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나흘 만에 재검토…ISA·주가누르기 방지 뭐가 문제였길래
등록 2026.08.09 12:35:32
李 ISA·주가 누르기 방지 '전면 재검토' 지시
'2026 세제개편안' 두고 투자자들 불만 확대
기존 ISA 혜택 축소에…"장기투자 취지 역행"
'주가누르기 방지법'도 논란…"실효성 의문"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8.06. suncho21@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06/NISI20260806_0021390457_web.jpg?rnd=20260806142005)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8.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지민 기자 = 정부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과 '주가누르기 방지' 방안이 발표 나흘 만에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투자자와 청년층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재명 대통령이 관련 방안을 다시 살펴보라고 지시하면서다.
9일 금융투자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참모들과의 상황 점검 회의에서 ISA 개편안과 주가 누르기 방지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ISA 개편안과 관련해 "정확하게 준비도 하지 않고 왜 그렇게 한 것이냐"고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ISA 혜택 축소…"장투 혜택 막혀"·"국장 투자 강요"
문제는 기존 ISA의 혜택이 대폭 줄어들면서다. 정부는 기존 납입한도 이월을 제한하고 만기를 설정하면서 장기간 자금을 운용할 때 누릴 수 있는 절세 효과가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기존 ISA는 의무 가입 기간(3년) 후 만기를 무제한 연장해 초장기 과세이연과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반면 개편안에서는 만기가 최대 5년(생산적 금융 ISA는 최대 10년)으로 묶이면서 만기마다 세금을 정산하고 재가입해야 해 장기절세 혜택이 끊기게 됐다.
연간 납입한도 이월 제도 폐지도 논란이 됐다. 기존에는 연간 납입한도 가운데 사용하지 않은 금액을 다음 해로 넘길 수 있었지만, 개편안에서는 미사용 한도가 소멸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목돈이 생겼을 때 한꺼번에 납입하기 어려워졌다. 특히 소득이 불규칙해 여윳돈이 생길 때 목돈을 한꺼번에 넣어 절세 혜택을 극대화하려던 사회초년생이나 자영업자의 자산 관리 플랜에 차질이 생겼다는 지적이다.
생산적 금융 ISA에서는 국내 상장 S&P500·나스닥100 등 해외 지수형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도 제한된다.
이미 많은 개인투자자들의 절세 및 자산 증식 수단으로 폭넓게 활용되는 제도를 대폭 개편하면서,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을 좁히고 국내 주식 투자를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 실효성 논란…회피 구멍 넓어져
정부안은 상속·증여세 과세 대상인 상장주식의 평가 과정에서 기업이 장기간 주가를 인위적으로 낮춘 것으로 추정될 경우 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장기간의 평균 주가 등을 활용해 과세 기준을 다시 산정하는 방식이다.
적용 대상은 최근 13개 반기 중 12개 반기 동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업종별 하위권에 해당하거나, 중복상장·교환사채 발행 등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 이후 주가가 크게 하락한 기업 등이다.
이는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발의한 안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 의원안은 PBR이 0.8배 미만인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상속·증여재산 평가 시 주가가 지나치게 낮게 반영되지 않도록 순자산가치의 80%를 하한으로 두는 것이 핵심이었다. 반면 이번 개편안은 해당 기준을 제외하고 장기 평균 주가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수정됐다.
정부안의 경우 13개 반기 가운데 두 차례만 PBR 하위권에서 벗어나면 대상에서 빠지게 되는데, 대주주가 특정 시점에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를 사들여 잠시 주가를 올리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정부안은 주가 누르기가 인정될 경우 평가 기준일 전후 2개월 평균 주가의 130%와 최근 6개월~6년 6개월 평균 주가 중 높은 금액을 상속·증여세 과세 기준으로 삼도록 했다. 문제는 주가를 장기간 낮게 유지할 경우다. 낮아진 주가를 기준으로 30%를 할증하더라도 정상적인 주가 수준에는 미치지 못해, 주가를 낮춰 세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세청의 심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점도 논란이다. 구체적인 조세 기준을 정하지 않고 심의로 결정할 경우 조세법률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반할 수 있고, 심의 결과를 둘러싼 행정소송도 잇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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