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후보들 '사회적 대화' 입장차…"교섭 확대" vs "신중"
등록 2026.11.02 07:01:00
양경수 3선 도전…사회적 교섭 확대 강조
엄길용·김민영·최준식, 교섭 방식에 이견
선거인 97만7175명…3년 전보다 2.6%↓
두 차례 토론회 진행…19~25일 직접투표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양경수(앞줄 맨 왼쪽) 민주노총 위원장 기호 2번 후보가 지난 26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민주노총 직선 5기 입후보자 기자회견에서 임원 선출시 향후 투쟁 방향과 각오에 대한 소견을 밝히고 있다. 2026.10.26. yes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26/NISI20261026_0021504550_web.jpg?rnd=20261026121131)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양경수(앞줄 맨 왼쪽) 민주노총 위원장 기호 2번 후보가 지난 26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민주노총 직선 5기 입후보자 기자회견에서 임원 선출시 향후 투쟁 방향과 각오에 대한 소견을 밝히고 있다. 2026.10.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차기 지도부 선거에서 사회적 대화 참여를 둘러싼 후보 간 입장 차이가 뚜렷해지고 있다.
양경수 현 위원장이 3선에 도전하며 사회적 교섭 확대를 내세운 가운데, 경쟁 후보들은 투쟁 역량 강화와 조직 쇄신, 교섭 전략 재정비 등을 강조하고 나섰다.
2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제12기(직선 5기) 임원 선거에는 엄길용·양경수·김민영·최준식 등 4명의 위원장 후보가 출마했다.
이번 선거는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 사무총장 후보가 3인 1조로 출마해 조합원 직접투표로 선출하는 방식이다.
기호 1번 엄길용 후보는 이승현·박옥주 후보와, 기호 2번 양경수 후보는 정재범·엄미경 후보와 각각 한 조를 이뤘다. 기호 3번 김민영 후보는 문화현·안지섭 후보와, 기호 4번 최준식 후보는 최희선·황우찬 후보와 함께 출마했다.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 중 하나는 사회적 대화 참여 여부와 추진 방식이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7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대화 관련 방침을 논의했지만, 일부 대의원들의 퇴장으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양경수 후보는 여전히 사회적 교섭을 통해 산업·업종별 교섭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 후보는 2020년 처음 민주노총 위원장에 당선돼 두 차례 연속 집행부를 이끌었으며, 이번에 직선제 도입 이후 첫 3선에 도전한다.
양 후보는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합동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이 노동중심 산업전환의 요구를 들고 사회적 교섭판을 만들어야 한다"며 "사회적 교섭에서는 중앙의제만이 아니라 산업·업종별 분과위원회를 둬 산별교섭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산별교섭이 잘 안 되는 핵심적인 이유는 사용자들이 교섭 테이블에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며 사회적 교섭을 지렛대로 사용자들을 교섭에 참여시키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양 후보는 당선 즉시 온라인 대의원대회를 열어 사회적 교섭 추진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공약했다. 노동시간 단축과 주4일제 도입, 해고 금지 및 총고용 보장, 200만 조합원 조직 확대 등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반면 엄길용 후보는 투쟁 역량과 구체적인 대안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출신인 엄 후보는 철도노동자로 약 30년간 노동운동에 참여해 왔다.
엄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투쟁이 없는 대화는 양보로 이어진다. 대안이 없는 교섭은 필패한다"며 "지금 우리가 사회적 대화와 타협을 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사회적 대화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사회적 대화는 할 수도 있다. 다만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며 의제별·사안별 교섭과 공공부문 노정교섭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엄 후보는 '양보 말고 쟁취로, 대안과 실력으로'를 핵심 구호로 내세우며 인공지능(AI) 산업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입법 추진과 산별·초기업교섭 확대, 현장 중심의 조직 운영 등을 공약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지난 26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민주노총 직선 5기 입후보자 기자회견에서 정민정(왼쪽부터) 민주노총 중앙선관위원장, 양경수, 최준식, 김민영, 엄길용 후보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6.10.26. yes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26/NISI20261026_0021504546_web.jpg?rnd=20261026121131)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지난 26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민주노총 직선 5기 입후보자 기자회견에서 정민정(왼쪽부터) 민주노총 중앙선관위원장, 양경수, 최준식, 김민영, 엄길용 후보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6.10.26. [email protected]
교사로 임용된 뒤 23년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서 활동한 김민영 후보는 정부 주도의 사회적 대화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며 독자적인 정치세력화와 조직체계 개편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대화는 전략준비가 핵심"이라며 "권리후퇴를 의제로 하는 경사노위는 들어갈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현 집행부가 정부와의 사회적 대화에 충분한 전략 없이 나섰다고 비판하면서 "선의제 협의 전략으로 끌고 가는 대화판을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2028년 총선까지 '민주노총당'을 창당해 독자적인 정치세력으로 나서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현재 16개 산별조직을 50개 업종별 산별조직으로 재편하고,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 등을 조직해 장기적으로 조합원 400만명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최준식 후보는 충분한 준비와 조합원 동의를 바탕으로 사회적 교섭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후보는 전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으로, 2016년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폐지 투쟁 등을 이끌었으며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을 지냈다.
최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사회적 교섭은 참가 선언만으로 돌파할 수 없다"며 "지난 6년, 양경수 집행부에게는 기회가 없던 것이 아니라 준비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회적 대화는 과거 실패했던 경험들을 되짚어보고 반성하면서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며 "숙의를 통해 조합원의 충분한 결의와 동의를 거친 상태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후보는 정파 중심이 아닌 산별노조 중심의 조직 운영과 산별·초기업교섭 제도화를 공약했다. 아울러 AI·기후·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교섭 전략을 마련하고, 2035년까지 단체협약 적용률을 5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후보들이 사회적 대화 참여와 교섭 방식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으면서 이번 선거는 민주노총의 향후 대정부 관계와 교섭·투쟁 전략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선거인명부 등록 인원은 총 97만717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 직선 4기 임원 선거 당시 재적인원 100만2989명보다 2만5814명(2.6%) 감소한 규모다. 당시에는 64만1651명이 실제 투표에 참여해 63.9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가맹조직의 선거인 수는 변수다. 공공운수노조가 22만267명으로 가장 많으며 금속노조 18만1884명, 공무원노조 11만3912명, 서비스연맹 8만8476명, 보건의료노조 8만6607명 등이 뒤를 이었다.
민주노총은 이날과 12일 두 차례 합동토론회를 열어 후보별 정책과 노선을 비교할 테이블을 마련한다. 이후 19일부터 25일까지 조합원 직접투표를 실시하며,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투표를 통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한다. 새 지도부의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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