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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곰팡이 날려줍서"…제주 송당리마을제 마불림제 봉행

등록 2026.08.25 12:02:07

25일 오전 송당본향당서 마을제 봉행

도 세계유산본부 의식재현 사업 일환

[제주=뉴시스] 김수환 기자 = 25일(음력 7월1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송당본향당에서 송당리마을제의 하나인 마불림제가 봉행된 가운데 양승건 심방이 신들을 모시는 초감제를 주관하고 있다. 2026.08.25. notedsh@newsis.com

[제주=뉴시스] 김수환 기자 = 25일(음력 7월1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송당본향당에서 송당리마을제의 하나인 마불림제가 봉행된 가운데 양승건 심방이 신들을 모시는 초감제를 주관하고 있다. 2026.08.25.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 김수환 기자 = "아이고 백조할마님. 모진 강풍도 불게 말고 비도 적당히 오고 더움도 적당히 보고 영하게 식혀줍서. 농업하는 자손들 가축하는 자손들 방울땀을 거두고… 만민자손들 편안하게 식혀줍서."

25일 오전 8시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당오름 자락에 자리한 송당본향당 앞에 모인 단골(신앙인)과 마을 주민들 사이로 이승순 심방의 기원이 이어졌다.

이날 송당본향당에서는 음력 7월13일을 맞아 제주도 무형유산인 송당리마을제의 하나인 마불림제가 봉행됐다.

송당리마을제는 마을을 수호하는 본향당신에게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마을굿이다. 송당에서는 음력 1월13일 신년의 평안을 비는 신과세제, 2월13일 풍요를 기원하는 영등제, 7월13일 마불림제, 10월13일 수확에 감사하는 시만곡대제 등 1년에 네 차례 당제를 지낸다.

제주도 당신들의 원조 당굿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고 사라져가는 본향당굿의 원형을 비교적 잘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1986년 제주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으며 현재 무형유산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날 마불림제 역시 도 세계유산본부의 '무형유산 송당리마을제 의식재현 사업' 일환으로 마련됐다. 지난 2월부터 오는 12월까지 송당리새마을회가 사업을 맡아 진행하며 도는 사업비 6200만원을 지원한다.

[제주=뉴시스] 김수환 기자 = 25일(음력 7월1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송당본향당에서 송당리마을제의 하나인 마불림제가 봉행된 가운데 이승순 심방이 단골들의 이름을 고하는 열명올림(예명올림)을 주관하고 있다. 2026.08.25. notedsh@newsis.com

[제주=뉴시스] 김수환 기자 = 25일(음력 7월1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송당본향당에서 송당리마을제의 하나인 마불림제가 봉행된 가운데 이승순 심방이 단골들의 이름을 고하는 열명올림(예명올림)을 주관하고 있다. 2026.08.25. [email protected]

마불림제는 장마와 습기로 생긴 '마'와 곰팡이를 바람에 날려 보내고 농사와 축산의 풍요와 번성을 기원하는 제의다. 장마가 지난 뒤 농사와 목축이 이어지는 시기에 마을의 생업이 순조롭게 이어지기를 바라는 의미가 담겼다.

이날 제의는 궷문열림을 시작으로 열명올림(예명올림), 초감제, 석살림, 추물공연, 나까시리놀림·지장본풀이·군벵질침(군벵지사귐), 단골 각산받음, 상당숙임, 액맥이, 궷문더끔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최병남 송당리마을 본향당해설사는 "첫 제차인 궷문열림은 신이 머문다고 여기는 궤의 문을 여는 절차"라며 "궷문을 열어 틈(궤)에다가 음식을 조금씩 떼어 넣고 예를 올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구에 놓인 문전상에는 백주또 여신의 남편이었던 소로소천국을 위한 음식을 올린다"며 "소로소천국의 신당은 아랫동네에 따로 있지만 마불림제가 열리는 만큼 상을 차려 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송당리마을제가 봉행되는 송당본향당에서 모시는 신은 금백주할망(백주또 마누라신)이다. 구전에 따라 금백조, 금백주로 불린다.

[제주=뉴시스] 김수환 기자 = 25일(음력 7월1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송당본향당에서 송당리마을제의 하나인 마불림제가 봉행된 가운데 양승건 심방이 신들을 모시는 초감제를 주관하고 있다. 2026.08.25. notedsh@newsis.com

[제주=뉴시스] 김수환 기자 = 25일(음력 7월1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송당본향당에서 송당리마을제의 하나인 마불림제가 봉행된 가운데 양승건 심방이 신들을 모시는 초감제를 주관하고 있다. 2026.08.25. [email protected]

본풀이에 따르면 금백주할망은 다섯 곡식의 씨앗을 가지고 제주에 들어온 농경의 여신이다. 수렵·목축의 신인 소로소천국과 혼인해 아들 18명과 딸 28명을 낳았고 이 자손들이 퍼져 제주 368개 마을의 당신이 됐다고 전해진다.

또 다른 해설사인 김정이 문화교육들살이 대표는 "이 신화에 수렵·목축 중심의 생활에서 농경사회로 변화해 온 제주 사람들의 생활사가 담겨 있다"며 "농경문화와 기존 수렵문화가 충돌하고 정착하는 과정이 신들의 관계와 갈등으로 표현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본풀이는 심방들의 구전으로 전승돼 오다 1960~1970년대 들어서야 학자들의 채록을 통해 기록되기 시작했다"며 "과거에는 지금보다 굿의 내용이 길고 신의 이야기도 더 자세하게 풀어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내용이 전해지지 못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도는 지속적인 의식재현 사업을 통해 송당리마을제의 전통과 가치를 이어갈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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