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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연쇄살인' 김소영 1심 무기징역…法 "미필적 고의·계획 범행"(종합)

등록 2026.08.27 15:57:37

지난해 말부터 범행…2명 사망·4명 상해

피해자 6명 중 특수상해 1명 부분 '무죄'

"사망 예견 가능해…미필적 고의로 살인"

[서울=뉴시스] 서울북부지검은 지난 3월 9일 서울 강북구 모텔에서 20·30대 남성들에게 약물을 먹여 사망·상해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김소영(20)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사진=서울북부지검 제공) 2025.03.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울북부지검은 지난 3월 9일 서울 강북구 모텔에서 20·30대 남성들에게 약물을 먹여 사망·상해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김소영(20)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사진=서울북부지검 제공) 2025.03.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서울 강북구의 모텔 등에서 약물 섞인 음료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연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소영(20)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김씨가 범행을 계획적으로 저질렀으며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오병희)는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씨에게 27일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30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을 명령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이 섞인 음료를 건네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20~30대 남성 3명에게 같은 수법으로 상해를 입힌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김씨는 그동안 재판에서 약물이 담긴 음료를 건네거나 음료에 약물을 탄 사실이 없고, 일부 피해자에 대해선 음료를 건넨 사실은 인정하지만 원하지 않는 성폭력을 모면하기 위해 단지 재우려고 한 것이기 때문에 살인이나 특수상해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들 모두가 수사기관에서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특히 '김씨가 준 숙취해소제에서 매우 쓴 맛이 났다', '마시고 나서 곧바로 정신을 잃었다'고 공통적으로 진술하고 있다. 이들이 특별히 거짓말하고 있다는 정황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김씨는 피해자들이 쓰러지고난 뒤 챗GPT에 '수면제 먹고 몇시간 있으면 깰까' '수면제 과다복용, 술과 같이 먹으면 위험한지' 등을 물어봤다. 위험한 물건인 향정신성 약물을 먹여 상해에 이르게 한 사실, 상해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김씨가 사망의 위험성을 인식했는지', '김씨가 성범죄로 인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었는지' 두 부분으로 나눠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처음 음료를 사용할 당시엔 구체적 사망의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보이지만, 이후 여러 피해자에게 각기 다른 용량을 복용시키며 점차 위험성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특히 반복적으로 주고받은 챗GPT를 통해 사망의 결과를 충분히 예견하고, 상당 수준 용인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유사강간 경험 주장과 관련해선 ▲김씨가 가해자라고 주장하는 A씨로부터 현금 절도 신고를 당하자 맞고소 차원에서 A씨를 고소한 점 ▲수사 과정에서 지인 이모씨로부터 유리한 변론을 받는 방법을 조언받은 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김씨에게서 PTSD 환자의 주요 임상 양상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힌 점 등을 종합해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그간 피해자들로부터 부적절한 성적 접촉을 당해 범행에 이르게 됐다고 한 주장에 대해선 "피해자들과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을 보면, 부적절한 스킨십이 있었다고 볼 정황이 없고, 강제 추행이나 강간 시도로 볼 만한 아무런 정황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6명의 피해자 중 2025년 10월 25일 한 음식점에서 발생한 특수상해 피해자 조모씨 사건의 경우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고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양형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김씨에게 사형을 구형했었다.

재판부는 "사형은 인간의 생명을 박탈하는 궁극적인 형벌로서 극히 범행의 책임 정도와 형벌의 목적에 비춰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며 "김씨 범행의 주된 동기는 재산적인 탐욕이 아닌가 생각되지만 그것만으론 완전히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어 김씨가 관련 사건들로 인해 수사기관으로부터 연락받은 시기, 방법 등에 비춰보면, 김씨가 확정적인 의도를 갖고 피해자들을 살해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미필적 고의에 의해 살인을 저질렀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김씨가 범행을 모두 계획적으로 저지르고도 반성보단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자신의 잘못을 정당화하는 점, 유족과 생존 피해자들이 김씨의 극형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은 불리한 양형 요소로 고려됐다.

다만 김씨가 낮은 지능과 유년시절부터 부친으로부터 학대 받으며 경제적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서 성장했고, 집단 따돌림으로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가 이어진 점 등은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됐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강북 모텔 연쇄살인사건 피해자 유족과 남언호 변호사가 지난 4월 9일 오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되는 강북 모텔 연쇄살인사건 김소영 1차 공판기일에 출석 전 입장을 전하고 있다. 2026.04.09.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강북 모텔 연쇄살인사건 피해자 유족과 남언호 변호사가 지난 4월 9일 오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되는 강북 모텔 연쇄살인사건 김소영 1차 공판기일에 출석 전 입장을 전하고 있다. 2026.04.09. [email protected]


이날 선고는 지난 3월 검찰이 처음 기소한 이후 5개월 만으로, 그동안 7차례 공판이 진행됐다. 검찰은 '김소영이 준 음료에서 쓴맛이 났다'는 피해자들의 공통된 법정 진술을 검증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김씨가 사용한 약물에 대한 정밀 분석을 의뢰하기도 했다.

피해자 박모씨의 유족을 대리하는 남언호 변호사는 이날 선고가 끝난 뒤 "재판부 판결을 존중하지만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 사형제가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형벌인 것은 이해하지만, 현행법상 엄연히 존재하고, 선언적으로나마 선고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달라는 아쉬운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김씨에게 확정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인정되지 않은 점, 일부 사건의 경우 무죄가 나온 점 등을 종합해 향후 구형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검찰 측에 정리된 의견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김씨는 피해자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배상액이 과도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쳐 논란이 일기도 했다. 피해자 유족 측은 김씨와 그의 부모를 상대로 31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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