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에 '순직' 안 알리고 보상금 소멸시효 주장한 軍…法 "지급해야"
등록 2026.11.02 07:00:00수정 2026.11.02 07:08:24
군 복무 중 사망 병사→순직 통지 안 한 육군 본부
유족의 사망보상금 청구에…"소멸시효 완성" 거부
法 "소멸시효로 보상금 지급 거부…군의 권리남용"
![[서울=뉴시스] 군 복무 중 사망한 군인을 뒤늦게 순직으로 재분류하고도 유족에게 알리지 않은 군이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군인사망보상금 지급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 서울행정법원 로고. (사진=뉴시스DB) 2026.10.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7/25/NISI20250725_0001903205_web.jpg?rnd=20250725163743)
[서울=뉴시스] 군 복무 중 사망한 군인을 뒤늦게 순직으로 재분류하고도 유족에게 알리지 않은 군이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군인사망보상금 지급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 서울행정법원 로고. (사진=뉴시스DB) 2026.10.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군 복무 중 사망한 군인을 뒤늦게 순직으로 재분류하고도 유족에게 알리지 않은 군이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군인사망보상금 지급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0부(부장판사 정은영)는 군 복무 중 사망한 군인의 유족 A씨가 국군재정관리단장을 상대로 제기한 군인사망보상금 지급 불가 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의 형은 1954년 9월에 군에 입대해 복무하던 중 1956년 11월 사망했다.
육군본부는 1996년 내지 1997년께 망인의 사망을 '병사'에서 '순직'으로 재분류 결정했으나, 이를 유족에게 통지하지 않았다.
육군참모총장은 지난해 5월에서야 A씨에게 망인의 순직 확인을 통지했다.
A씨는 같은 해 11월 국군재정관리단장에게 망인에 대한 사망보상금을 청구했으나, 군인사망급여금 지급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이유로 지급 불가 결정을 내렸다.
A씨는 소멸시효는 육군본부로부터 순직을 통지받은 때부터이고, 설령 소멸시효가 완성됐더라도 군이 이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이며 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육군본부가 유족에게 보낸 전사·순직 안내문에 망인이 당시 병사로 사망했다고 안내했다고 기재된 점 등을 들어 유족이 늦어도 1965년께 군인사망급여금의 지급사유가 발생한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봤다.
이에 따라 군인사망보상금 지급청구권은 그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국군재정관리단장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다만 국군재정관리단장의 소멸시효 항변은 권리남용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망인의 유족이 군인사망보상금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며 "국군재정관리단장의 소멸시효 항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해 허용될 수 없다"고 했다.
육군이 작성한 화장보고서에는 망인 사망 원인이 '병사'로 기재돼 있고, 유품 인수 관련 부분에 인수자의 성명이나 인수일자가 전혀 기재돼 있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유족이 구체적 사망 원인을 알 수 없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유족들이 군인사망보상금 지급절차 등에 관해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한 상태에서 보상금 청구를 하는 것도 사실상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며 "육군본부는 1996년 내지 1997년경 망인에 대한 순직 재분류 결정을 했으므로 그 이전에 유족들이 군인사망보상금 지급 청구를 했더라도 인용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망인이 군 복무 수행 중 사망했음에도 육군본부는 이를 '병사'로 규정해 유족에게 아무런 보상을 하지 않았고 뒤늦게 망인에 대한 순직 재분류 결정을 하고도 A씨에게 통지하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군인사망보상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는 것은 보상금 제도의 목적과 취지에 반한다"고 했다.
또 "권리행사의 해태에 대해 제재를 가하고 법률관계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소멸시효 제도의 존재 이유에도 부합한다고 할 수 없다"며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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