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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국정자원 화재는 인재"…무등록업체가 리튬배터리 이전작업

등록 2026.09.07 12:00:00수정 2026.09.07 12:24:23

배터리 전원 8개 중 1개만 차단하고 작업하다 화재

초동 대응·복구·백업까지 총체적 부실 드러나

[서울=뉴시스]감사원 제공 인포그래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감사원 제공 인포그래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지난해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센터 화재가 리튬배터리 이전 공사부터 안전관리, 초기 대응 부실 등이 겹친 '인재'였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7일 이같은 내용의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경위 및 대응·복구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총 18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확인해 관련자 징계와 제도 개선 등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26일 국정자원 대전센터 7-1전산실에서 리튬배터리 이전 작업 도중 화재가 발생, 불은 약 22시간 만인 이튿날 완전히 진화됐다. 이 화재로 총 709개 정보시스템의 서비스가 중단됐으며, 대국민 행정서비스와 정부 업무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배터리 랙 전원을 차단하고 케이블을 절연 처리하지 않은 채 작업한 것을 화재 원인으로 추정했다.

감사 결과 화재의 발단이 된 리튬배터리 이전 공사부터 무등록업체가 수행하고, 사전 안전조치 등에 대한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수급체가 계약 내용과 달리 공사를 다른 업체에 넘겼고, 국정자원은 외부 인력이 공사에 투입된다는 사실을 보고받고도 소속이나 전기공사업 등록 여부 등을 확인하지 않았다. 작업계획서 작성이나 제조사와의 기술 협조 여부 등도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무등록업체 작업자들은 배터리 랙 8개 가운데 1개만 전원을 차단한 채 해체 작업을 진행했고 케이블 단말 절연 처리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이 과정에서 배터리 랙 사이에 불꽃이 발생하면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판단했다.

화재 발생 이후 초동 대응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화재대응 매뉴얼에는 배터리 화재가 발생하면 소방당국이 도착하기 전 전산실 전체 전원을 차단하고 방수포를 준비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선 필요한 초동조치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전산망 손상을 우려해 소방당국에 물을 이용한 진화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대응 매뉴얼은 직원들에게 배포되지 않은 채 담당자 PC에만 보관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 예방 단계와 화재 이후 정보시스템 복구 과정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지난 2024년 화재 대비 안전조사 당시 전산실에 대해 담당자는 보안구역이라는 이유로 조사를 거부하도록 지시했다. 또 정보시스템의 등급별 복구목표 등이 포함된 재해복구전략을 마련하지 않아 구체적인 복구계획이나 우선순위 등이 없는 상태에서 복구가 진행됐다.

재해복구시스템과 데이터 백업 체계도 미흡했다. 화재 당시 대전센터의 709개 정보시스템 가운데 재해복구시스템이 구축된 것은 54개로 7.6%에 불과했고, 실제 복구 과정에서 이를 활용한 시스템은 7개에 그쳤다.

일부 대용량·비정형 데이터는 백업 대상에서 제외됐고 원본과 백업 데이터를 같은 전산실에 보관한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 G드라이브와 소방청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의 데이터가 백업 없이 운영되다가 화재로 소실됐다.

감사원은 "화재 예방·초동대응부터 장애 대응, 재해 복구 및 재난관리·감독까지 모든 분야에서 가장 기본적인 기준과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라며 "이를 준수했다면 화재를 막거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화재는 관리부실이 초래한 인재로 볼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대책에는 '기존 체계가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 '그 책임은 어느 기관과 누구한테 있는지'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바탕으로 이를 예방·검증하는 시스템이 포함돼야 한다"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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