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배임 기소 공시 이후 기업 현금 보유 많아져…투자 위축 우려"
등록 2026.08.26 06:00:00수정 2026.08.26 06:24:24
배임 기소 공시 후 현금보율 비율 5.4%p 상승
재무정책, '위험회피적'으로 변화 가능성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배임죄 기소 공시 이후 기업의 현금보유 비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6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지인엽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에게 의뢰한 '배임죄 적용이 기업의 위험회피 성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상장사의 경우 원칙적으로 임직원의 배임 혐의가 발생했거나 그 혐의가 사실로 확인된 경우 사유발생일에 공시 의무가 발생한다.
보고서가 2016~2026년 배임 기소 사실을 공시한 119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배임 기소 공시가 발생한 분기부터 7분기 동안 기업의 현금보유비율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 분기(0분기)의 현금보유비율은 직전 분기 대비 1.7%포인트(p) 상승했지만, 이후 점진적으로 높아져 7분기 이후에는 5.4%p 상승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같은 상승폭은 분석 기간 중 분석 대상 기업의 평균 현금보유비율(12.0%)의 약 45%에 달하는 수치다.
보고서는 현금이 대표적인 저위험 자산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현금보유 확대가 기업의 위험회피 성향 강화에 따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배임 기소 공시 이전에는 유의미한 현금 보유 증가세가 나타나지 않아, 기소 이후 관찰된 현금보유 증가가 기존 추세의 연장선이라기보다 사건 이후 발생한 변화일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배임죄 관련 규제는 '임무 위배' 등 구성요건과 적용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2015~2024년 배임·횡령죄의 1심 무죄율은 평균 6.2%로, 형법 전체 범죄 평균(3.0%)의 두 배를 웃돌았다.
보고서는 현행 배임죄 관련 규제가 경영진의 고의적인 사익 편취를 제재하기 위한 본래 취지를 넘어 위험 감수를 수반하는 정상적인 경영활동까지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이번 연구는 배임 기소가 최종 유·무죄 판단과 무관하게 기업의 혁신과 투자활동을 위축시킬 소지가 있음을 실증적으로 확인한 것"이라며 "경영상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합리적 의사결정이 위축되지 않도록 배임죄 구성요건을 명확히 하고 경영판단원칙을 법률에 명문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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