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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늙지 않을 수 있나요?"…초고령사회, 무대가 묻는 '늙음'

등록 2026.08.31 15:18:39

연극 '노인박멸' '늙지 않는 마음'

환영 받지 못하는 '늙음'에 대해

연극 '노인박멸' 홍보사진. (사진=극단 신세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극 '노인박멸' 홍보사진. (사진=극단 신세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누구나 늙는다. 그러나 늙음은 어디에도 환영받지 못한다. 젊음을 유지하려는 노력은 미덕이 되고, 나이 든 사람은 주변으로 밀려난다.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우리 사회는 '늙음'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무대에 오른 연극 '노인박멸'과 '늙지 않는 마음'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 질문을 던진다.

'노인박멸'(~9월 6일, 미아리고개예술극장)은 늙고 낡은 것을 혐오하는 사회에서 노인이 생산성을 잃은 존재로 취급받으며 삶의 자리에서 밀려나는 과정을 그린다.

이야기는 팔순을 앞둔 베테랑 택시기사 정복이 교통사고를 내고, 가족들이 이를 수습하면서 시작된다. 자식들은 고령의 아버지에게 더 이상 운전대를 잡지 말라고 만류하지만, 정복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싶어한다.

그러던 어느 날 정복에게 인지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가족은 누가 어떻게 그를 돌볼 것인가라는  현실적인 문제와 마주한다.

작품은 한 노인의 정년퇴직과 치매, 그 이후의 돌봄과 죽음, 장례에 이르는 과정을 따라가며 우리 사회가 노인을 대하는 방식을 들여다본다.

김수정 연출은 "사실 우리 사회에서 '노인'은 'NO人'으로 취급받고 있지 않은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작품을 통해 관객분들이 '늙음'에 대한 불편한 사회적 혐오와 구조적 폭력을 들여다보며, '늙음'을 사회적 약점이나 추함이 아닌 당당한 존재의 본질로 인식하길 바란다. 더불어 '늙음'을 제대로 마주할 준비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극 '늙지 않는 마음' 포스터. (이미지=극단 사개탐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극 '늙지 않는 마음' 포스터. (이미지=극단 사개탐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극 '늙지 않는 마음'(4~13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은 늙지않을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를 상상한다.

인간의 노화를 극단적으로 늦춰주는 '초저속 노화 센터'라는 근미래 공간을 배경으로, 두 청년의 수십 년에 걸친 연대기를 그린 SF 연극이다.

가난한 청년 강과 현은 초저속 노화 센터를 이용하기 위해 5년씩 번갈아 경제활동을 하며 비용을 감당하기로 한다. 한 사람이 센터에서 젊음을 유지하는 동안 다른 한 사람은 고된 노동과 스트레스 속에서 급속 노화를 견디는 방식이다.

하지만 약속한 5년은 10년을 넘어가고, 강을 찾아온 현은 삶에 찌들어 알아보기 힘들 만큼 늙어 있다. 같은 시간을 살아왔지만 돈을 들여 젊음을 유지한 사람과 그 비용을 벌기 위해 일한 사람 사이에는 10년, 20년의 격차가 벌어진다.

작품에서 노화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는 생물학적 현상이 아니라 경제적 조건에 따라 속도마저 달라질 수 있는 사회경제적 문제로 확장된다.

이를 통해 노화는 정말 모두가 기피할 만큼 나쁜 것인지, 늙지 않는 삶은 축복인지를 묻는다.

박혜선 연출은 "관객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유한한 시간, 그 안의 소중한 순간들을 새롭게 발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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