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판사 "'민식이법' 단순 과실도 무거운 처벌, 책임주의 반해…완화해야"
어린이치상죄, 법정 벌금 500만원~징역 15년
약물 등 위험운전죄와 유사…2024년 실형 1%
"포퓰리즘적 엄벌주의…'운 없어서 처벌' 불신도"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이동원 양형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강당에서 열린 양형연구회 제16차 심포지엄 '교통범죄와 양형' 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6.29. park7691@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29/NISI20260629_0021341969_web.jpg?rnd=20260629154414)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이동원 양형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강당에서 열린 양형연구회 제16차 심포지엄 '교통범죄와 양형' 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6.29. [email protected]
스쿨존 내 신호위반과 같이 경미한 과실로 빚어진 사고조차도 음주 또는 약물운전 치사상에 준해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어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취지다.
장지웅(39·사법연수원 42기) 수원지법 안산지원 판사는 29일 대법원 양형연구회가 개최한 제16차 심포지엄 '교통범죄와 양형'의 주제 발표문 '교통범죄의 양형기준 개선 과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어린이보호구역치사상죄는 2019년 9월 충남 아산시에서 고(故) 김민식(당시 7)군이 숨진 사고로 사회적 공분이 일면서 도입돼 일명 '민식이법'으로 불린다.
그해 12월 시행된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3 등은 스쿨존 내에서 만 13세 미만 아동을 죽게 한 운전자에게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다치게 한 운전자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정했다.
민식이법의 징역형 범위는 같은 법 5조의11 위험운전 치사상죄의 징역형 형량 범위와 일치한다.
위험운전 치사상죄는 술을 마시거나 약물에 취한 채 운전을 강행해 사고를 낸 경우를 가중 처벌한다.
그런데 어린이보호구역치사상죄는 스쿨존을 운전하던 중 ▲신호준수 의무 ▲통행방법 준수 ▲보행자 보호 ▲서행 및 일시정지 등 사실상 도로교통법에서 정한 모든 운전자의 의무를 어길 경우에도 폭넓게 인정한다.
양형기준 역시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행 기준은 법정형을 최저 징역 6개월 또는 벌금 300만원까지 감경할 수 있다.
이는 형법상 폭행치상(최저 징역 2개월)이나 고의 또는 결과적으로 사람을 다치게 한 일반상해(최저 징역 2개월)의 양형기준 하한선보다 높다.
장 판사는 "어린이 교통사고 범죄는 위험운전 치사상은 물론 일반 교통사고 치사상 범죄에 비해서도 훨씬 경미한 과실까지 폭넓게 포괄하고 있다"며 "형량 범위는 일반 교통사고 치사상 범죄보다 현저히 높아 적절한 양형을 제약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실범으로서 행위의 불법성이 훨씬 경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형량 범위 하한까지 과도하게 높게 책정했다고 평가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이주원 양형연구회 회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강당에서 열린 양형연구회 제16차 심포지엄 '교통범죄와 양형' 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6.29. park7691@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29/NISI20260629_0021341967_web.jpg?rnd=20260629154319)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이주원 양형연구회 회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강당에서 열린 양형연구회 제16차 심포지엄 '교통범죄와 양형' 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6.29. [email protected]
2024년 연간 어린이보호구역치상 혐의로 실형이 내려진 사례는 1건(1.0%)에 그쳐 일반 교통사고 치상(9.5%), 위험운전 치상(12.9%)보다 현저히 적다고도 짚었다.
나아가 민식이법 시행 후 스쿨존 내 교통사고 발생건수가 2021년 523건, 2023년 486건, 2025년 927건으로 해마다 들쑥날쑥하는 등 예방효과도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장 판사는 "어린이 상해 또는 사망이라는 결과의 중대성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죄질이 가벼운 행위까지 결과만으로 무겁게 처벌하는 것은 책임주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형량 범위 하한을 낮출 필요가 있다"며 "보다 많은 어린이 교통사고 범죄 사건에서 구체적 타당성 있는 양형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승준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과실범에 대한 포퓰리즘적 엄벌주의는 범죄의 일반예방적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운이 없어 처벌받았다는 사회적 불신만 확산시킬 수도 있다"고 거들었다.
토론회에서는 음주, 무면허운전 등 다른 교통사고 범죄는 보다 엄중히 다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장 판사는 하나의 교통사고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우, 음주·무면허운전을 한 경우 양형기준의 특별가중인자로 반영해 가중처벌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나아가 음주 측정 거부 행위는 형량을 높일 필요가 있고, 감형 요소로 반영돼 오던 자동차종합보험 가입 여부는 사실상 대부분 운전자가 가입한 점을 고려해 양형인자에서 삭제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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