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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거품 빠졌다고?" 수제맥주, 신상품으로 재기 노려 [여름 맥주전쟁②]

등록 2023.05.28 12:00:00수정 2023.05.28 15: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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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대한제분은 지난 3월 곰표밀맥주 제조사인 세븐브로이와의 상표권 사용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올 여름 곰표밀맥주 시즌 2를 선보일 제조사로 제주맥주를 우선협상대상업체로 낙점했다. 사진은 곰표밀맥주의 모습.(사진=대한제분 제공)

[서울=뉴시스]대한제분은 지난 3월 곰표밀맥주 제조사인 세븐브로이와의 상표권 사용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올 여름 곰표밀맥주 시즌 2를 선보일 제조사로 제주맥주를 우선협상대상업체로 낙점했다. 사진은 곰표밀맥주의 모습.(사진=대한제분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오비맥주(카스·한맥)와 하이트진로(테라·켈리) 양대 맥주 대기업이 시장 왕좌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수제맥주 시장 선두주자인 제주맥주와 세븐브로이맥주도 올 여름 성수기 맥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국내 전체 맥주 시장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5%에 불과하고 "한동안 다소 거품이 빠졌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제품력과 차별화된 브랜딩을 내세워 '마이너리그의 반란'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제맥주 매출액은 2016년 311억원에서 지난해 1520억원으로 5배 가량 성장했다. 같은 기간 수제맥주 국내 점유율도 0.69%에서 4.92%로 7배 뛰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맥주 점유율 가운데 수제맥주는 제주맥주의 제주위트에일이 1.7%로 가장 많았고, 세븐브로이 곰표맥주(현재 대표밀맥주) 1.3%, 오비맥주 호가든 1.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모두 합해도 전체 맥주시장에서의 점유율은 4.1%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맥주 제조 시장은 수십년간 오비맥주·하이트진로 두 대기업이 양분하고 있었는데 2002년 정부가 소규모 맥주에 대한 제조면허를 도입하면서 수제맥주 시장이 열렸다.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홈술족(집에서 술을 즐기는 사람)이 늘며 폭발적 성장세를 구가하던 수제맥주 시장은 엔데믹(풍토병화)으로 다시 인기가 시들면서 다시 조정 기간에 진입했다.

제주맥주는 수제맥주 업계의 후발주자이지만 제품 출시 1년 만인 2018년 국내 수제맥주 업계 내 브랜드 인지도 1위, 매출 1위를 달성했다.

또 2021년 5월 국내 수제맥주 제조사 중 유일하게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시장에 인지도를 쌓아가고는 있지만, 경쟁 과열에다 주소비층인 MZ세대가 위스키·와인으로 몰리면서 수제맥주 시장이 다소 위축됐다.

제주맥주는 만년 적자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제주맥주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간 누적 적자가 421억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도 연결 기준으로 116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도 지난해 240억원을 기록해 전년(216억원) 보다 16.9%나 감소했다.   

이에 제주맥주는 대한제분과 손잡고 재기를 노리고 있다. 대한제분은 지난 3년 동안 이어온 세븐브로이와의 상표권 사용 계약이 3월로 끝이 나자, 제조사를 제주맥주로 바꿨다.

제주맥주는 대한제분과의 협업으로 만년 적자에서 벗어날 계획이다. 이름도 '곰표 밀맥주'를 그대로 사용한다.

대한제분이 곰표 밀맥주의 파트너사를 제주맥주로 교체하면서 '곰표'를 빼앗긴 세븐브로이맥주는 '곰' 대신 '호랑이' 캐릭터를 앞세우고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름도 수제맥주를 대표하는 맛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대표 밀맥주'로 바꿨다. 제주맥주는 2017년 제주위트에일을 시작으로 수제 밀맥주 강자로 자리잡았다.

이번에 곰표 밀맥주까지 품으면서 국내 밀맥주 분야 왕좌를 탈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세븐브로이맥주는 중소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맥주제조 일반면허를 취득한 수제맥주 1호기업이다. 2017년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자사 제품이 공식 만찬주로 선정되면서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2021년엔 국내 수제맥주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사진제공=세븐브로이)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제공=세븐브로이) *재판매 및 DB 금지

곰표 밀맥주는 2020년 5월 출시된 후 올해 4월까지 3년 간 누적 판매량이 6000만 캔이 넘는다.

출시 1년 만인 2021년 5월엔 CU편의점 전체 캔맥주 부문 매출 1위를 차지하면서 구하기 힘든 '품절템' 반열에 올랐다.

흥행에 힘입어 세븐브로이는 지난해 코스닥 기업 공개(IPO)를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지배구조 개편을 마치고 올 상반기 IPO에 다시 나설 계획이다.
 
세븐브로이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연결기준 매출액 72억원에서 지난해 326억원으로 353.2%나 신장했다. 2년 만에 5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실적면에서 볼 때 제주맥주보다 양호하다. 

세븐브로이는 지난달 편의점 CU를 통해 '대표 밀맥주'를 단독 출시하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출시한 후 한 달도 안 돼 판매량이 30만캔을 돌파하면서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 이달 23일까지 한 달 동안 누적 판매량이 34만3608캔에 달한다.

대표 밀맥주 홍보를 위해 서울숲길에서 일일 선착순 1000명을 대상으로 대표 밀맥주 생맥주를 시음할 수 있는 '숲속양조장'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맛이 그대로' 라는 점을 인식시키기 위한 행사다. 향후 소비자와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행사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김희상 세븐브로이맥주 부사장은 "대표 밀맥주는 수제맥주에 대해서 낯설게 느꼈던 사람들이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수제맥주의 매력적인 맛을 대중화한 제품"이라며 "지난 3년간 찾아줬던 그 맛을 계속 즐길 수 있도록 20년 간 쌓아온 세븐브로이맥주의 개발 역량을 다양한 제품들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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