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원칙, 국장 투자 안 한다"…미장으로 향하는 개미들[레버리지 그후②]
등록 2026.08.09 08:00:00수정 2026.08.09 08:28:24
레버리지발 발작장에 개미들 피로감 극심…증시 안전장치 속출
증시 대기자금 두 달간 36조↓…정기예금은 한 달 새 35조 폭증
개인 7월 美주식 46억 달러 폭풍 매수…"제도·신뢰 회복 시급"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코스피가 급락했던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6.07.28. hw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28/NISI20260728_0021379486_web.jpg?rnd=20260728093227)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코스피가 급락했던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6.07.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이후 국내 증시가 유례 없는 극심한 변동성에 노출되면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국내 증시는 장기 투자가 불가능한 '단타판'이라는 환멸과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극심한 널뛰기 장세에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주식시장을 떠난 개인 자금은 안전자산인 시중은행 예금이나 미국 증시로 대거 이동하는 모습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시에서 발동된 사이드카는 총 45회(매도 23회·매수 22회)에 달한다. 거래를 일시 정지시키는 서킷브레이커 역시 무려 15회 발동됐다.
지수가 폭락과 폭등을 오가는 극단적인 파동이 일상화되면서, 단기 차익을 노린 트레이딩이 강제되는 기형적 장세가 연출되자 개인 투자자들은 지쳐가는 모습이다.
이들은 증시를 떠나 안전자산으로 회귀하거나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예금 금리 상승 기조와 맞물려 주식시장을 이탈한 자금 중 상당수가 시중은행 예금으로 흘러들었다. 이달 5일 기준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984조9399억원 수준으로, 직전 달 대비 35조원가량 급증했다.
반면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을 띠는 투자자예탁금은 빠르게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 6월 4일 139조694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던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중순 110조원 안팎으로 감소한 뒤, 이달 3일 기준 102조8255억원까지 줄었다. 불과 두 달 만에 36조8693억원(약 26.4%)이 급감한 셈이다.
이탈한 자금은 미국 증시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매수 규모는 지난 4월(4억7000만 달러)과 5월(9억4000만 달러) 연속 순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감소세를 보였으나, 6월(6억3000만 달러) 순매수로 돌아선 뒤 7월에는 46억4000만 달러로 폭증했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5일까지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5억8000만 달러로, 6월 한 달 전체 순매수액(6억3000만 달러)에 육박하는 강한 매수세를 이어갔다. 다만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6일까지 한 주간은 200만 달러 순매도로 소폭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개인투자용 자산관리계좌(RIA)를 통한 세제 혜택 기대감으로 국내 증시로 복귀했던 서학개미들이 국장의 극심한 변동성에 피로감을 느끼며 다시 해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달 30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6.07.30. kkssmm99@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30/NISI20260730_0021382297_web.jpg?rnd=20260730092326)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달 30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6.07.30. [email protected]
이 같은 상황 속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는 예측 불가능한 국내 증시에 염증을 느낀 투자자들의 글이 속출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국장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 본전만 오면 미국 경쟁사 주식으로 옮겨 탈 것"이라며 "앞으로 나의 주식 투자 제1원칙은 '국장에 투자하지 않는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밖에도 "국내 증시 문 닫으면 안 되느냐", "국장 자체가 악재"라는 혹평도 잇따른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변동성 완화와 신뢰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 한, 이 같은 자금 이탈 흐름을 단기간 반전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반도체 업황에 대한 믿음이 급등락 장세 속에서 일부 훼손된 데다, 상반기와 같은 폭발적인 상승장이 하반기에 재현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증시로 다시 자금이 유입되려면 반도체 실적을 통해 상승 모멘텀에 대한 확신이 재확인되어야 한다"면서도 "상반기처럼 급등장이 다시 찾아오기는 어려운 만큼, 당장의 주가 부양보다 시장이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정비하고 상법 개정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보완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근 급등세를 연출한 코스닥으로 자금 일부가 집중되고 있다는 해석과 함께, 정책 기대감이 형성된 시장의 체질 개선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고위험·고수익을 쫓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자금이 가격 매력이 커진 코스닥 시장으로 유입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의 저평가 요인들을 제거하고 투자 여건을 정비하는 체질 개선 노력을 병행한다면 투자를 유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