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충전 안 해도 14시간 주차 가능?" 얌체 전기차 못 잡는 규정에 속 터지는 주민들

등록 2026.09.12 07:00:00수정 2026.09.12 07:14:25

충전선 미연결 상태 주차 가능 판정에 입주민 간 마찰 확산

14시간 증명 사진 요구에 단속 한계…제도 개선 목소리 커져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사진은 6일 서울 시내 주차장 전기차 중전소의 모습. 2026.09.06.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사진은 6일 서울 시내 주차장 전기차 중전소의 모습. 2026.09.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아파트 주차난이 갈수록 악화하는 가운데 전기차 충전 구역에 충전 케이블도 꽂지 않은 채 차를 대는 행위를 사실상 법적으로 제재하기 어려워 입주민 간 마찰이 커지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게시판에 따르면 구축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이 충전선도 연결하지 않은 채 충전 구역을 독점하는 전기차를 지자체에 신고했다가 당황스러운 답변을 받았다. 글쓴이는 "일반 차량은 겹주차를 하거나 늦게 오면 자리를 찾아 뱅뱅 도는데 특정 차는 충전도 안 하면서 계속 자리를 차지한다"며 "3주 전부터 6번이나 신고했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적었다.

담당 공무원은 민원인에게 "충전시설 충전 구역은 전기차를 충전하지 않거나 충전이 끝났더라도 법령에 적힌 시간 안에는 주차가 가능하다"며 "운전자가 10분이나 2시간 뒤에 충전할 생각이 있을 수도 있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나아가 급한 용무나 전화 통화로 당장 충전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14시간 넘게 세워둔 사진을 증거로 내라는 안내를 덧붙였다.

이에 작성자는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내리자마자 충전기를 꽂지 누가 몇 시간 뒤에 하겠다고 자리를 차지하느냐"며 "퇴근 뒤 주차하고 출근할 때 빼도 12시간 남짓인데 일하다 말고 와서 14시간 간격 사진을 찍으라는 것은 지나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이럴 거면 나도 전기차로 바꿔서 자리 없을 때 그냥 대고 싶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법제처는 지난 4월 전기차 등이 충전을 하지 않더라도 급속 충전 구역은 1시간, 완속 충전 구역은 전기차 기준 14시간, 바깥 충전식 하이브리드차는 7시간 안쪽이면 '충전방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완충 뒤 제한 시간을 넘겨 자리를 차지하면 10만원의 과태료를 물릴 수 있지만, 민원인이 긴 시간 간격을 두고 증명 사진을 찍어 입증해야 해 현실적으로 단속하기는 어렵다.

[용인=뉴시스]용인시가 100세대 이상 아파트의 전기차 충전시설을 정기 점검하는 모습.

[용인=뉴시스]용인시가 100세대 이상 아파트의 전기차 충전시설을 정기 점검하는 모습.

운전자들 사이에서도 혼란과 엇갈린 반응이 이어졌다. 주차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14시간 제한을 지켜 주차하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법적으로 친환경 차량의 충전·주차 공간을 확보해주기 위해 허용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한 전기차 차주는 "충전 시설이 넉넉하고 일반 주차 자리가 좁으면 저런 주차가 배려인 상황도 있다"며 "충전 여부와 무관하게 고속 충전 구역 1시간, 저속 충전 구역 14시간 주차가 가능하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전기차를 7개월 몰면서도 안 꽂고 그냥 주차해도 되는지 전혀 몰랐다"고 썼다.

단속의 빈틈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일에 지나치게 너그럽다"며 "차주에게 사진이 찍힌 때부터 14시간 안에 충전한 자료를 직접 내놓으라고 따져야 맞다"고 꼬집었다. 충전기를 꽂지 않은 채 오랜 시간 주차하는 전기차를 법적으로 막지 못해 주차장 곳곳에서 이웃 간 얼굴을 붉히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