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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매출 증가율 140%→45%…AI 투자 열풍에 또 악재

등록 2026.10.16 14:53:04수정 2026.10.16 15:22:24

3분기 매출 168억달러·조정 기준 흑자에도 월가 기대 못 미쳐

삼성·SK하이닉스 급락…中 CXMT 기술 추격 우려까지 겹쳐

[뉴욕=AP/뉴시스] 2026년 2월26일 뉴욕의 한 컴퓨터 화면에 앤트로픽 웹사이트가 표시된 모습. 2026.09.11. *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AP/뉴시스] 2026년 2월26일 뉴욕의 한 컴퓨터 화면에 앤트로픽 웹사이트가 표시된 모습. 2026.09.1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의 매출이 올해 3분기에도 큰 폭으로 늘었지만, 증가 속도는 전분기보다 크게 둔화했다. AI 기업들의 높은 성장 기대가 주가에 반영된 상황에서 이번 실적이 AI 투자 열풍에 대한 회의론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해 챗봇 클로드를 개발한 앤트로픽의 올해 3분기 매출이 168억 달러(약 23조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앤트로픽은 이날 열린 비공개 투자자 행사에서 이러한 실적을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앤트로픽의 매출은 올해 1분기 47억 달러에서 2분기 116억 달러, 3분기 168억 달러로 증가했다. 1분기에서 2분기로 넘어갈 때 약 140%였던 매출 증가율은 3분기 약 45%로 낮아졌다. FT와 마켓워치는 이를 반올림해 약 50%라고 보도했다.

앤트로픽은 최근 2개 분기 연속 조정 기준 흑자를 기록했으며 3분기에는 현금흐름도 흑자로 돌아섰다고 투자자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정 기준 흑자는 일부 비용을 제외한 수치로, 일반 회계기준에 따른 순이익과는 다르다.

매출이 한 분기 만에 45% 늘어난 것은 여전히 빠른 성장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AI 기업에 기대하는 성장 속도는 그보다 훨씬 높았다는 게 마켓워치의 분석이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앤트로픽의 기업가치에 높은 기대가 반영된 만큼 성장률 둔화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제프리 파부자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행사 하루 전인 13일 보고서에서 월가가 앤트로픽의 연환산 매출이 최소 800억 달러에 달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연말에는 105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분석했다.

연환산 매출은 최근 일정 기간의 매출 흐름이 1년간 이어진다고 가정해 계산한 수치다.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벌어들인 돈이나 확정된 연간 매출을 뜻하지는 않는다.

앤트로픽의 성장 둔화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앞으로 집행해야 할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 때문이다. 앤트로픽은 향후 10년간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에 500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AI 기업들은 더 강력한 모델을 개발하고 이용자들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고가의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자금을 쓰고 있다. 이러한 투자가 경제적으로 정당화되려면 매출도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야 한다. 매출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낮아지면 투자금을 얼마나 회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질 수 있다.

AI 투자에 대한 불안은 이미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가능성이 기술주에 부담을 주는 상황에서 불거졌다. 금리가 높아지면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높은 주가가 형성된 성장주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한국 증시에서도 반도체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마켓워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15일 오전 거래에서 급락했으며, 코스피지수는 최근 5거래일 동안 16% 넘게 떨어졌다고 전했다. 다만 한국 반도체주 급락에는 앤트로픽의 성장 둔화와 별개로 중국 메모리 반도체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기술 추격에 대한 우려도 작용하고 있다.

CXMT가 제시한 4F²는 메모리 반도체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의 면적을 줄이는 기술이다. 같은 크기의 웨이퍼에 더 많은 메모리 셀을 배치할 수 있어 생산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CXMT의 계획대로 기술이 구현되면 기존 방식보다 웨이퍼당 메모리 셀을 30~50% 더 많이 배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업체의 가격 경쟁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메모리 반도체주는 지난 5~6월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AI 연산에 필요한 데이터를 빠르게 공급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수요가 늘어나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업체의 가격 결정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렸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 업체의 기술 추격이 공급 경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더해, 앤트로픽의 성장 둔화로 AI 기업들의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마켓워치는 이러한 상황에서 앤트로픽의 투자자 행사가 최근 기술주 매도세를 둘러싼 주요 불확실성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인공지능 클로드 로고. 2026.8.13.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인공지능 클로드 로고. 2026.8.13.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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