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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여자사형수 집행 실패 새 증언…집행팀 "혈관 터졌을 수도" 의심 뒤 약물 투여

등록 2026.10.23 16:30:45수정 2026.10.23 17:36:24

정맥주사선 확보에 49분·바늘 최대 10개…휘어진 바늘도

변호인 목격 기록 법원 제출…약물 혈관 밖 유출 가능성에 새 단서

[테네시주 녹스빌=AP/뉴시스] 1996년 3월 30일(현지 시간) 미국 테네시주 녹스빌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뒤 눈물을 흘리고 있는 크리스타 게일 파이크의 모습이다. 파이크는 지난달 30일 사형 약물을 두 차례 투여받고도 숨지 않아 형 집행이 중단됐다. 1996.03.30.

[테네시주 녹스빌=AP/뉴시스] 1996년 3월 30일(현지 시간) 미국 테네시주 녹스빌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뒤 눈물을 흘리고 있는 크리스타 게일 파이크의 모습이다. 파이크는 지난달 30일 사형 약물을 두 차례 투여받고도 숨지 않아 형 집행이 중단됐다. 1996.03.30.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 테네시주에서 지난달 사형 집행에 실패한 여성 사형수 크리스타 파이크(50)의 집행팀이 약물을 투여하기 전 "혈관이 터졌을 수도 있다"고 여러 차례 의심했다는 새 증언이 나왔다. 집행팀은 정맥주사선이 제대로 연결됐는지 확인하는 데 거듭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국 약물 투여를 진행했다.

영국 가디언은 22일(현지시간) 파이크의 변호사 랜디 스파이비가 작성한 진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스파이비 변호사는 지난 9월30일 사형 집행실에서 파이크의 집행 과정을 직접 지켜봤으며, 집행팀의 행동과 대화를 시간대별로 기록했다.

파이크는 1995년 동급생이자 친구인 콜린 슬레머를 살해한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범행 당시 18세였던 그는 이후 30년 가까이 독방에서 생활했으며, 지난달 30일 사형 집행이 시도됐다.

새로 공개된 기록에 따르면 집행팀은 이날 오후 6시35분부터 7시24분까지 약 49분 동안 파이크의 양팔에 정맥주사선을 설치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최대 10개의 바늘을 사용했으며, 혈관에 바늘이 제대로 들어갔는지를 놓고 여러 차례 의문을 제기했다.

집행팀의 한 담당자가 파이크의 혈관이 터졌을 가능성을 처음 언급한 것은 오후 6시53분이었다. 집행팀은 당시 사용하던 바늘을 버리고 더 긴 바늘을 찾았다. 한 담당자는 기존 바늘이 너무 짧다며 가장 긴 바늘이 무엇인지 물었다.

오후 6시57분 같은 담당자는 다시 혈관이 터지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담당자 두 명은 바늘을 삽입한 부위를 살펴보고 손으로 확인했지만, 혈관에 제대로 들어갔는지는 판단하지 못했다. 한 담당자는 피가 나온 것인지 혈관이 터진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집행팀은 그로부터 약 2분 뒤 정맥주사선을 확보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곧 주사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한 담당자가 파이크의 왼팔에서 바늘을 빼냈는데, 스파이비 변호사의 기록에 따르면 바늘이 심하게 휘어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집행팀은 파이크의 오른팔을 살펴보고 바늘을 삽입한 부위를 확인하며 주사선 확보를 시도했다. 오후 7시13분에는 한 담당자가 파이크에게 주사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집행팀은 이후 약물 투여 절차를 진행했고, 오후 7시24분께 주사선 설치 작업을 마친 뒤 집행실을 떠났다.

스파이비 변호사의 기록에 따르면 파이크는 오후 7시34분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팔이 터질 것 같다. 타는 듯이 아프다"라고 외쳤다. 집행팀은 사형용 진정제인 펜토바르비탈을 두 차례 투여했지만 파이크는 숨지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파이크가 코를 골거나 목이 막히는 듯한 소리를 내는 것이 들렸고, 결국 사형 집행이 중단됐다.

가디언은 이번 목격 기록은 약물이 정맥을 통해 혈액으로 들어가지 않고 팔의 주변 조직으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과 맞닿아 있다고 짚었다. 앞서 전문가들은 정맥이 파열됐거나 주사 바늘이 제대로 삽입되지 않았다면 고용량의 펜토바르비탈이 혈류로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 사형 집행이 실패했을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다만 혈관이 실제로 파열됐는지, 약물이 주변 조직으로 새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파이크는 사형 집행 실패 후 열흘 동안 병원에서 치료받고 교도소로 돌아갔다. 현재 말하고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

테네시주에서는 앞서 5월21일에도 사형 집행에 실패했다. 당시 사형수 토니 카루더스의 집행팀은 30분 넘게 정맥주사선을 확보하려 했지만 적절한 혈관을 찾지 못했다. 결국 사형용 약물을 투여하지 못한 채 집행을 중단했다.

스파이비 변호사의 이번 기록은 카루더스와 다른 사형수들이 테네시주의 사형 집행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소송에 새로운 증거로 제출됐다. 이들의 변호인단은 데이비드슨 카운티 법원에 기존 소송 내용을 보완하는 추가 소장을 제출할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변호인단은 이미 작년 3월 제기한 소송에서 사형 집행팀의 숙련도와 교육 수준, 업무 수행 방식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펜토바르비탈 투여 과정에서 사형수가 극심한 고통을 겪을 수 있으며, 이는 미국 헌법이 금지하는 '잔혹하고 이례적인 형벌'에 해당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이번 추가 신청서에서 5월과 9월 발생한 두 차례의 집행 실패가 자신들의 사전 경고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신청서에는 카루더스와 파이크가 겪은 구체적인 문제가 이미 상세히 예견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형수들을 대리하는 킷 토머스 변호사는 "지난해 사형 집행 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했을 때 테네시주 교정국과 법무장관실은 이를 바로잡는 대신 비밀을 고수하고 변경을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집행 실패로 사형수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었으며, 범죄 피해자 가족과 교정시설 직원, 현장 취재진에게도 지속적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Media witnesses recount the moments before the execution of Christa Pike was halted Wednesday, Sept. 30, 2026, in Nashville, Tenn. (AP Photo/George Walker IV)

Media witnesses recount the moments before the execution of Christa Pike was halted Wednesday, Sept. 30, 2026, in Nashville, Tenn. (AP Photo/George Walker IV)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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