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용공작' 피해자 유족, 법관 기피 신청…"재심 기각했던 재판부"
등록 2026.08.18 11:37:18
1971년 故 서병호씨 '역용공작' 재심 사건
유족 "재심 기각한 재판부에서 심리 부당"
法 "재심 개시 결정은 전심에 해당 안 해"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재심 결정을 기각한 재판부에서 다시 심리를 받는게 부당하다며 국가폭력피해자 유족이 18일 기피를 신청했다. 사진은 법원 로고. 2026.08.18. km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1/09/NISI20260109_0002037565_web.jpg?rnd=20260109175030)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재심 결정을 기각한 재판부에서 다시 심리를 받는게 부당하다며 국가폭력피해자 유족이 18일 기피를 신청했다. 사진은 법원 로고. 2026.08.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윤석 기자 = 재심 결정을 기각한 재판부에서 다시 심리를 받는게 부당하다며 국가폭력피해자 유족이 기피를 신청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가폭력피해자 고(故) 서병호씨의 유족과 변호인은 지난 14일 서씨의 재심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에 기피를 신청했다.
유족 측은 "해당 재판부는 재심청구를 기각한 재판부"라며, 이날 오후 진행 예정이던 해당 사건의 1차 공판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육군 보안사령부(보안사)는 1971년 일본 유학 중이던 서씨를 영장 없이 검거해 약 19일간 불법구금 및 조사하고 '역용공작'의 공작원으로 활용했다.
서씨에게 간첩 혐의를 씌우고 대남 공작원들을 유인하는 이중 스파이로 활용한 것이다.
서씨는 고문을 당한 뒤 '대공 전선에 활약하겠다'는 내용의 전향서와 서약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보안사는 4개월 뒤 서씨의 쓸모가 다했다 보고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구속 기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씨는 징역 12년과 자격정지 12년을 선고받고 1983년에 만기 출소했다.
서씨 측은 생전인 2017년 재심을 청구했으나 2020년 기각됐다.
이후 2024년 1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는 "국가는 불법감금과 고문·가혹행위에 사과하고, 위법한 확정판결 피해와 명예회복을 위해 재심 등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했고, 서씨의 유족은 2차 재심을 청구해다.
그러나 형사합의27부는 같은 해 6월 검찰로부터 "기록을 확인할 수 없고 국가기록원에 이관했다"는 회신을 받은 후 추가로 기록을 확인하지 않고 심리를 종결한 뒤 같은 해 7월 재심 청구를 기각했다.
지난 4월 서울고법 형사20부(수석부장판사 박형준)는 유족 측의 즉시항고를 인용해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전국 각급 법원이 2주간 휴정기에 들어간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법원 로고가 보이고 있다. 2026.08.18. km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1/15/NISI20260115_0002041895_web.jpg?rnd=20260115183406)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전국 각급 법원이 2주간 휴정기에 들어간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법원 로고가 보이고 있다. 2026.08.18. [email protected]
이에 유족은 법원에 재배당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번 기피 신청서를 제출했다.
유족 측은 "'자신이 기각한 재심 청구가 상급심에서 취소돼 개시된 재판공판' 유형에는 명문 규정이 없어, 재배당 여부가 오로지 재판장의 재량에 맡겨진다"며 "그 결과 피고인은 자신의 청구를 기각한 재판부 앞에 다시 서게 된다"고 지적했다.
유족 측은 형사소송법 제17조 제7호에서 정한 '전심재판의 기초되는 조사·심리에 관여한 때'라는 제척 사유에 재심 공판도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해당 재판부가 서씨에 대한 고문, 가혹행위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단정하고, 기록을 미확보하거나 심문기일을 미지정하는 등 심리가 현저히 부실해 형사소송법 제18조 제1항 제2호에서 규정한 '법관이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유족 측 대리인은 이날 대법원에 예규 개정을 건의하는 진정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족 측은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된 재심공판 사건은 재심청구를 기각한 결정에 관여한 법관 또는 그가 속한 재판부에는 배당하지 않는다'는 배당 배제 사유를 신설해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유족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은 2005년 법원이 스스로 '강압수사, 증거조작 등으로 인권을 침해하고 판결이 논리 모순으로 가득찼던 과거 사건'으로 선정한 224건에 포함됐다"이라며 "유족이 구하는 것은 특별한 재판이 아니라 당연히 진행돼야 할 재판이고, 정당한 재판을 통해 피고인의 명예가 회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법원 관계자는 "재심 개시 결정은 전심 재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재심 개시 결정이 됐다면 유무죄는 재심 개시 결정 사유와 별도 증거로 판단하기 때문에 반드시 본안 판단에 영향 미친다고 생각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당사자가 신뢰하지 못해 기피를 신청한다면 그에 대한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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