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으로 우크라 전쟁 바꾼 20대들…개혁장관 해임에 거리로
등록 2026.07.18 05:00:00수정 2026.07.18 06:10:23
20대 국방부 직원, 잘못 배정된 포탄 찾아 장거리탄 1만5000발 확보
전자전 무전기·드론 개발…전선에서 성능 입증하며 기존 불신 뚫어
페도로우 해임에 젊은 방산 종사자들 “개혁 후퇴” 반발
![[키이우=AP/뉴시스] 16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시위대가 볼로미디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하일로 페도로우 국방장관 해임에 반대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던 국방부 장관을 6개월 만에 교체하자, 시위대는 "잘 돌아가는 것을 망치지 말라"며 그의 유임을 촉구했다. 2026.07.17.](https://img1.newsis.com/2026/07/17/NISI20260717_0001436958_web.jpg?rnd=20260717105704)
[키이우=AP/뉴시스] 16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시위대가 볼로미디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하일로 페도로우 국방장관 해임에 반대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던 국방부 장관을 6개월 만에 교체하자, 시위대는 "잘 돌아가는 것을 망치지 말라"며 그의 유임을 촉구했다. 2026.07.17.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병력과 화력에서 러시아에 밀리는 우크라이나가 기술 혁신으로 격차를 메우는 과정에서 20·30대 인재들이 전쟁 수행의 주역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우크라이나 국방부에서 일하는 20대 초반 직원이다. 이 직원은 올봄 덴마크의 군사지원 약정서를 검토하다 우크라이나에 제공될 포탄 수천 발이 러시아군 후방 타격에 적합하지 않은 단거리 포탄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통상적인 행정 절차를 기다리지 않고 밤낮없이 덴마크 측에 전화를 걸어 군사지원 패키지의 포탄 구성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 몇 주 뒤 우크라이나는 장거리 포탄 1만5000발을 확보했다.
직원의 상관인 올렉시 안토니우크 국방부 국제협력부 부국장은 “이 직원이 아니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의 기여를 높이 평가했다. 이 직원은 오랜 경력을 지닌 무기조달 전문가가 아니라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초반이었다. 그의 상관인 안토니우크도 24세에 불과하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 체계 전반에서 진행 중인 세대교체를 보여준다. 20대 기술자들이 첨단 드론을 설계하고 젊은 창업가들은 시제품을 실제 생산라인에 올린다. 국방부에서는 대학을 갓 졸업한 직원들이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걷어내 무기 공급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젊은 세대가 방산 분야의 중심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군사적 필요가 있다. 병력과 화력에서 러시아를 따라잡기 어려운 우크라이나는 신기술을 더 빠르게 개발하고 전장에 적용해 러시아를 앞서겠다는 전략을 택했다. 특히 드론전의 확대는 스타트업 문화와 신기술에 익숙한 젊은 인재들이 방산 분야로 진입하는 길을 열었다.
![[크라마토르스크=AP/뉴시스] 우크라이나 제93독립기계화여단 '홀로드니야르' 공보실이 제공한 사진 속에 지난 1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최전선 도시 크라마토르스크 인근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러시아군 진지를 공격하기 위해 1인칭 시점(FPV) 드론을 조종하고 있다. 2026.07.16.](https://img1.newsis.com/2026/07/16/NISI20260716_0001434693_web.jpg?rnd=20260716103225)
[크라마토르스크=AP/뉴시스] 우크라이나 제93독립기계화여단 '홀로드니야르' 공보실이 제공한 사진 속에 지난 1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최전선 도시 크라마토르스크 인근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러시아군 진지를 공격하기 위해 1인칭 시점(FPV) 드론을 조종하고 있다. 2026.07.16.
안드리 자호로드뉴크 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인류는 앱이 없어도 살아남을 수 있다”며 “하지만 방산 분야에서 일하면 조국을 구할 수 있다. 그 의미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미하일로 루도민스키(26)는 2022년 러시아군의 침공 초기 키이우를 방어하던 군인 친구의 전화를 받고 방산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우크라이나군은 값비싼 군용 무전기가 부족해 러시아군의 감청과 전파 교란에 취약한 상업용 무전기에 의존하고 있었다.
전쟁 전부터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운영했던 그는 러시아군의 전파 교란을 견디면서도 사용하기 쉽고 수천 대씩 보급할 만큼 저렴한 무전기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전자전 대응 통신장비 업체 ‘히메라’는 이렇게 출발했다.
루도민스키는 시제품을 직접 전선에 가져가 장병들에게 사용하게 한 뒤 의견을 받아 제품을 고쳤다. 그러나 군 조달 담당자들은 신생 업체보다 기존 방산기업을 신뢰했고, 그의 납품 제안은 번번이 거절당했다. 이후 특수부대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성능을 인정받았고, 현재 1만명이 넘는 우크라이나 군인이 히메라의 통신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미 공군도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이 장비를 시험했다고 NYT는 전했다.
드론업체들도 전쟁 초기에는 비슷한 불신에 부딪혔다. 당시 우크라이나 정부는 포병 전력과 미사일·전차·전투기 확보에 집중했다. 드론 스타트업에서 일했던 카테리나 미할코(25)는 “정부는 드론을 제대로 된 무기로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바스토폴(크름반도)=AP/뉴시스]10일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크름반도 세바스토폴의 '세바스토폴 1854-1855' 파노라마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를 소방관들이 진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10일 러시아 깊숙한 곳까지 장거리 공격을 가해 타격을 입혔다. 이는 에너지 시설과 군수 산업을 공격, 크렘린궁의 전쟁 비용 조달을 차단하려는 우크라이나 노력의 일환이다. 2026.06.10.](https://img1.newsis.com/2026/06/10/NISI20260610_0001325098_web.jpg?rnd=20260610193745)
[세바스토폴(크름반도)=AP/뉴시스]10일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크름반도 세바스토폴의 '세바스토폴 1854-1855' 파노라마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를 소방관들이 진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10일 러시아 깊숙한 곳까지 장거리 공격을 가해 타격을 입혔다. 이는 에너지 시설과 군수 산업을 공격, 크렘린궁의 전쟁 비용 조달을 차단하려는 우크라이나 노력의 일환이다. 2026.06.10.
이러한 세대교체를 제도화한 인물로는 최근 해임된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이 꼽힌다. 그는 디지털전환부 장관 시절부터 방산 스타트업을 지원했고, 정부의 방산기술 지원 플랫폼 ‘브레이브1’을 만들어 시제품 개발부터 전장 시험, 투자 유치까지 지원했다. 브레이브1 행사장은 전통적인 방산전시회보다 기술 콘퍼런스에 가까웠다. 티셔츠 차림의 젊은 기술자들이 최신 드론이 전시된 부스들을 둘러봤고 행사장에는 테크노 음악이 흘렀다. 투자 유치를 담당하는 아르템 모로즈(29)는 “정부 사업처럼 보이지 않았다. 대형 기술기업 같았다”고 회상했다.
페도로우가 올해 국방장관에 오르면서 세대교체는 소련 시절 교육을 받은 장성과 관료들이 주도해온 국방부 내부로도 확산됐다. 외국어와 분석 능력이 뛰어나고 상황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젊은 직원들이 외국의 무기 지원을 조율하고 방산 협력을 담당했다. 그러나 페도로우가 무기조달 개혁과 기술 중심 전쟁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군과 방산업계 일부의 반발도 커졌다.
페도로우가 국방장관에서 해임되자 젊은 방산 종사자와 시민들은 개혁 후퇴를 우려하며 거리로 나왔다. 무전기업체 히메라의 루도민스키와 드론업계의 미할코도 키이우에서 열린 해임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
‘이번 개편은 패배를 향한 한 걸음’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21세 시위 참가자는 “우리는 전쟁 수행 방식이 과거로 돌아가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며 “사람들은 변화를 계속 이어가기를 원했고, 페도로우는 그 변화를 상징했다”고 NYT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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