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무덤, 그냥 쓰레기 아니다…국가적 보호 필요"
등록 2026.09.23 11:07:12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세계의 고고학: 쓰레기 고고학'
임상택 교수, '조개무지: 잊힌 쓰레기, 기억의 유산'
"먹거리, 생활상, 기후변화 등 알려주는 문화유산"
![[서울=뉴시스] 국립중앙박물관 선사고대관 신석기실 동삼동 패총 투사 영상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2026.02.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2/13/NISI20250213_0001769720_web.jpg?rnd=20250213155832)
[서울=뉴시스] 국립중앙박물관 선사고대관 신석기실 동삼동 패총 투사 영상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2026.02.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조개무지는 문화유산으로서 무궁무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연구와 보존, 활용이라는 면에서 보면 그 가치에 비해 대접은 처참한 수준이다."
한반도에 확인된 조개무지(패총)는 약 600곳에 이른다. 임상택 부산대 교수는 신석기시대 조기 단계부터 패총이 등장함을 고려하면 많은 수는 아니라고 짚는다.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지 않아 사라질 위기에 놓인 패총을 국가가 나서 보호해야 하는 이유다.
23일 문화계에 따르면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지난 7월 발행한 '세계의 고고학: 쓰레기 고고학'에는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
연구원이 지난해 8월 국제문화유산보존복구연구센터(ICCROM)와 함께 개최한 학술대회를 기반으로 발간한 학술연구총서다.
임 교수는 '조개무지: 잊힌 쓰레기, 기억의 유산'을 주제로 패총이 가지는 가치를 강조했다.
단순히 쓰레기터가 아니라 조개껍질과 함께 버려진 유기물, 인공물 등을 통해 과거 생활, 사유 방식 등을 유추할 수 있는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거제=뉴시스] 신정철 기자= 경남 거제시는 지난 10일 오후 학계와 시민들의 관심속에 ‘2025년 거제 남산패총 발굴조사’ 관련 현장공개회를 개최했다.사진은 거제 남산패총에서 출토된 장동옹·동이·소옹(항아리의 일종) 등 일상생활 토기들 모습.(사진=거제시 제공).2026.06.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6/11/NISI20260611_0002158243_web.jpg?rnd=20260611101811)
[거제=뉴시스] 신정철 기자= 경남 거제시는 지난 10일 오후 학계와 시민들의 관심속에 ‘2025년 거제 남산패총 발굴조사’ 관련 현장공개회를 개최했다.사진은 거제 남산패총에서 출토된 장동옹·동이·소옹(항아리의 일종) 등 일상생활 토기들 모습.(사진=거제시 제공).2026.06.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임 교수에 따르면 패총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한반도 동북 지역, 남해안 등지의 생활 폐기물과 함께 버려지며 형성된 것과 서해안과 남해안 일대에서 조개 채취 후 손질한 껍질이 모인 것이다.
하지만 패총을 이룰 정도라고 해서 조개가 주식이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물고기에 비하면 조개는 상대적으로 채집량이 적고 칼로리나 지방도 부족해서다. 농경이 이뤄지지 않는 곳이어도 야생의 식물이 주식이었다고 보는 게 타당한 배경이다.
그럼에도 조개는 동물성 단백질을 포함한 중요 먹거리였다. 채취가 비교적 덜 위험한 데다가 겨울철에도 얻을 수 있는 식품이었다. 육지의 강 주변 재첩과 같은 예외가 있지만 서해안 패총에서는 주로 굴 껍데기가 나오고 남해안 패총에서도 굴, 홍합 등이 주를 이룬다.
고고학적으로 조개무지에 집중할 이유는 조개뿐만이 아니다.
일부 패총을 발굴하면 각종 동물 뼈와 그릇, 생활 도구들, 파손된 장신구 등이 함께 나온다. 이는 조개 덕에 가능한 일이다. 탄산칼슘으로 구성된 조개껍질이 토양을 알칼리성으로 만들어 뼈와 같은 유기물이 썩지 않게 만든다. 사람 뼈 역시 마찬가지다.
![[부산=뉴시스] 부산 영도 동삼동 패총 미니어처 토기·고래 뼈·작살 출토 모습 (사진=부산시 제공) 2026.05.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5/17/NISI20260517_0002137459_web.jpg?rnd=20260517084453)
[부산=뉴시스] 부산 영도 동삼동 패총 미니어처 토기·고래 뼈·작살 출토 모습 (사진=부산시 제공) 2026.05.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 동삼동 조개무지에서 사슴, 멧돼지, 강치, 고래, 돌고래, 곰, 호랑이, 개, 참돔, 돔발상어, 흉상어, 다랑어, 정어리, 방어, 대구, 쏨뱅이, 삼치, 청새치, 검둥오리, 바다쇠오리, 꿩, 슴새 등의 뼈가 발견된 게 대표적이다.
오늘날 시선으로 볼 때 선조들이 버린 조개껍질 쓰레기를 통해 우리는 당시 무엇을 사냥해 먹었는지를 알려줄 뿐만 아니라 뼈를 이용해 무엇을 만들어 썼는지, 언제 어떤 사냥을 했는지, 패총이 과거 어떤 공간이었는지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남해안이나 동북지역 조개무지는 오랜 기간 조개껍질을 버려온 덕분에 땅의 깊이가 시간을 나타내는 단서로 거듭난다. 경남 창녕 비봉리 조개무지처럼 기후 변화에 따른 해안선 변화를 알려주기도 한다.
![[서울=뉴시스] 경남 창녕 비봉리 신석기시대 유적지에서 7000년전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배 젓는 도구 노(櫂) 모습. (사진=국립김해박물관 제공) 2026.09.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23/NISI20260923_0002247493_web.jpg?rnd=20260923104828)
[서울=뉴시스] 경남 창녕 비봉리 신석기시대 유적지에서 7000년전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배 젓는 도구 노(櫂) 모습. (사진=국립김해박물관 제공) 2026.09.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한반도 조개무지 약 600곳은 90% 이상이 갯벌이 발달한 서해안과 남해안에 집중돼 있다.
하인수 전 부산복천박물관장 연구에 따르면 한반도에서 확인된 패총은 시기적으로 신석기시대(46.1%), 삼한·삼국시대(33.4%), 청동기시대(10.9%), 고려 및 조선시대(3.3%)로 볼 수 있다.
이중 2010년 기준으로 남북한이 발굴한 신석기시대 조개무지는 약 50개소, 삼한·삼국시대 조개무지는 약 40개소에 불과하다.
나아가 패총은 조사 전 양계장 사료용이나 석회질 비료용으로 훼손되기도 한다.
임 교수는 "여전히 압도적 다수의 조개무지는 문화유산으로 지정받지 못해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본격적 실태조사를 토대로 한 보존 및 활용 방안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해야 할 단계"라고 지적했다.

군산 개사동 패총조개 껍질과 노출된 유물 (사진=군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세계의 고고학: 쓰레기 고고학' (사진=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2026.09.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23/NISI20260923_0002247499_web.jpg?rnd=20260923105112)
[서울=뉴시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세계의 고고학: 쓰레기 고고학' (사진=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2026.09.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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