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 듣던 J-팝, 4050도 이젠 제대로 즐긴다…곤도 마사히코, 첫 내한공연 현장
데뷔 47년 만인 27일 블루스퀘어서 연 첫 내한공연 리뷰
'긴기라긴' 시절 긍정하며 연륜 배어나는 '이부시긴'으로
중장년층 예매 비율 약 67%
1980년대 인기 가수 잇따라 내한
올초 마쓰다 세이코 첫 내한공연
나카모리 아키나, 예능 촬영 차 韓 다녀가
중장년층도 J-팝, 본격적으로 즐겨
![[서울=뉴시스] 곤도 마사히코. (사진 = 주식회사 커튼콜 제공) 2026.05.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5/30/NISI20260530_0002148881_web.jpg?rnd=20260530070902)
[서울=뉴시스] 곤도 마사히코. (사진 = 주식회사 커튼콜 제공) 2026.05.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27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마사히코 곤도 ~오맛치합니다 2026! 스페셜 인 서울' 공연장은 시종일관 빈틈없는 밴드 사운드로 채워졌다. 특히 공간을 유려하게 가르는 색소폰 연주는 곡의 서사를 한층 입체적으로 확장시켰다. '스니커 블루스', '우루카모노', '유야게노우타' 등 숱한 히트곡이 흐르는 동안 무대 스크린에는 그의 앳된 젊은 시절 앨범 재킷이 교차했다.
이는 지나간 청춘에 대한 회한이나 미련이 아니었다. 오히려 눈부시게 번쩍이던 '긴기라긴(ギンギラギン·반짝반짝)'의 시절을 긍정하며, 이제는 연륜이 배어나는 '이부시긴'(いぶし銀·그을린 은처럼 묵직하고 차분하게 빛나는)의 자태로 무대에 서겠다는 선언에 가까웠다. '화려하지만 자연스럽게(긴기라긴니 사리게나쿠)'라는 그의 오랜 예언적 모토는 세월을 거쳐 '은은하게, 그러나 자연스럽게(이부시긴니 사리게나쿠)'로 치환되고 있었다.
객석을 가득 메운 이들의 면면은 이러한 성숙의 연대감을 명확히 방증한다. 티켓 예매처 놀(nol)에 따르면 이번 공연의 40대 예매율은 27.1%, 50대는 39.6%로 중장년층이 무려 66.7%라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은 곤도의 무대를 보며 단순히 과거를 추억하는 것을 넘어, 궤도를 이탈하지 않고 치열하게 버텨온 자신들의 삶 역시 저렇게 멋스럽게 나이 들어가기를 바라는 다짐과 위안을 주고받았다. 한국에 여행오거나, 국내 사는 일본 중년 여성도 꽤 눈에 띄었다.
콘도는 이날 무대 위에서 "40년도 더 전에 한국에서 일본 노래는 숨어서 들어야 하는 풍조가 있었다"며 "그 무렵 한국의 택시에서 카세트테이프로 몰래 내 노래가 흘러나오던 시절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곤도의 대표곡 '긴기라긴니 사리게나쿠'는 당시 국내 전국 롤러스케이트장에선 울려 퍼졌지만 방송에선 나오지 않았고, 국내 젊은이들도 대놓고 듣지 못했다. 금기의 시대, 음성적으로 일본 문화를 향유해야 했던 4050 세대에게 그의 첫 내한은 길었던 문화적 갈증이 비로소 해소되는 해방의 순간이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곤도 마사히코. (사진 = 주식회사 커튼콜 제공) 2026.05.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5/30/NISI20260530_0002148882_web.jpg?rnd=20260530070927)
[서울=뉴시스] 곤도 마사히코. (사진 = 주식회사 커튼콜 제공) 2026.05.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 중장년층의 최근 당당한 'J-팝 아웃팅'은 현재 1020 세대를 중심으로 폭발한 J-팝 열풍과도 궤를 같이한다. 1만5000석 규모의 케이스포돔 2회차 공연을 단숨에 매진시킨 밴드 '킹 누'의 성공이 청년 세대의 문화적 개방성을 상징한다면, 그 자유로운 물결이 역으로 윗세대에게도 제약 없이 음악을 소비할 용기를 불어넣은 셈이다. 오는 9월 결성 22년 만에 킨텍스에서 첫 내한 공연을 여는 밴드 '백넘버' 등 세대를 막론한 일본 아티스트들의 릴레이 내한은 양국이 음악을 통해 세대와 국경의 장벽을 허물고 화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곤다의 첫 내한공연 앙코르 무대, 일본 가수 스다 아이코의 커버로 한국의 젊은 층까지 사로잡은 '긴기라긴니 사리게나쿠'가 울려 퍼지자 한국 관객들은 세대를 불문하고 뜨겁게 열광했다. 곤도는 서두르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로 무대를 완주했다. 아름답게 늙어간다는 것은 시간과 다투거나 과거를 전시하는 일이 아니다. 시간이 남긴 흔적을 끌어안고 자신만의 고유한 리듬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의 첫 내한은 막을 내렸지만, '이부시긴'이 남긴 묵직한 잔향은 한국 관객들의 삶 속에 긴기라긴보다 더 깊고 오래도록 머물 것이다. 이날 공연엔 국내 트로트 가수 신유, 아이돌 그룹 '크로스진' 출신 타쿠야가 게스트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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