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K-팝 저탄소 공연 가이드라인 첫발⋯민관산학 협의체 출범

등록 2026.09.08 19:54:13

케이팝포플래닛·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출범식·정책토론회 열어

1만 글로벌 팬덤 목소리 반영

문체부 가이드라인 제정 지원 기후행동과 산업 경쟁력의 결합

인프라 개선·단계별 검증 논의

[서울=뉴시스] '탄소중립 공연행사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협의체' 출범식과 정책토론회. (사진 =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2026.09.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탄소중립 공연행사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협의체' 출범식과 정책토론회. (사진 =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2026.09.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K-팝 산업이 '저탄소 공연'을 향한 제도화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기후행동 단체 케이팝포플래닛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정문(더불어민주당) 간사 등 여야 의원 및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와 함께 '탄소중립 공연행사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협의체' 출범식과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후원한 이번 협의체는 국회, 정부, 공연·행사 산업계, 학계,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국내 최초의 민관산학 논의기구다. 개별 기획사의 선도적 시도를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지난 2007년 마련된 정부의 '저탄소형 녹색행사 가이드라인'을 약 20년 만에 현장 현실에 맞게 재정비해 문체부의 공식 가이드라인 제정을 뒷받침하는 것이 목표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 세계 K-팝 팬들의 기후행동 목소리가 집중 조명됐다. 케이팝포플래닛은 '케이팝 카본 헌터스(feat. 콘서트)' 캠페인을 통해 모은 글로벌 팬 1만여 명의 서명과 함께 미국, 영국, 일본, 인도네시아, 벨기에 등 각국 팬들의 환영 영상을 공개했다.

케이팝포플래닛 이다연 캠페이너는 "K-팝이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음악으로 성장한 데는 팬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고, 팬으로서 누구보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제는 K-팝이 기후위기 대응에서도 앞장서 지속가능한 공연의 기준을 제시하고, 글로벌 음악 산업의 변화를 이끄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회와 정부 측도 K-팝의 지속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이정문 의원은 개회사에서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글로벌 팬덤이 확대되며 공연 산업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며 "이제는 선언을 넘어 실제 공연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 기준과 실천 방안을 마련할 때"라고 밝혔다. 김재원·노종면·조계원·진선미·최민희 의원과 최휘영 문체부 장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이창훈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민간위원장도 축사를 통해 현장 중심 인프라와 민관 협력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서울=뉴시스] '탄소중립 공연행사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협의체' 출범식과 정책토론회. (사진 =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2026.09.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탄소중립 공연행사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협의체' 출범식과 정책토론회. (사진 =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2026.09.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발제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 이지은 선임연구원은 콜드플레이의 투어 탄소 감축 사례와 영국 샴발라 페스티벌의 재생전력 100% 운영 등을 소개했다. 탄소배출 측정과 공시 대응이 향후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진단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K-팝의 저탄소 전환은 이미 시작됐다"며 "공통 산정 기준과 측정 체계를 마련하고 정부가 인센티브를 제공해 산업의 자발적 참여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열린 토론회에서는 실질적인 제도 설계를 위한 정부와 현장 전문가들의 논의가 이어졌다.

문체부 김유미 대중문화산업과장은 "2023~2024년 콘텐츠 전 분야 탄소배출계산기를 개발했으나 현장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며 "현재 음원 제작과 공연·행사 부문으로 세분화한 시범 단계를 거쳐 산업 현황을 파악한 뒤, 내년 중 업계와 함께 가이드라인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 이강훈 미래정책팀장은 "공연 분야는 다양한 주체의 협업이 필수적인 만큼 공공 인프라 조성이 중요하다"며 "현재 주요 기획사 3사(SM·하이브·JYP)와 서울·인천 지역 공연장을 중심으로 탄소배출계산기 베타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이를 고도화해 단계적 가이드라인으로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현장 실무진들은 데이터 측정의 실효성과 함께 현장의 인프라 지원을 주문했다. 최근 '서스테이너블 웨이브 페스티벌'에서 이동형 ESS를 도입한 사운드얼라이언스 한문규 대표는 "지속적인 데이터 축적이 제작 방식의 변화를 이끈다"며 공통의 측정 도구와 전문 조정 체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블랙핑크 콘서트 등의 탄소배출량을 측정한 내일의쓰임 조효진 대표는 관객 이동 데이터 확보를 위해 예매처 협조 등 접근 경로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탄소중립 공연행사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협의체' 출범식과 정책토론회. (사진 =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2026.09.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탄소중립 공연행사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협의체' 출범식과 정책토론회. (사진 =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2026.09.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복합 리조트 내 인스파이어 아레나의 김강 기술운영이사는 "최근 2PM 콘서트 대관 시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를 요청받는 등 업계의 움직임이 뚜렷하다"면서도 "복합 시설의 구조적 특성상 단일 공연의 전력을 세부 분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단계적 측정 기준 도입과 주변 대중교통 인프라 지원,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가 병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표준협회 이동규 기후환경센터장은 공연의 단기적 특성을 고려해 준비·실행·사후 정리의 3단계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소규모 기획사의 자가 선언(레벨 1)부터 주요 활동 서류 검토(레벨 2), 대형 콘서트 대상 제3자 전문 검증(레벨 3)으로 이어지는 수준별 검증 제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다만 토론 과정에서는 산업계 일각의 조심스러운 우려도 함께 전달됐다. 음악협회 관계자 등은 K-팝 시장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 기획사와 제작사의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가이드라인이 자칫 규제나 낙인 효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개별 공연 콘텐츠에 과도한 잣대를 대기보다는 공연장(베뉴) 중심의 친환경 시설 확충과 국가 차원의 인프라 지원이 선행돼야 산업의 위축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협의체는 향후 공연 에너지 전환, 폐기물 감축, 인센티브 설계 등을 단계적으로 논의하며 현장과 호흡하는 가이드라인의 세부 조항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