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100일…"원청 10곳 중 9곳 사용자성 인정"
노동부, 개정법 시행 100일 맞아 교섭요구 현황 분석
5월까지 439개소 대상 교섭 요구…민간기업이 56.7%
노동위, 원청 113개소 중 103개소에 사용자성 인정
96개소는 절차 진행 중…10개소는 본교섭 절차 돌입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월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노조법 2·3조 현장 안착을 위한 공동브리핑을 열고 원·하청 상생 교섭절차 매뉴얼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 2026.02.27. mangust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2/27/NISI20260227_0021189548_web.jpg?rnd=20260227112453)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월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노조법 2·3조 현장 안착을 위한 공동브리핑을 열고 원·하청 상생 교섭절차 매뉴얼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 2026.02.27.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고홍주 기자 = 원청과 하청 노동조합 간 직접 교섭을 가능하도록 한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법이 시행된 지 100일이 지났다. 그동안 1161개 하청노동조합이 439개소의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노동위원회 판단을 구한 원청은 141개소로, 판단이 완료된 113개소 중 91.2%인 103개소에 대해 사용자성이 인정됐다.
고용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는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 노조법 시행 100일 현황 및 향후 계획' 설명회를 개최했다.
개정법은 사용자가 노조로부터 교섭 요구를 받으면 7일간 교섭 요구 사실을 사업장에 게시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노조는 노동위에 시정을 요구할 수 있고, 노동위는 10일 이내에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또 하나의 사업장에 복수 노조가 있는 경우 원칙적으로 하나의 노조와 교섭을 할 수 있는데, 교섭 단위 분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노동위의 결정을 통해 이를 달리할 수 있다.
두 절차 모두 원청이 교섭 의무를 지는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즉 '사용자성' 판단을 받을 수 있는 통로다.
이날 노동부에 따르면 개정법 시행일인 3월 10일부터 지난 19일까지 1161개 하청노조, 총 16만4000명이 원청 사업장 439개소를 대상으로 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로 보면 시행 첫 달인 3월에 363개소를 대상으로 교섭 요구가 집중됐고, 4월 42개소, 5월 23개소가 각각 추가됐다.
1개 원청 사업장당 교섭 요구는 평균 2.6건이었으며, 평균 조합원 수는 375명이었다.
민간부문은 249개소로 전체의 56.7%, 공공부문은 190개소로 43.3%를 차지했다. 교섭 요구 노조의 상급단체별 비중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47.0%로 가장 많았고,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43.6%, 미가맹 9.4% 순이었다.
노동위에서는 사용자성 판단이 잇따르고 있다.
교섭 요구 이후 노동위 절차가 진행된 원청은 141개소로, 이 중 113개소에 대한 판단이 완료됐다. 판단이 끝난 사건 가운데 103개소는 사용자성이 인정됐다. 노동위 판단을 받은 원청 10곳 중 9곳 이상에 대해 하청노조와 교섭할 의무가 있다는 판단이 내려진 셈이다.
이에 재계 등 일각에서는 안전보건관리비 책정·집행이나 안전보건교육 의무 이행 등을 이유로 사용자성이 폭넓게 인정되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사용자성 인정 판단이 용이한 '산업안전' 의제를 통해 교섭을 요구한 뒤, 향후 실제 교섭 과정에서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의제까지 요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동위 관계자는 "결정 과정에서 산업안전 관련된 시설이나 설비 등에 대한 권한이 실질적으로 원청에 있는지를 많이 봤다"며 "향후 교섭에 착수한 뒤 다른 요구를 한다면 사용자 측은 거절을 할 수 있고, 노조 측이 이에 대해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한다면 다시 노동위 판단을 받을 기회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노동위 판정이 끝난 뒤 결정서가 송달되지 않은 32개소를 제외한 71개소 중 54개소는 교섭창구 단일화 등 교섭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중노위 재심절차를 진행하는 곳은 13개소, 후속 절차를 검토 중인 곳은 4개소다.
![[서울=뉴시스] 원청과 하청 노동조합 간 직접 교섭을 가능하게 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이 10일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사용자성 판단 지침과 가이드라인 등을 내놓고 현장 지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10/NISI20260310_0002079967_web.jpg?rnd=20260310142217)
[서울=뉴시스] 원청과 하청 노동조합 간 직접 교섭을 가능하게 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이 10일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사용자성 판단 지침과 가이드라인 등을 내놓고 현장 지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노동위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교섭에 나선 사업장은 42개소다.
인천광역시의료원 등 10개소는 상견례 등 본교섭 절차에 들어갔다. 창구 단일화가 진행 중인 나머지 기업들도 교섭요구 노조 확정 공고나 교섭대표노조 결정 절차를 거치고 있어 조만간 교섭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부는 "법 시행 초기인 만큼 교섭요구가 있고 그에 따른 교섭이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에 있다"며 "원청 노사의 경우에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면 본교섭 개시까지 상당 시일이 소요되는 것을 고려하면 원·하청 교섭 진행 상황이 이례적으로 더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교섭 지연으로 노조의 파업 요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파업이 없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단체행동권은 노동3권 중 하나"라며 "절차적으로 대화로 해결하는 문화가 정착되는 것이 중요하지, 파업이 한두 건 있다고 해서 큰일 나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가급적 노사 갈등보다 대화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교섭 요구 사업장 439개소 중 256개소는 별도의 후속조치가 없는 상태다. 노동부는 이 역시 원청이 절차를 거부하기보다 업종과 사업장별 사정에 따라 선행 노동위 판단이나 노정협의 결과 등을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민간부문 중 후속조치를 진행하지 않은 137개소 중 건설업이 85개소로 가장 많았다.
노동부는 "타워크레인 노조가 법 시행 초기 다수의 교섭요구와 노동위 시정신청을 제기한 뒤 이를 취소하고 다른 기업들에 대한 노동위 판단을 지켜보는 상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공공부문의 경우는 돌봄과 생활폐기물 등에 교섭요구가 집중된 상태이며 노정협의체를 구성해 논의 중이다.
우선적으로 보건복지부, 성평등가족부, 교육부가 참여하는 돌봄 노정협의체에서 돌봄 분야 종사자의 처우개선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향후 생활폐기물 등 다른 분야에도 확대하고, 실질적인 처우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소통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노동위는 29개 원청에 대해 교섭단위 분리 여부를 결정했다. 이 중 12개소(41.4%)에 대해 분리 결정이 내려졌는데, 분리 유형을 보면 '사업부문별 분리'가 9개소로 가장 많았다. 이어 노조 상급단체별 분리가 2개소, 노조별 분리 1개소 순이었다.
분리 결정에는 ▲노조 간 이해관계 공통성 ▲이익대표의 적절성 ▲갈등 가능성 및 노사관계 왜곡 가능성 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교섭단위 분리가 인정된 경우 대체로 2개로 분리됐고, 최대 3개까지 분리돼 이른바 '쪼개기 교섭'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부는 "사용자성 판단, 교섭요구 미공고 시정신청, 교섭단위 분리 등 법령에서 정한 절차를 통해 교섭 대상과 범위, 교섭단위가 구체화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원·하청 간 대화의 틀이 형성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교섭절차가 질서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현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지방고용노동관서 전담팀을 중심으로 노사 질의와 애로사항에 신속히 대응하며 현장의 예측가능성을 높여나가겠다"고 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개정법 시행 이후 일각에서 우려했던 '교섭 쓰나미'나 무분별한 쪼개기 교섭은 나타나지 않고 있고, 원·하청 노사는 노동위 판단과 교섭창구 단일화 등 법 절차에 따라 차분히 교섭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계는 노동위 판단이 내려진 경우 개정법의 상생 취지와 노사자치 원칙에 맞게 법원 판단을 기다리기보다 당사자 간 교섭에 적극적으로 임해달라"며 "노조도 원청이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의제를 중심으로 실질적인 문제 해결과 교섭 성과를 만드는 데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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