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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적립 의무화…소상공인 "당장 월급도 빠듯"

등록 2026.10.30 11:39:51수정 2026.10.30 12:50:24

2030년까지 전 사업장 퇴직급여 사외 적립 의무화 추진

소상공인 "자금 유동성 떨어져 영세업주 경영부담 가중"

중기업계 "단계적용으로 부담완화했으나 모니터링할것"

"일괄 적용 비합리적…장기근속자 업장 선별 보완 필요"

[서울=뉴시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지연 노사정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지난 2월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 발표'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2026.02.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지연 노사정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지난 2월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 발표'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2026.02.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오는 2030년까지 모든 사업장에 퇴직급여 사외적립이 의무화된다. 기업이 퇴직금을 회사 내부에 쌓아두는 대신 금융기관 등 외부에 적립하도록 해 체불을 예방하겠단 취지지만, 소상공인업계에선 자금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금 지급도 빠듯한 영세 사업장이 퇴직급여까지 미리 떼면 당장 쓸 운영자금이 줄어 경영부담을 가중한다는 것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와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지난 29일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11월 중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을 마련해 연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업장의 최근 10년간 26.5% 수준인 퇴직연금 도입률, 퇴직금 체불 문제 등을 반영해 사외적립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정부는 판단했다.

정부는 오는 2028년 1월부터 10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하고, 2029년 1월에는 10~99인 사업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2030년 1월부턴 10인 미만 사업장까지 의무화한다. 의무화 시행 시점 이후 발생하는 계속근로기간부터 사외적립 의무를 적용한다.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30인 미만 사업장이 의무화 시점보다 먼저 퇴직연금을 도입하면 최저임금 130% 미만 노동자에 대한 사용자 부담금의 10%를 지원하기로 했다. 50인 미만 사업장이 퇴직연금을 새로 도입한 경우엔 경영자금 융자 때 대출금리의 2%포인트(p)를 지원한다. 이를 위한 예산이 내년도 노동부 예산안에 122억원 반영됐다.

소상공인업계는 영세 자영업자의 자금 유동성 악화에 따른 부담을 우려했다. 퇴직급여 지급 의무는 이미 있지만, 이를 미리 외부에 적립하도록 하면 매출 부진기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이 줄어 안그래도 어려운 자영업자에 더 부담 줄 수 있단 의견이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개발본부장은 "5인 미만의 영세 사업장은 현재 직원에 급여를 주는 것도 어려운 곳이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매월 얼마씩 퇴직연금을 떼어내면 자금 유동성은 더 제한적이게 될 것이다. 소상공인은 경기 영향을 많이 받아 완충할 힘이 없다"고 말했다.

명절이나 연말 등 장사가 되는 시기에 확보한 자금으로 비수기를 버티는 사업장도 있는 만큼, 정기적인 적립 부담이 기존 자금 운용 방식에 압박을 줄 수 있단 것이다.

근로자의 이직이 잦고 근속기간이 짧은 영세 사업장의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차 본부장은 "현재도 5인 미만 사업장에서 퇴직금 지급은 의무이나, 보통 3~6개월 근속자가 많아 퇴직금 지급 경우가 적었다. 제도 도입으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규모가 작은 사업장에 일괄 적용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는 체불 예방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장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그동안 유예해달라는 의견을 정부에 냈고 이를 관철시켜 3년간 순차 시행하도록 확정됐다"며 "중소기업의 초기 어려움을 감안해 정부가 조기 지원하고 관련 예산도 확보됐다. 기업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방안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행 전후로 기업의 애로사항을 계속 청취할 것"이라며 "영세 소상공인의 경우 대출 등 피해 최소화 방안에 대해 고려가 더 필요하다. 다만 근로자 퇴직 시 목돈 마련의 부담을 더는 등 사외적립을 긍정적으로 보는 영세 사업주도 있어서 각각의 여건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일괄 적용 비합리적…장기근속자 업장 선별 보완 필요"

향후 제도 시행 시 수요자 중심의 정책 개선이 필요하단 의견도 나온다. 장기근속자가 많은 대기업과 소상공인 사업장은 고용 구조와 자금 사정이 다른 만큼 제도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현장 여건을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다.

차 본부장은 "모든 사업장에 일괄 적용하는 건 공급자 중심 정책이지 수요자 중심이 아니다"며 "사외적립은 10년 이상 장기근속자가 많은 기업에 필요하다. 1년 이상 근속자가 거의 없는 곳에 연금이 필요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사업장별로 근속률, 이직률 등을 조사해 규모가 작은 사업장에 일괄 적용하지 않도록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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