은 자의식의 유무를 판정한다"('튜링 테스트' 중)

사이보그는 이민자의 자녀이자 퀴어 아시아계 여성으로 살아온 자신의 경험을 투영한 존재다. 인간임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했던 이들의 불안과 차별, 소외의 경험이 시의 언어로 펼쳐진다.

김혜순 시인은 시집에 대해 "기계적 경험 과정의 은유들이 아름다운 폭죽처럼 터진다. 인종적이고 성적인 개인 경험의 핍진성이 노골적이고 솔직하게 펼쳐진다"고 평했다.
[서울=뉴시스] '햇빛 반사 유희' (사진=현대문학 제공) 2026.06.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햇빛 반사 유희' (사진=현대문학 제공) 2026.06.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햇빛 반사 유희(현대문학)=조성래 지음

2022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청춘의 현실과 슬픔을 노래한 그가 이번 시집에서는 관계에 대한 주제에 천착한다. 이 틈새에서 '나'라는 존재에 탐색하고 무심코 지나쳤던 시간과 공간 속에서 내면의 감정에 다가가는 시도를 한다.

"빛 나는 것들이/빛 속에서/빛 속에 있음을 모르고//그 모름의 축복 속에서/우리는 모두/평범함을 누리고 있다 (중략) 우리는/빛/일순간 멎은//빛으로 앉아 있는/너와 나" ('밤가시마을' 중)

"마음은 늘/인간보다 큰 키로 살았으며//눈은 늘 인간보다 낮은 곳에서//숨죽이며 올려다보았다" ('액자' 중)

김이듬 시인은 시집 발문에서 "조성래는 실제 삶의 궤적을 그대로 작품에 투사한다. 시적 화자라는 가면을 쓰기보다 평범하고 부끄러운 인간 조성래의 상황과 기억, 육체를 언어로 배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의 시라는 창으로 현재를 사는 한국 사회 청년과 아프게 직면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야생의 눈과 눈 안쪽의 야생' (사진=문학과지성사 제공) 2026.06.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야생의 눈과 눈 안쪽의 야생' (사진=문학과지성사 제공) 2026.06.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야생의 눈과 눈 안쪽의 야생(문학과지성사)=김리윤 지음

2019년 문학과지성사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시인의 두번째 시집. 수상 당시 "무엇을 믿기 위해 나를 작동시키는 것보다 무엇을 보기 위해 나를 작동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것처럼 이번 시집에서 '본다'는 행위에 집중한다.

시인에게 본다는 것은 어떠한 대상을 응시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 대상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의 영역임으로, 여러 감각을 동원해 온전히 바라본 시도를 택한다.

시인에게 중요한 매개로는 개가 등장한다. 여러 작품에서 나타나는 개는 시인의 정서적 교감을 넘어 어떠한 말할 수 없는 세계를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온몸의 털이 하얗게 센 개가/자꾸 작아졌다/잠을 자는 동안에도/밥을 먹고/산책하는 동안에도/산책하는 법을 걸음마다 더 잊으면서/목줄을 헐겁게 만드는 크기가 되면서//영원을 알아버린 것처럼 겁에 질린 얼굴로/개를 잃어버린 영원처럼 겁에 질린 얼굴로/나를 본다" ('감정과 징후' 중)

시인은 시의 언어로 말하고, 기록하며 세상을 바라보며 눈(眼) 안쪽에 남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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