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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의 언어로 바뀌는 장애 접근성…역할 의미있죠"[당신 옆 장애인]

등록 2026.09.12 09:00:00수정 2026.09.12 09:14:23

한상원 공익법단체 두루 변호사 인터뷰

"장애인과 직접 마주할 기회 많아지길"

[서울=뉴시스]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는 한상원 변호사 (사진=한국장애인개발원 제공) 2026.09.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는 한상원 변호사 (사진=한국장애인개발원 제공) 2026.09.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사건을 맡다보면 서면으로 할 때와 직접 당사자를 만났을 때 이해와 공감이 달라져요. 장애인 당사자와 직접 마주하고 이야기를 경청하는 기회가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우리 사회 공감대가 다양해지고 강해질 수 있어요."

12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나눈 한상원(34) 공익법단체 두루 변호사는 2019년에 변호사가 된 이후 군법무관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경력을 장애 분야에서 쌓았다.

비장애인인 그가 장애 분야에 관심을 갖게된 건 대학 입학 이후였다. 근로장학으로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활동지원을 하면서 장애인 친구들을 사귀게 되면서부터다.

같이 생활하고, 밥을 먹고 공부를 하면서 자연스레 장애인의 삶에 스며든 그는 어학시험을 준비하면서 삶의 전환점을 맞았다. 어학시험에 응시하는 과정에서 장애인 편의가 제공되지 않았는데 학교 밖의 일이라 학내 구성원만으로는 해결할 수가 없었다. 그때 공익법단체 두루에서 한 변호사가 법률 지원을 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그는 "아무리 목소리를 내도 변하지 않던 게 변호사가 법률의 언어로 이야기하니까 변화가 생긴다는 걸 경험했다"며 "그때 변호사가 돼 역할을 하면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변호사가 된 그는 장애인들을 위한 변호에 나섰고 대표적인 사건이 '모두의 1층' 소송이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 등 편의법) 시행령에는 장애인 등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시설과 설비를 이용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편의시설 설치 기준이 규정돼있는데 수퍼마켓 등 소매점,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제과점 등에 대해 바닥 면적 합계가 300㎡를 넘는 소규모 소매점에만 편의시설 설치 의무가 부여됐다.

이 제도는 1998년부터 2022년까지 이어졌고 2022년에야 300㎡에서 50㎡로 기준이 강화됐는데, 대법원은 24년 넘게 시행령을 개정하지 않은 국가의 행정입법 부작위가 위법하고 국가 배상 책임이 인정된다며 국가가 원고에게 1인당 10만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한 변호사는 "시행령을 아예 안 만들었다면 위법성이 명백한데, 만들었지만 잘못됐으니 국가 배상 책임이 있다는 이른바 부진정 행정입법 부작위는 기존에 1건도 없었다"며 "법원에서 적극적으로 법령을 해석해줬고 심리 과정에 장애인 당사자들이 많이 참여했다.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다양한 관점에서 장애 정책을 바라보는 유니버셜디자인 국가위원회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변호사는 "지자체와 직접 경사로 설치 사업을 했는데 장애인복지과는 경사로를 설치하려 했는데 도로과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지자체와 협력을 할 때도 이렇게 어려운데 건물 접근은 보건복지부, 보행로는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 등 소관부서가 나눠져 있다보니 중간에 단절이 된다. 경사로를 설치해놔도 경사로까지 가는 길이 정비되지 않는 이유들도 이런 것 때문"이라며 "총체적으로 정책을 바라보는 전략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다부처, 장애인 당사자를 포함한 전문가가 참여하는 상설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 변호사는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전국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마스코트인 '함비(함께 맞는 비)'를 예로 들며 공감과 경험을 강조했다. 그는 "우산을 씌어주면 되는데 왜 굳이 비를 맞는 것일까, 그건 경험하거나 경청하지 않으면 모르기 때문"이라며 "지하철 시위로 많은 화제가 됐지만 휠체어로 탈 수 있는 시외버스가 1대도 없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턱이 있으면 휠체어가 다닐 수 없는 경험이 일회성이 아니라 평생 일상에서 계속해야 하는데 경험을 해보지 않으면 잘 모른다. 그러면 '빵이 없으면 고기를 먹어라'와 같은 말을 하기 쉬워진다. 시위가 없어도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초등학교에서는 특수학급이라도 가끔 있는데 중·고교 과정에서는 장애가 있는 동급생과 유의미한 상호 작용을 할 가능성이 굉장히 적어진다"며 "사회에서 분리된 게 너무나 일상화되다보니 사람들이 장애와 관련된 일에 공감을 하기 어렵다. 비장애인들이 당사자와 직접 마주하고 이야기를 경청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국장애인개발원과 공동 기획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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