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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병원균 잡는 세균 공격력 먹잇감 표면 구조가 좌우

등록 2026.10.22 09:30:44

대장균 외막 지질다당류 구조따라 포식성 세균 공격 효율 달라져

내부코어 유지·표면접근 방해 제한, 공격 유리…'살아있는 항균제' 개발 기대

[울산=뉴시스] 대장균을 포식성 세균이 공격하는 모습. 대장균 표면의 사슬길이에 따라 공격 효율이 달랐다. (AI생성이미지)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대장균을 포식성 세균이 공격하는 모습. 대장균 표면의 사슬길이에 따라 공격 효율이 달랐다. (AI생성이미지)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병원균을 잡아먹는 세균이 먹잇감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공격하는지 여부는 먹잇감의 표면 구조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병원균의 표면 특성에 적합한 포식성 세균을 선별하고 공격 효과를 높이는 조건을 찾을 수 있어 항생제 내성균에 대응할 새로운 항균기술 개발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과 로버트 미첼 교수팀이 대장균 외막을 구성하는 지질다당류(LPS)의 구조가 포식성 세균 브델로비브리오(Bdellovibrio bacteriovorus)의 공격 효율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임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브델로비브리오는 다른 세균에 침입해 숙주의 세포질 성분을 분해하고 이를 영양분으로 이용해 증식한 뒤 숙주를 죽인다. 항생제 내성균을 포함한 다양한 그람음성 병원균을 공격할 수 있어 기존 항생제를 보완할 새로운 생물학적 항균 수단으로 관심받고 있다.

연구팀은 대장균의 외막 표면에 분포하는 지질다당류에 주목했다. 지질다당류는 지질과 당으로 이뤄진 분자로 외막에 가까운 내부 코어와 표면 바깥쪽으로 길게 뻗은 당 사슬인 O항원 등으로 구성된다.

실험에서는 지질다당류의 내부 코어가 짧아진 대장균을 대상으로 브델로비브리오 4개 균주의 공격이 모두 초기 단계에서 지연됐다. 반면 지질다당류 바깥쪽에 긴 O항원을 추가하자 4개 균주 가운데 2개 균주에서 공격 효율이 낮아졌다. 나머지 2개 균주는 O항원이 추가돼도 공격 효율에 큰 변화가 없었다.

이는 지질다당류의 내부 코어가 포식성 세균의 공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한편 표면의 긴 당 사슬은 일부 균주의 접근을 방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내부 코어가 유지되면서도 바깥쪽 당 사슬이 포식성 세균의 접근을 지나치게 가로막지 않는 표면 구조가 공격에 유리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포식성 세균마다 표면 장벽을 극복하는 능력에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포식성 세균의 공격력을 높일 수 있는 조건도 확인됐다. 연구팀이 포식성 세균을 먹잇감의 표면 성분인 지질다당류가 포함된 용액에서 1시간 동안 배양한 뒤 대장균과 함께 넣자 지질다당류에 미리 노출하지 않은 경우보다 대장균을 더 빠르게 사멸시켰다.

[울산=뉴시스] 로버트 미첼 교수(좌측)와 이현섭 연구원 (사진=UNIST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로버트 미첼 교수(좌측)와 이현섭 연구원 (사진=UNIST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지질다당류에 사전 노출하는 과정이 포식성 세균의 공격 효율을 높이는 구체적인 작용 원리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로버트 미첼 교수는 "포식성 세균을 항균 수단으로 활용하려면 대상 병원균을 얼마나 잘 공격하는지와 그 효과를 무엇이 좌우하는지 알아야 한다"며 "이번 연구는 병원균의 표면 구조에 맞는 포식성 세균을 선별하고 공격 활성을 높이는 조건을 찾는 데 기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생물 생태학 분야 국제학술지 '아이에스엠이 저널(The ISME Journal)'에 9월14일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는 보건복지부 국립보건연구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및 미국 공군과학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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