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찰나의 찌르기 순간을 읽는다"…SKT 펜싱 국가대표팀의 '비밀병기'[현장]

등록 2026.08.27 06:00:00수정 2026.08.27 06:14:57

SKT, 자체 개발 '펜싱 AI 전력 분석 시스템' 공개

주요 장면 하이라이트 만들어 선수별 전력 분석

기존에 1시간 걸리던 영상 분석 6분의 1로 단축

"2028년 LA 올림픽엔 경기 중 실시간 활용 목표"

[진천=뉴시스] 박은비 기자 =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펜싱 AI 전력 분석 시스템' 시연 모습. 다음달 열리는 일본 아시안게임 준비 과정에서 활용되고 있다. 2026.08.26. silverlin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진천=뉴시스] 박은비 기자 =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펜싱 AI 전력 분석 시스템' 시연 모습. 다음달 열리는 일본 아시안게임 준비 과정에서 활용되고 있다. 2026.08.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진천=뉴시스]박은비 기자 = #. 찰나의 순간에 칼끝이 교차하며 승패가 갈리는 펜싱 피스트. 지난 4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경기 도중 원우영 사브르 국가대표 코치가 도경동 선수의 움직임을 짚었다. "공격을 너무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더 과감하게 멀리서 런지를 해주고 짧고 빠른, 간결한 공격이 필요했다."

인공지능(AI)의  코칭도 거의 비슷했다. AI는 "상대의 선제적인 전진 속도에 밀려 반응이 늦었다. 뒤로 물러서기보다 미리 칼끝을 세워 위협하거나 선제 공격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SK텔레콤이 국가대표 코칭스태프 수준으로 정밀하게 경기를 분석하는 펜싱 특화 AI 시스템 'SKT-팬(FAN·펜싱 AI 넥서스)'을 선보였다.

1시간 걸리던 경기 분석 '10분'으로 뚝…영상만으로 관절 추적

SK텔레콤이 지난 26일 충북 진천에 있는 국가대표선수촌에서 기자들에게 공개한 'SKT-팬'은 경기 영상을 넣으면 전광판 점수 변화와 선수 움직임을 스스로 인식한다. 결정적인 득점 장면을 알아서 잘라내 하이라이트로 만들고 선수별 맞춤 분석 보고서까지 뽑아낸다. 다음 달 열리는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훈련 과정에 이미 투입됐다.
[진천=뉴시스] 박은비 기자 = SK텔레콤이 26일 충북 진천에 위치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팀(Team) SKT' 출정식 직전 'SKT-FAN' 시스템을 소개하는 설명회를 진행했다. 사진은 이 시스템을 개발한 최종혁 SK텔레콤 스포츠마케팅팀 매니저가 설명하는 모습. 2026.08.26. silverlin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진천=뉴시스] 박은비 기자 = SK텔레콤이 26일 충북 진천에 위치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팀(Team) SKT' 출정식 직전 'SKT-FAN' 시스템을 소개하는 설명회를 진행했다. 사진은 이 시스템을 개발한 최종혁 SK텔레콤 스포츠마케팅팀 매니저가 설명하는 모습. 2026.08.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시스템은 SK텔레콤 직원의 1인 개발 결과물이다. 스포츠마케팅팀 소속 15년차 최종혁 매니저는 자사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업무를 하면서 틈틈이 시간을 내 이 시스템을 완성했다. 이를 위해 사내 AI 교육을 듣고 관련 자격증도 취득하면서 바이브코딩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많은 종목 중에 펜싱을 타깃으로 삼은 건 SK텔레콤이 지난 2003년부터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로 펜싱에 공들여왔기 때문이다. 24년째 올림픽 실전 모의 환경을 조성하고 해외 대회 참가를 지원하는 등 대한민국 펜싱의 경기력 향상을 지원해왔다. 누적 후원 금액만 360억원에 달한다.

최 매니저는 분석해야 할 경기는 많은데, 제한된 인원의 전력분석관이 볼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 있다는 어려움을 듣고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 분석관 2명이 경기당 평균 1시간 내외 시간을 투입해 분석하고 있지만 SKT-FAN을 활용하면 이 시간이 10분 정도로 단축된다.
[진천=뉴시스] 박은비 기자 =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펜싱 AI 전력 분석 시스템' 시연 모습. 다음달 열리는 일본 아시안게임 준비 과정에서 활용되고 있다. 2026.08.26. silverlin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진천=뉴시스] 박은비 기자 =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펜싱 AI 전력 분석 시스템' 시연 모습. 다음달 열리는 일본 아시안게임 준비 과정에서 활용되고 있다. 2026.08.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최 매니저는 "SK텔레콤이 제일 잘하는 AI 기술로 펜싱의 어떤 걸 지원할 수 있을까 해서 실시간 AI 전략 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지금은 많은 데이터가 쌓여있지 않지만 앞으로 데이터를 활용해서 좀 더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SKT-FAN은 영상을 선택하면 스코어보드 점수 변화와 선수의 움직임을 자동 탐지해 AI 하이라이트를 자동 생성해준다. 또 선수 몸에 고가의 웨어러블 센서를 장착하지 않아도 경기 영상만으로 선수의 관절 포인트를 추적하는 '비센서 AI장면포착' 기술을 적용해 선수별 움직임과 특징을 데이터베이스로 축적한다.

원우영 펜싱 사브르 국가대표 코치는 "기존에도 영상 분석을 자주하긴 했는데, AI 기술을 활용해서 분석해보니까 선수들의 스텝이나 동작 변화가 작건 크건 디테일하게 설명해준다. 이걸로 선수들과 의견을 교환할 수 있어 좋았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땐 칼 라인도 분석이 되는 방향으로 보완이 되면 (훈련에) 정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진천=뉴시스] 박은비 기자 = SK텔레콤이 26일 충북 진천에 위치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팀(Team) SKT' 출정식 직전 'SKT-FAN' 시스템을 소개하는 설명회를 진행했다. 사진은 원우영 사브르 국가대표 코치가 설명하는 모습. 2026.08.26. silverlin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진천=뉴시스] 박은비 기자 = SK텔레콤이 26일 충북 진천에 위치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팀(Team) SKT' 출정식 직전 'SKT-FAN' 시스템을 소개하는 설명회를 진행했다. 사진은 원우영 사브르 국가대표 코치가 설명하는 모습. 2026.08.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SK텔레콤은 이번 시스템 개발로 AI가 전문가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역할 분담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량 데이터 처리와 1차 분석을 담당하고, 국가대표 전력분석관과 지도자는 경기 맥락 해석과 전략적 판단에 집중하는 식이다.

SK텔레콤은 이를 통해 영상 분석 관련 반복 업무를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현재 경기 후 복기 중심 전력분석에서 대회 중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리얼타임 전략 분석으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 활용을 시작으로 꾸준히 선수·국가별 분석 데이터를 축적해 2028년 LA 올림픽에서 실시간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에도 SK텔레콤이 지원하는 농구 등 다른 종목의 AI 분석 확장 가능성도 열어뒀다.

오상욱·송세라 선수 "큰 도움"…2028 LA 올림픽 '실시간 분석' 정조준

[진천=뉴시스] 박은비 기자 = SK텔레콤이 26일 충북 진천에 위치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팀(Team) SKT' 출정식을 진행했다. 사진은 출정식 직후 펜싱 국가대표 선수들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2026.08.26. silverlin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진천=뉴시스] 박은비 기자 = SK텔레콤이 26일 충북 진천에 위치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팀(Team) SKT' 출정식을 진행했다. 사진은 출정식 직후 펜싱 국가대표 선수들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2026.08.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로 분석 대상이 되는 펜싱 선수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오상욱 펜싱 사브르 국가대표 선수는 "펜싱은 선수들이 고화질 영상으로 봐도 칼이 잘 안 보일 때가 많다"며 "하지만 AI 분석 시스템을 보면 어느 타이밍에 (칼에) 맞았는지, 찔렀는지 골라줘서 경기 당시 기분이 좀 더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렇게 경기를 복기하면서) 그때 이렇게 하면 좋았겠다 평가해보면서 시간이 많이 절약된다"고 설명했다.

송세라 펜싱 에페 국가대표 선수 역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도움이 된다"며 "시합 전에 상대를 분석하고 싶을 때 해당 선수 이름을 입력하기만 하면 바로 데이터 분석이 나와서 빠른 시간 안에 분석할 수 있다"고 했다.

송 선수는 "(펜싱 경기 특성상) 워낙 빠른 동작들이 많다 보니까 스스로 캐치하지 못하는 부분도 많다"며 "선수들의 장단점을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