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니엘, 부산 F1963에 펼친 ‘사랑의 미로’…황금 연꽃 등 100점 전시
등록 2026.08.27 14:42:00
유리구슬·2000개 푸른 벽돌로 사랑·상처·회복의 세계 펼쳐
옛 와이어 공장과 반짝이는 유리의 조우…12월31일까지
![[사진=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이 27일 부산 F1963 석천홀 정원에서 개인전 ‘사랑 안의 미로(In the Labyrinth of Love)’에 출품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뒤로 오토니엘의 ‘황금 연꽃(Gold Lotus)’이 보인다. 2026.08.27. hyu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27/NISI20260827_0002222967_web.jpg?rnd=20260827123626)
[사진=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이 27일 부산 F1963 석천홀 정원에서 개인전 ‘사랑 안의 미로(In the Labyrinth of Love)’에 출품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뒤로 오토니엘의 ‘황금 연꽃(Gold Lotus)’이 보인다. 2026.08.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저 역시 여전히 사랑 속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장 미셸 오토니엘(62)이 부산에 ‘사랑의 미로’를 펼쳤다.
붉고 푸른 유리구슬이 공중에서 거대한 고리를 만든다. 목걸이처럼 늘어진 조각은 천장에서 내려오고, 푸른 유리 벽돌은 바닥을 물결처럼 뒤덮는다. 빛을 받은 유리는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끊임없이 다른 표정을 만든다.
화려하고 아름답다. 그러나 오토니엘이 말하는 사랑은 그렇게 반짝이기만 하는 감정이 아니다.
27일 부산 F1963에서 만난 오토니엘은 개인전 제목을 왜 ‘사랑의 정원’이나 ‘사랑의 길’이 아닌 ‘사랑의 미로(In the Labyrinth of Love)’라고 붙였느냐는 질문에 “미로는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만을 뜻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로는 과거 두려운 것을 마주하고 무언가를 감행하며, 때로는 죽음까지 마주하는 공간이었다”며 “오늘날 우리는 다시 현실과 진정한 감정을 마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 역시 항상 사랑 속에서 헤매고 있다”며 “사랑을 지니고 살아가는 것은 매우 긴 과정이다. 미로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마음속의 미로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에게 사랑의 미로는 결국 ‘삶에 대한 실험’이다.
28일부터 부산 복합문화공간 F1963에서 열리는 개인전 ‘사랑 안의 미로’는 오토니엘이 부산에서 처음 여는 개인전이다. 지난해 프랑스 아비뇽 전역에서 펼친 대규모 프로젝트 ‘오토니엘 코스모스 혹은 사랑의 유령’을 F1963의 장소성에 맞춰 새롭게 구성했다. 최근 2년간 제작한 대표작 100여 점을 선보인다.

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F1963 황금 연못 설치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유리를 현대조각의 언어로
이후 유리구슬을 주요 조형언어로 삼아 대규모 공공미술과 설치 작업을 펼쳐왔다. 파리 팔레 루아얄의 ‘야행자들의 키오스크’(2000), 베르사유 궁전 정원의 ‘아름다운 춤’(2015), 루브르박물관의 의뢰로 제작한 ‘루브르의 장미’(2019)가 대표작이다.
2022년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과 덕수궁 정원에서 개인전 ‘정원과 정원’을 열어 국내 관객에게도 익숙하다. 작품은 파리 퐁피두센터, 뉴욕현대미술관(MoMA), 서울 리움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전시는 야외 정원에서 시작한다. 황금빛 연꽃 ‘Gold Lotus’가 관객을 맞는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공중에 매달린 ‘매달린 연인(Amant Suspendu)’과 ‘목걸이(Collier)’ 연작이 이어진다.
오토니엘의 상징과도 같은 유리구슬은 보석처럼 반짝이지만 완벽하지 않다. 기포와 미세한 흠집을 그대로 품고 있다.
1993년부터 이탈리아 무라노의 장인들과 협업해온 그는 유리의 불완전성을 숨기지 않는다. 상처와 흔적을 품은 유리를 통해 상처와 회복,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세계를 만들어왔다.
![[사진=박현주 미술전문기자]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사랑 안의 미로(In the Labyrinth of Love)’ 전시 전경 2026.08.27. hyu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27/NISI20260827_0002222969_web.jpg?rnd=20260827124244)
[사진=박현주 미술전문기자]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사랑 안의 미로(In the Labyrinth of Love)’ 전시 전경 2026.08.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푸른 유리 벽돌 위로 떠오른 사랑
바닥을 뒤덮은 약 2000개의 유리 벽돌 위로 거대한 유리구슬 조각들이 떠 있다. 단단한 벽돌이지만 투명하고, 차가운 물질이지만 빛을 머금는다. F1963의 높은 천장과 그대로 드러난 철골 구조 사이에서 작품은 거대한 목걸이처럼 공중에 떠 있다.
![[사진=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사랑 안의 미로’ 전경. 2026.08.27. hyu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27/NISI20260827_0002222974_web.jpg?rnd=20260827125240)
[사진=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사랑 안의 미로’ 전경. 2026.08.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오토니엘은 유리 벽돌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2010년 인도 피로자바드에서 현지인들이 자신의 집을 짓기 위해 유리 벽돌을 하나씩 쌓는 모습을 본 것이 출발점이었다. 이후 벽돌은 그의 작업에서 삶과 미래를 구축하는 하나의 단위가 됐다.
전시 후반부에는 우주로 시선이 확장된다. 지름 4m 규모의 ‘코스모스(Cosmos)’와 별자리를 추상적으로 형상화한 ‘황도 십이궁(Zodiac)’ 연작이 공간을 채운다.
개인의 사랑에서 출발한 미로가 자연과 우주로 넓어진다.
오토니엘은 F1963에 대해 “서로 다른 장르의 예술이 만나는 지점이라는 점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옛 고려제강 와이어 공장이었던 F1963의 거친 산업적 흔적과 오토니엘의 매끄럽고 반짝이는 유리는 묘하게 충돌하면서도 어울린다. 철을 생산하던 공장이 빛을 품은 유리의 미로가 됐다.
![[사진=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사랑 안의 미로’ 전시 전경. 2026.08.27. hyu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27/NISI20260827_0002223144_web.gif?rnd=20260827142651)
[사진=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사랑 안의 미로’ 전시 전경. 2026.08.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사랑 안의 미로’ 전시 전경. 2026.08.27. hyu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27/NISI20260827_0002222979_web.jpg?rnd=20260827125722)
[사진=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사랑 안의 미로’ 전시 전경. 2026.08.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SNS는 현실로 데려오는 통로”
오토니엘은 반대로 봤다.
그는 “나 역시 인스타그램을 많이 사용하지만 실제 존재하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며 “사람들이 먼저 이미지를 보고, 이후 실제 작품 앞에서 진짜 감정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SNS의 이미지는 사람을 현실의 작품 앞으로 데려오는 통로라는 설명이다.
사진 속에서는 완벽하게 반짝이던 유리에는 가까이 다가가면 기포와 흠집이 보인다. 아름다움과 상처가 함께 있다. 오토니엘의 ‘사랑의 미로’가 결국 현실의 사랑을 닮은 지점이다.
전시는 12월31일까지. 문화재단 1963이 주최하고 고려제강과 BNK부산은행이 후원한다. 2028 세계디자인수도(WDC) 부산 공식 협력 전시다.
![[사진=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사랑 안의 미로’ 전시 전경. 2026.08.27. hyu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27/NISI20260827_0002223164_web.jpg?rnd=20260827143740)
[사진=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사랑 안의 미로’ 전시 전경. 2026.08.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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