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선은 서서 노 젓지 않았다"…과학으로 밝혀낸 거북선 실체
국립해양유산연구소 '거북선 학술복원 보고서' 발간
1795년 기록과 모형 제작 통해 운용 방식 재해석
30분의 10 축소모형 세계유산위원회서 첫 공개
![[서울=뉴시스] 통제영 및 전라좌수영 거북선 모형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6.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6/30/NISI20260630_0002173830_web.jpg?rnd=20260630134837)
[서울=뉴시스] 통제영 및 전라좌수영 거북선 모형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6.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임진왜란 당시 활약한 거북선이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격군(노 젓는 군사)들이 앉아서 노를 젓는 '좌식 방식'으로 운용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가 30일 발간한 '거북선 학술복원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1795년 간행된 '이충무공전서'를 토대로 조선공학적 검증과 모형 제작을 거쳐 거북선의 구조와 기능을 재검토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연구진은 거북선이 거대한 크기에 비해 내부가 사방으로 막힌 폐쇄적인 구조인 만큼, 흔들리는 선체 안에서 서서 노를 젓는 입식 방식은 구조적으로 적합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서울=뉴시스] 조선통신사정사관선도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6.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6/30/NISI20260630_0002173836_web.jpg?rnd=20260630135107)
[서울=뉴시스] 조선통신사정사관선도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6.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조선통신사선을 그린 옛 회화인 '조선통신사정사관선도'와 '신행도해선', 20세기 초 앞뒤로 앉아 노를 젓는 착좌식 방식이 확인된 대동강 환목선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격군의 안전을 확보하고 전투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거북선이 '앉아서 노를 젓는 좌식 방식'으로 운용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삼도수군통제영이 1895년 폐지되면서 실물이 사라진 이후 거북선은 여러 차례 복원됐지만, 세부 구조와 운용 방식에는 논란이 이어져 왔다. 그동안 제작된 많은 복원 모형은 격군이 서서 노를 젓는 입식 방식을 채택해 왔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기록과 추정에 의존해 온 거북선의 실체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추진됐다.
![[서울=뉴시스] 통제영 거북선 모형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6.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6/30/NISI20260630_0002173831_web.jpg?rnd=20260630134913)
[서울=뉴시스] 통제영 거북선 모형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6.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보고서는 통제영 거북선과 전라좌수영 거북선의 구조와 운용 방식의 차이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두 거북선은 자체 무게 약 140.4t, 총길이 35.27m로 규모는 비슷했지만, 용도에 따라 설계 방식이 달랐다.
통제영 거북선은 의장과 전투를 겸용할 수 있도록 돛대를 자유롭게 세우거나 눕힐 수 있는 구조였다. 반면 전라좌수영 거북선은 돛대를 두지 않고 노를 중심으로 운용하는 전투 전용 선박이었다.
특히 전라좌수영 거북선은 선저가 앞뒤로 완만하게 들린 만곡형 구조를 적용해 수심이 얕고 물살이 빠른 남해안 연안과 좁은 수로에서 기동성을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기존 연구에서 거북선 지붕(개판) 양옆에 돌출된 반육각형 구조물은 출입구로 추정됐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외부를 관찰하고 전투를 지휘하는 '관측장'이었음이 확인됐다.
배의 꼬리(선미) 부분에서는 기존 연구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1~2개의 '방패판' 구조도 새롭게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 구조 덕분에 화포 구멍을 줄이면서도 선체 내부 공간을 확보해 격군들의 노 젓기와 화포 운용 효율을 높일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거북선 내부는 총 2층 구조로 정립됐다. 1층은 무기 보관과 군사들의 휴식 공간, 2층은 노를 젓고 화포를 발사하는 본격적인 전투 공간으로 활용됐다.
2층 다락 형태의 '상포판'은 통제영 거북선에서는 돛을 운용하는 공간으로, 전라좌수영 거북선에서는 외부를 관찰하는 공간으로 각각 활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제작한 **30분의 1 축소모형** 거북선 2척을 오는 7월 20일부터 2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대한민국관에서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는 향후 거북선 실물 재현 사업의 핵심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며 "우리 전통 조선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단계적인 학술 복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연구소 웹사이트에서 누구나 내려받아 열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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