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야간노동 휴식 기준 미비…네덜란드는 '14시간' 보장
등록 2026.08.17 08:01:00
'주48시간' 택배 사회적대화 불발 후 법 개정 재추진
네덜란드 14시간 휴식·이탈리아 업종별 세부 운영
일본은 가산임금 중심…노동부, 9월 보호방안 마련
![[의정부=뉴시스] 김도희 기자 = 홈플러스 67개 점포가 정식으로 재개장한 지난 13일 경기도 의정부시 금오동 홈플러스 매장을 찾은 시민들이 입장을 하고 있다. 2026.08.13 kdh@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13/NISI20260813_0002211811_web.jpg?rnd=20260813135336)
[의정부=뉴시스] 김도희 기자 = 홈플러스 67개 점포가 정식으로 재개장한 지난 13일 경기도 의정부시 금오동 홈플러스 매장을 찾은 시민들이 입장을 하고 있다. 2026.08.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최근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대형마트 규제 완화 논의가 다시 힘을 얻으면서 새벽배송 허용 방안도 재차 주목받고 있다.
다만 새벽배송 확대가 야간노동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 야간노동을 어느 수준까지 허용하고 어떻게 규율할 것인지도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국회와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문턱을 낮추는 방안과 택배기사의 야간 배송 노동시간을 관리하는 방안이 각각 법안으로 발의돼 논의 중이다.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가 영업시간 제한 시간대에도 온라인 배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기존 오프라인 영업규제는 유지하면서 온라인 배송은 제한 없이 허용하는 내용이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도 국토교통부 장관이 택배기사의 건강권 보호와 과로 예방을 위한 작업시간 기준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염태영 의원 대표발의로 추진했다. 필요한 경우 국토부 장관이 사업자에게 기준 준수를 위한 개선조치를 명하거나 권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한쪽에서는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문턱을 낮추는 한편, 다른 한쪽에서는 야간 배송 노동자의 노동시간과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이 동시에 추진되는 셈이다.
앞서 을지로위가 주도한 제3차 택배 사회적대화기구에서는 야간 배송 노동시간을 주48시간으로 제한하는 잠정안이 마련됐다. 하지만 택배업계와 새벽배송 기사들이 반발하면서 지난 4월 이후 논의가 중단됐다.
이후 구체적인 시간 상한을 법에 직접 명시하는 대신 국토부 장관이 택배기사의 작업시간 기준을 마련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두는 방향으로 다시 추진에 나선 것이다.
김 의원의 개정안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됐으며, 염 의원의 개정안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한국은 가산임금 중심…해외는 시간·휴식 직접 규제도
하지만 일반 노동자가 한 번에 몇 시간까지 야간노동을 할 수 있는지, 며칠까지 연속으로 야간근무를 할 수 있는지, 야간근무를 마친 뒤 최소 몇 시간을 쉬어야 하는지 등을 직접 규율하는 기준은 없다.
특히 새벽배송의 주요 당사자인 택배기사 중에는 특수고용직(특고)이나 프리랜서, 개인사업자 형태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상 근로시간 규제가 제대로 닿지 않는 구조적인 한계도 있다.
해외에서는 시간과 횟수에 제한을 두거나 업종별로 기준을 다르게 설정해 규제하는 방식 등으로 야간노동을 관리하고 있다.
![[서울=뉴시스]박민석 기자 = 오후 9시 이후 심야 택배 배송 제한 조치가 시행된 지난 2021년 1월 25일 서울 시내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 택배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2021.01.25. mspark@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1/01/25/NISI20210125_0017094173_web.jpg?rnd=20210125223452)
[서울=뉴시스]박민석 기자 = 오후 9시 이후 심야 택배 배송 제한 조치가 시행된 지난 2021년 1월 25일 서울 시내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 택배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2021.01.25. [email protected]
한국노동연구원이 4월 발간한 '국제노동브리프'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야간노동을 적극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자정부터 오전 6시 사이에 1시간을 초과해 일하는 경우를 야간노동으로 본다. 야간근무 1회의 근로시간은 원칙적으로 최대 10시간이며, 정기적으로 야간노동을 하는 경우에는 16주 동안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40시간을 넘을 수 없다. 예외적으로 야간근무를 최대 12시간까지 연장할 수 있지만 이 역시 14일 동안 최대 5회, 52주 동안 최대 22회로 제한된다.
근무가 끝난 뒤 회복시간도 별도로 보장한다. 오전 2시 이후 야간근무가 끝나면 원칙적으로 최소 14시간을 연속으로 쉬어야 하고, 3회 이상 연속으로 야간근무를 한 뒤에는 최소 46시간의 연속휴식이 필요하다. 연속 야간근무도 원칙적으로 최대 7회로 제한된다.
이탈리아는 야간노동을 24시간 단위 평균 8시간 이내로 제한하되 구체적인 운영은 노사에 맡기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평균시간을 계산하는 기간이나 근무시간 단축, 보상 방식 등은 업종·기업별 단체협약을 통해 정할 수 있다.
야간노동자의 건강 적합성을 확인하고 건강상 야간근무가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은 노동자는 가능한 경우 주간근무로 전환하도록 하는 보호장치도 두고 있다. 운송업 종사자는 별도 규정에 따라 24시간 단위 최대 10시간까지 야간노동이 가능하다.
가산수당은 산업별 단체협약에 맡긴다. 대형 소매업은 15%, 전력산업은 20%, 산업용 세탁업은 35%, 화학·광업은 50%를 지급하며 정기간행물 인쇄업에서는 80%를 가산하는 사례도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야간노동에 가산임금을 적용하고 있다.
일반 노동자의 야간노동 시간이나 횟수 자체를 제한하는 규정은 없고 오후 10시부터 오전 5시까지 일하면 25% 이상의 할증임금을 지급한다. 다만 트럭과 버스 운전자는 근무 사이 11시간 이상의 연속휴식을 주도록 노력해야 하며 최소 9시간은 확보하도록 별도의 기준을 두고 있다.
노동부도 내달 대책…최장시간·최소휴식 기준 마련할 듯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말과 지난 4일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올해 9월까지 야간노동자 노동시간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검토 과제로 최소 휴식시간과 최장 노동시간, 연속 근무일수 제한 등을 제시했다.
노동부는 현행 가산임금 중심의 규율만으로는 야간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최장 야간노동시간을 정하고 연속근무 횟수를 제한하거나, 근무 사이 최소 휴식시간을 보장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기준은 다음 달 발표할 대책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과 택배기사 작업시간 기준 마련이 동시에 추진되는 상황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뿐 아니라 특고·개인사업자 형태가 많은 택배기사까지 보호할 수 있는 규율 방식을 마련하는 것이 향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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