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美 "중·러 밀착은 '정략결혼'…서로 유용한 목적"(종합)

등록 2023.03.22 17:19:14수정 2023.03.22 17:33:5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백악관, 중·러 공동성명 비판…"전쟁 종식 희망 못 줘"

"中, 건설적 역할 하려면 러시아에 철군 압박해야"

[모스크바=AP/뉴시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중러 신시대 전면적 전략협력동반자 관계 심화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 후 이를 교환하고 있다. 2023.03.22.

[모스크바=AP/뉴시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중러 신시대 전면적 전략협력동반자 관계 심화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 후 이를 교환하고 있다. 2023.03.22.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 및 공동성명을 혹평했다. 양국의 밀착 행보는 각각의 목적에 따른 것으로 해석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1일(현지시간 ) 정례브리핑에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간 공동성명을 거론, "유엔 헌장은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모든 국가의 주권과 영토 보전 존중을 명시한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공식 정상회담을 하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을 존중하고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커비 조정관은 "유엔 헌장을 따른다는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즉 자국이 침공한 유엔 회원국의 영토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러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철군은 거론되지 않았다.

커비 조정관은 또 공동성명에 언급된 '긴장 유발 및 적대행위 장기화에 기여하는 행동 중단'을 거론, "우리도 동의한다"라면서도 "적대행위를 멈추는 한 가지 방법은 우크라이나 내에서 러시아 병력을 내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커비 조정관은 "푸틴은 병원과 학교 폭격을 중단할 수 있다. 민간 인프라에 이란산 무인기(드론) 공격을 중단할 수 있고, 어린이를 강제 추방하는 일을 멈출 수 있다"라고 했다. 이어 "이런 일이 적대행위를 멈추는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맥락에서 "중국이 이 분쟁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하고자 한다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주권 영토에서의 철군을 압박해야 한다. 푸틴 대통령에게 도시와 병원, 학교 폭격과 전쟁범죄, 잔혹행위를 멈추고 오늘 전쟁을 끝내도록 요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통한 긴장 완화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커비 조정관은 "그들은 전쟁이 조만간 끝나리라는 희망을 줄 만한 어떤 것도 내놓지 않았다"라며 "푸틴이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자신의 계산을 바꿀 만한 어떤 징후도 없다"라고 했다.

러시아의 협상을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거부하고 있다는 주장을 두고는 "이는 완전히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중국이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공정한 입장을 취한다는 러시아 측 평가도 "우리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커비 조정관은 "어떤 식으로건 중국이 공정하다고 합리적으로 보기는 힘들다"라며 "그들은 이 침공을 규탄하지 않았고, 러시아산 석유와 에너지 구매를 멈추지도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를 방문하지 않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대화도 않은 채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라며 "그와 그 정권은 이 문제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전쟁이라는 러시아의 선전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한다"라고 했다.

이른바 '한계 없는 파트너십' 선언 등 우크라이나 침공 전부터 부각된 중국과 러시아 간 밀착 행보를 두고는 "이를 동맹이라고까지는 부르지 않겠다"라면서도 "정략 결혼(marriage of convenience)"이라고 규정했다.

시 주석의 경우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를 통해 미국은 물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영향력에 대응하고자 하며, 푸틴 대통령은 국제적으로 고립된 상황에서 시 주석을 자신과 러시아의 잠재적인 후원자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커비 조정관은 특히 "푸틴의 군대는 지속해서 창피를 당하고 있다. 그들은 전쟁 불과 몇 달 만에 점령했던 영토의 50% 가까이를 다시 잃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푸틴은 시 주석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그게 이번 방문이 의미하는 모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양국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라며 "서로 전세계에서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흔들고 혼란스럽게 한다는 유용한 목적에서 서로를 바라본다", "그들은 게임의 규칙을 바꾸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게 지금 일어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대화 여지는 여전히 열어뒀다. 커비 조정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소통라인을 열어두고자 한다"라며 이와 관련해서는 어떤 것도 바뀌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적절한 시점이 되면 우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또 다른 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