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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에너지 휴전' 선언 일주일…젤렌스키 "러, 에너지시설 76차례 공격"

등록 2026.10.19 12:09:29

우크라 4개주 변전소 피격…수만 가구 전기 끊겨

러시아는 휴전 동의 안 해…美, 우크라에 정보공유·무기조달 중단 경고

[오데사=AP/뉴시스] 우크라이나 응급구조 당국이 2026년 6월8일 제공한 사진. 구조대원들이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러시아의 공격으로 불이 난 에너지시설의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2026.06.08.

[오데사=AP/뉴시스] 우크라이나 응급구조 당국이 2026년 6월8일 제공한 사진. 구조대원들이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러시아의 공격으로 불이 난 에너지시설의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2026.06.08.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휴전'을 발표한 뒤 일주일 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석유·가스 시설을 76차례 공격했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밝혔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18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발표 이후 러시아군이 에너지 및 석유·가스 관련 시설을 의도적으로 76차례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따르면 17일 밤부터 18일 새벽 사이에도 빈니차·지토미르·흐멜니츠키·오데사 등 우크라이나 4개주의 변전소가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았다. 그는 수만 가구가 여전히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전력회사 직원과 복구 인력이 밤낮없이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주거지역도 공격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8일 오전까지 2명이 숨지고 어린이 2명을 포함해 12명이 다친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지난 일주일 동안 우크라이나 전역에 발사한 무기도 상당한 규모에 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공격용 드론 약 2700대, 유도항공폭탄 약 1700발, 미사일 66발이 발사됐다고 밝혔다. 미사일은 대부분 탄도미사일이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역을 겨냥한 무기 발사 규모로, 에너지 관련 시설 공격 76차례와는 구분되는 수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발전소와 변전소를 집중적으로 공격해 대규모 정전 사태를 일으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전력시설이 파괴되면 가정의 전기 공급은 물론 전기를 사용하는 난방시설 운영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에너지 시설 공격을 중단하는 휴전에 합의했으며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휴전의 구체적인 적용 범위나 기간, 양국이 합의에 이른 과정은 설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우크라이나 정부에도 사전에 전달되지 않았다. 당시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에너지 휴전 합의에 관한 정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으며, 젤렌스키 대통령도 미국 측에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같은 조치를 취한다면 우크라이나도 에너지 시설 공격을 중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휴전 대상에는 정유시설뿐 아니라 발전소와 전력망도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정유시설이 한 곳뿐이고 그마저도 오래전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크게 파손됐다는 점을 들어 양국이 공격을 중단해야 할 시설의 범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휴전 합의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14일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에너지 휴전이 무엇을 뜻하는지, 구체적인 범위가 정해졌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관련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며칠 동안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자제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력망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15일 러시아 랴잔 지역 정유시설을 공격하며 공세를 재개했다. 러시아 당국도 당시 정유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양국이 주로 겨냥해온 에너지 시설에는 차이가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정유시설과 석유 수출시설을 공격해 모스크바의 전쟁 자금원을 압박하려 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발전소와 변전소를 공격해 민간인들의 전기와 난방 공급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이 국제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공격 중단을 요구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력시설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압박은 우크라이나의 정유시설 공격 중단에 집중됐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지난 12일 우크라이나 당국자 2명을 인용해 미국이 정보 공유와 미국산 무기 조달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경고 대상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자금을 대 미국산 무기를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우크라이나 우선요구목록(PURL)' 체계도 포함됐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휴전을 위반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지난 13일 기자들의 질문에 "나중에 알려주겠다"고 답했다. 그는 당시 우크라이나도 앞서 러시아 시설을 공격했다는 점을 거론했지만, 러시아를 휴전 위반 당사자로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 완화에도 러시아가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가 제재 완화를 전쟁을 계속해도 된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평화에 기회를 주려면 압박을 받아야 할 쪽은 러시아"라고 강조했다.
[뉴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2026.09.23.

[뉴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2026.09.23.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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