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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도 위험하다는 것 알았는데"…'송파 장모 살해' 유족 분통

등록 2026.10.13 20:24:18수정 2026.10.13 20:28:37

울음소리 가득한 빈소…"딸은 엄마 죽음에 자책"

"폭행 증거 제출에도 보호 못 받아" 경찰 비판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일명 '송파 장모 살해' 사건으로 60대 여성이 A씨가 숨졌다.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A씨의 빈소. 2026.10.13 citizen@newsis.com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일명 '송파 장모 살해' 사건으로 60대 여성이 A씨가 숨졌다.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A씨의 빈소. 2026.10.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다솜 임다빈 수습 기자 = "사람이 죽고 나서야 잡아야 해결되는 겁니까. 분명히 증거도 있었고 경찰도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잖아요."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일명 '송파 장모 살해' 사건으로 숨진 60대 여성 A씨의 유족 최모(48)씨는 경찰의 대응을 비판하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경찰이 피해자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며 미흡한 보호 체계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빈소에는 무거운 침묵과 울음소리가 번갈아 흘렀다. 분향실 안에 앉아 있던 유족들은 굳은 표정으로 조문객들을 맞았다.

한 유족은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연신 한숨을 내쉬던 그는 좀처럼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채 분향실 안을 서성였다. 복도까지 흐느끼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분향실 안에서도 "아이고, 아이고" 하는 절규가 이어졌다.

최씨는 피의자가 범행 전부터 피해자 가족을 상대로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의자가 흥신소에 2000만원을 들여 2주 동안 가족들의 동선을 모두 파악했다고 한다"며 "고인뿐 아니라 남편과 두 딸의 동선까지 알아내 범행을 벼르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피의자는 평소에도 흉기를 들고 두 차례가량 더 위협했다고 들었다"며 "딸을 납치하고 감금했을 때 신분증 사진까지 찍어놨고 이를 지우려고 하자 다시 폭행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피해 여성인 딸은 피의자로부터 지속적인 폭행과 협박을 당했지만 가족들에게 피해 사실을 쉽게 알리지 못했다. 가족들을 해치겠다고 위협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유족들의 설명이다.

특히 유족들은 피해 사실을 경찰에 알리고 관련 증거도 제출했지만 충분한 보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A씨는 딸의 폭행 피해를 입증하려고 병원 10곳 넘게 다니며 진단서를 발급받았다"며 "딸이 맞아서 생긴 상처를 직접 보고 울면서 자료를 모아 경찰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폭력 전과가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고 스마트워치를 착용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며 "그런데도 제대로 조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호 조치가 중간에 끊겼으면 다른 방식으로라도 피해자를 보호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사람 목숨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정해진 기간이 끝났다고 무조건 보호를 끝내면 어떻게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범행 이전에 막을 수 있는 기회가 분명히 있었는데 결국 살인사건이 벌어졌다"며 "살인미수나 살인사건이 발생해야만 경찰이 움직이는 것이냐. 증거가 있으면 뭐 하느냐"고 반문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이혼 소송 중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차량에 태워 도주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13일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10.13.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이혼 소송 중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차량에 태워 도주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13일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10.13. [email protected]

남겨진 가족들은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는 대신 스스로를 탓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씨는 "A씨의 딸은 자기 때문에 엄마가 죽었다고 자책하고 남편은 비명소리를 듣고 조금만 일찍 나갔더라면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자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딸이 지금도 많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혹시라도 나쁜 생각을 할까 봐 혼자 두지 못하고 화장실에 갈 때도 가족들이 함께 다니고 있다"고 했다.

실제 이날 빈소를 지키던 유족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대부분 말을 아꼈다. 오후 3시30분께 고인의 남편은 인터뷰 요청에 "지금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그러고 싶지 않다. 미안하다"며 고개를 돌렸다.

늦은 오후까지 빈소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후 6시께에는 고인의 교회 지인들로 보이는 조문객들이 함께 찾아와 유족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일부는 눈물을 훔치며 고인을 애도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차량에 태워 도주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B씨는 이날 구속됐다.

서울동부지법 서범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3일 오후 2시30분께부터 존속살해 및 특수감금 혐의를 받는 B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 부장판사는 영장을 발부한 이유에 대해 "도망할 염려와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라고 밝혔다.

B씨는 지난 11일 송파구 문정동에서 장모인 A씨를 과도로 찌른 뒤 혼인무효 소송 중인 20대 아내를 차량에 태워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범행으로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B씨는 아내를 태우고 도주하다 같은 날 오후 12시35분께 강원 양양군의 한 야산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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