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트럼프의 ‘타코’ 패 읽어 대규모 공습 위협 안 먹혀
등록 2026.08.04 07:26:32수정 2026.08.04 07:30:23
NYT “트럼프의 위협-협상 반복, 누가 우위 점하는 지 보여줘”
테헤란대 교수 “협상 패턴 파악한 이란, 트럼프에 쉽게 조종당하지 않아”
이란 강경파, 4월 트럼프 석기시대 위협 “중동에 석기시대”로 되돌려줘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6.08.04.](https://img1.newsis.com/2026/08/04/NISI20260804_0001477155_web.jpg?rnd=20260804033745)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6.08.04.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을 시작한 뒤 수차례 이란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위협하다 번복하기를 거듭했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 “트럼프가 긴장을 고조시켰다가 협상 등을 이유로 번복하고 있는 것은 누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31일 이란에 대한 대대적인 주말 공습을 예고했다가 하루 만인 1일 “이란과 중동 국가들이 요청해왔다”는 이유를 제시하며 공습을 보류 취소했으나 이란측은 미국과의 협상 일정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란 관리들은 전쟁을 두려워하는 쪽은 이란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란 측 전문가는 트럼프의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패턴을 이란측이 읽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타코는 ‘트럼프는 항상 겁쟁이다’라는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등장한 신조어다.
그가 관세 부과 위협후 철회하거나 이란과의 전쟁에서 공습을 예고했다가 물러선 것을 지칭하면서 실제로는 그가 겁을 먹고 있다고 비꼬는 것이다.
알자지라는 1일 트럼프의 공습 철회 이전에도 최소 6차례 ‘타코’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NYT는 이란 지도부가 트럼프의 위협에도 버티는 것은 ‘세계의 아킬레스건’을 발견했다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란은 지역 민병대 동맹의 도움을 받아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가장 중요한 에너지 시설과 해상 교통로 여러 곳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미국과의 대립에서 적대 행위를 언제, 어떻게 중단하고 결렬됐던 평화협상 재개로 언제 복귀할 것인지 등을 놓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란의 전 외교관 아미르 알 무사위는 주말 동안 파키스탄과 카타르 관계자를 통해 미국과 이란 관리들이 주고받은 메시지를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협상을 재개하지 않으면 발전소와 같은 민간 기반 시설에 대한 강력한 공격을 감행하겠다고 경고했으나 이란측은 미국이 합의했던 ‘양해각서’로 복귀하지 않는 한 거부할 것이라고 맞섰다.
알 무사위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이란의 지도부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했으나 이란은 ‘당신들이 공격하면 우리도 공격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 고위 관료 출신이자 테헤란대 이란학 교수인 사산 카리미는 이란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방향을 좌우하려는 시도에서 일정한 패턴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마다 이란을 위협하며 상황을 압박하고,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 하지만 이란은 쉽게 조종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제위기그룹의 이란 프로젝트 책임자 알리 바에즈는 지난달 17일 요르단 공습이 판도를 바꾼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공습으로 이란의 미사일 보유량이 여전히 풍부할 뿐만 아니라 이란의 정보 능력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바에즈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인들의 동기, 즉 협박이나 굴복을 거부하는 이유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제재를 통한 최대 압박이 이미 8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이제는 군사적 압박까지 가하고 있지만, 트럼프가 원하는 결과를 결코 가져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부 이란 강경파 인사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처한 딜레마를 조롱했다.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대변인 에브라힘 레자이는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겠다고 위협했던 발언을 되돌려줬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이란에 대한 공격이 감행된다면, 우리는 이 지역 전체와 그 시설들을 석기 시대로 되돌릴 것”이라고 올렸다.
1일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보류 발표에 강경파 논평가 세예드 모하마드 마란디는 X 계정에 치킨 타코 사진과 함께 “이란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고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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