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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시장 이전 100년…대구의 역사와 삶이 서린 곳

등록 2023.03.31 14: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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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보상운동과 3·1운동 일어나고 선거철엔 정치인 찾는 정치1번지

수해와 화재 등 대형재해 견디며 성장…4월 1일 기념식 및 축제

[대구=뉴시스]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입구. (사진 = 대구시 제공) 2023.03.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입구. (사진 = 대구시 제공) 2023.03.3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이상제 기자 = 대구 서문시장이 중구 대신동에 자리 잡고 시민들과 함께한 지 100년이 흘렀다.

31일 서문시장 상인연합회 등에 따르면 오는 1일 대구시는 이날 기념식을 개최하고 상인회와 중구청은 축제를 진행한다.

100년 동안 대구의 역사와 삶을 품은 대구 서문시장은 현 위치로 이전 후 대구의 대표 전통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서문시장은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을 지나 대구의 희로애락을 함께하고, 현재도 우리 곁에 있는 살아있는 역사다.

[대구=뉴시스] 1996년 2월11일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이 장을 보기위한 시민들로 가득하다. (사진 = 대구시 제공) 2023.03.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1996년 2월11일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이 장을 보기위한 시민들로 가득하다. (사진 = 대구시 제공) 2023.03.3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문시장의 역사

'장 보러 간다'하면 서문시장을 떠올릴 정도로 대구의 랜드마크로 성장한 시장은 도소매 거래 외에도 국채보상운동과 3·1운동의 발상지로서 대한민국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상징적인 곳이다.

조선 초기 대구읍성 북문 밖에 자리 잡은 작은 향시에 불과했던 시장은 1923년 4월 대구부의 시구 개정 사업에 따라 천황당 못을 메우고 그 주변을 정비해 현재의 위치에서 새롭게 영업을 시작했다.

이때 서남시장 또는 신시장이라 불리기도 했으며, 전체 면적 1만5021㎡에 5구로 조성됐다. 1640㎡ 규모의 건물도 갖췄는데, 잡화점 3동, 어물전 2동, 곡물상 2동, 창고 1동 등으로 구성됐다.

대구장 또는 읍장이라 불리던 대구의 시장은 서문 밖 시장 혹은 서문시장이라 부르게 됐다. 시장의 규모와 거래액이 컸기에 큰장 또는 대구 큰장으로도 불렸다. 또한 화원장, 현내장, 무태장 등 8곳의 장시가 더 있어 대구는 전주, 평양과 더불어 3대 향시의 하나로 꼽혔다.
【대구=뉴시스】정창오 기자 = 30일 오전 2시8분께 대구시 중구 큰장로에 위치한 서문시장 4지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 중이다. (사진=대구시 제공) photo@newsis.com

【대구=뉴시스】정창오 기자 =  30일 오전 2시8분께 대구시 중구 큰장로에 위치한 서문시장 4지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 중이다. (사진=대구시 제공) [email protected]


서문시장의 고난사

1924년 7월 서문시장이 새롭게 개장한 지 1년이 조금 지나 대구에 큰비가 내리면서 시장이 물에 잠겼다.

대구는 폭우로 인해 물에 잠긴 시장의 대대적인 피해복구를 진행했다. 그러던 중 시민사회에서 수해의 원인이 대구부가 서문시장을 조성할 당시 배수시설 공사를 잘못한 결과로 발생한 인재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에 대구의 유지와 사회단체들은 대구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지만, 일본인 사회의 반발과 조선인 일부의 반대에 부딪혀 대구 시민사회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상인들의 노력과 시민사회의 도움에 힘입어 수해 복구가 진행된 서문시장은 1928년 평양시장보다 훨씬 큰 규모를 자랑하는 시장으로 거듭났다.

대구에서 큰불이 났다 하면 모두가 서문시장을 떠올릴 정도로 대형 피해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

1952년 2월24일 촛불에서 시작된 화재로 시장 전체에 가까운 4200개의 점포가 소실됐고 1명이 숨졌다. 10개월 뒤에는 화롯불에서 불이 번져 점포 400여곳이 탔으며, 150억원(소방서 추산)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1975년 11월20일 담뱃불로 인한 화재로 4지구와 1지구 2층에 있던 점포 1900개가 불에 탔고, 1976년 12월17일에는 성냥불로 인한 불에 3지구 점포 650여 곳이 잿더미가 됐다.

2005년 12월29일 전기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2지구 점포 대부분이 새까맣게 탔고, 683억원(소방서 추산) 상당의 재산 피해를 냈다. 2016년 11월30일에는 4지구 점포 679곳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참사가 나, 469억원(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대구=뉴시스]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야시장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 = 대구시 중구 제공) 2023.03.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야시장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 = 대구시 중구 제공) 2023.03.3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장만 보는 건 옛말, 관광지 된 서문시장

서문시장은 대구 중구 대신동에 있는 대구 최대의 전통시장이며, 6개의 지구에 4000여개의 점포가 입점해 있다.

다양한 먹거리와 물건들로 하루 약 4~5만명의 사람들이 방문하는 시장에서는 한복, 이불, 그릇, 청과 등이 있다.

이날부터 개장하는 서문시장 야시장은 지난 2016년 6월에 시작해 밤마다 인산인해를 이룬 대한민국의 대표 야시장이다. 350m 거리에 80개의 점포가 줄지어 늘어서면서 전국 최대 규모를 뽐냈다.

한때는 주말 평균 방문객 10만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코로나19로 그 위세는 다소 꺾였지만, 여전히 전국 남녀노소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다.

또한 선거철만 되면 대선후보 지자체 후보자 등이 가장 많이 찾는 정치 1번지로 유명하다.

황선탁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회장은 "100주년 동안 오기까지 숱한 난관도 많았고 다사다난했던 지난 세월이었다"며 "새로운 100년을 맞아 주차장과 편의시설을 개선하는 등 서문시장 발전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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