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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 첸백시·SM, 정산과정 투명성·전속계약 정당성 두고 '공방'

등록 2023.06.01 1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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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시우민·첸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 방안도 검토"

SM "멤버들 수년간 정산·계약에 이의 없어… 외부세력이 흔들어"

[서울=뉴시스] 엑소 백현, 시우민, 첸. 2023.06.01.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엑소 백현, 시우민, 첸. 2023.06.01.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한류 그룹 '엑소(EXO)' 멤버 백현(변백현)·시우민(김민석)·첸(김종대)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한 가운데, 양 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1일 K팝 업계에 따르면, 엑소 유닛 '첸백시'로도 묶이는 백현·시우민·첸과 SM은 정산 과정의 투명성과 기존 전속계약 및 신규 전속계약의 정당성·유효성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첸백시'의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린의 이재학 변호사는 지난 3월21일부터 SM에 투명한 정산자료 및 정산 근거의 사본을 요청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내용 증명을 총 7차례에 걸쳐 발송했으나 SM이 자료 사본을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까지 정산 자료 사본을 제공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는데 답이 없어 이날 자로 기존 전속계약 해지를 SM에 통보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변호사는 "SM은 종래 12~13년이 넘는 장기 계약을 아티스트들과 체결한 뒤, 이 같은 기간도 모자라 다시금 후속 전속계약서에 날인하게 해 무려 최소 17년 또는 18년 이상에 이르는 장기간의 계약 기간을 주장하는 등 이른바 노예계약을 맺기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아티스트들은 느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존 전속계약은 "그 기간이 지나치게 장기로 인격권을 심각하게 구속하는 것으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5조 제1항 제6호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면서 "그리고 이는 동법 시행령 별표 2의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상 이와 같은 장기간의 기간 강제는 위 별표의 '이익제공강요'나 '불이익제공(불이익이 되는 거래조건의 설정)'에 해당한다"고 해석했다.

첸백시와 이 변호사에 따르면, 기존 아티스트들은 SM과 사이에 12~13년의 전속계약을 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대중문화예술인(가수중심) 표준전속계약서에서 계약기간 7년을 기준으로 정한 것과는 차이가 크다는 게 첸백시 측의 해석이다.

그러면서 과거 SM이 그룹 '동방신기' 전(前) 세 멤버 사건의 가처분 결정에서 연장된 기간을 포함한 13년의 계약 기간의 내용에 대해 전부 또는 일부가 무효이거나, 합리적 존속기간의 도과를 이유로 그 효력이 소멸됐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는 법원 판단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이와 같이 장기간인 기존 전속계약 및 후속 전속계약서 체결 행위에 대해 백현, 시우민, 첸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엑소 첸백시. 2023.06.01.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엑소 첸백시. 2023.06.01.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SM은 첸백시 멤버들이 언제든지 정산을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모두 새로운 전속계약을 유효하게 체결했으며, 그 과정에서도 정산 내용이 문제된 적은 없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아티스트의 대리인이 갑자기 새롭게 체결된 전속계약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 시작했고, 그 배경에는 아티스트를 흔들고 있는 외부세력이 있다는 제보가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SM은 정산자료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첸백시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의 개정 전까지 연 2회, 개정 후에는 매월 정산을 진행해 왔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그 정산자료에 대해서는 아티스트가 원하면 언제든 당사에 내방해 확인하도록 협조했고, 아티스트 내방 시마다 지출내역에 대해서는 별도로 제공하기도 했으며, 지난 수년간의 전속계약기간동안 아티스트는 정산방식에 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왔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정산의 근거가 되는 여러 구체적인 활동내역들이 외부 세력에게 흘러들어갈 경우 아티스트 3인을 제외한 엑소의 다른 멤버들이 부당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기존 전속계약 및 신규 전속계약의 정당성·유효성에 대해서는 "당사는 공정거래위원회 및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정 및 권고하고 있는 표준전속계약서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반박했다. 해당 계약은 엑소 전 중국인 멤버인 황즈타오가 제기한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의 소에서 대법원에 의해 그 유효성 및 정당성을 인정을 받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첸백시를 포함한 엑소 멤버들과 2차례나 부속합의서를 체결해 아티스트에게 유리하게 정산 요율을 변경한 바 있고 이는 계약상 의무가 없음에도 당사와 아티스트의 동반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재계약에선 멤버들의 자유의지를 보장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례로 SM 소속 그룹 중 소녀시대, 에프엑스(f(x)) 멤버들 등은 다른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소녀시대의 경우 멤버 3인이 다른 기획사로 이적한 이후에도 SM과 함께 앨범을 발매하고 SM타운 공연에 함께 하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엑소 2023.04.17.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엑소 2023.04.17.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SM은 "반면 심사숙고 후에 당사와 재차 전속계약을 체결한 경우도 있고, 예를 들어 동방신기 및 슈퍼주니어 등 다수의 아티스트는 당사와 2차례나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부당한 금전적 유혹과 감언이설, 근거 없는 루머들로 아티스트를 현혹해 팀 자체를 와해시키고 흔드는 외부 세력들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5세대 K팝 그룹인 엑소는 3세대 K팝 그룹부터 본격화된 세계관의 시초를 다진 팀으로 평가 받는다. 2013년부터 정규 앨범 5장 연속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물론 중국어 버전 앨범 또는 리패키지 앨범을 합한 누적 판매량이지만(2001년 이후 단일 앨범으로 100만장을 돌파한 건 2017년 방탄소년단이 처음) 팬덤을 기반으로 3·4세대 K팝 그룹의 음반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나는데 엑소가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아울러 멤버들이 교복을 입고 세련된 멜로디에 맞춰 오차도 없는 칼군무를 추는 '으르렁'(2013)은 K팝 그룹의 퍼포먼스의 격을 한 단계 높인 K팝 역사에 기념비적인 같은 곡이다. 원테이크 형식으로 촬영한 '으르렁' 뮤직비디오는 댄스 영화를 보는 듯한 감각적인 영상미로 호평을 받았다. 이후 발표한 '중독' '콜 미 베이비' '러브 미 라이트' '코코밥' '템포' '러브샷' 등 역시 수준 높은 퍼포먼스를 인정 받았다. 데뷔 당시 12인로 출발했으나 중국인 멤버들이 모두 이탈하면서 8인조가 완전체가 됐다.

올해 8인 완전체로 새 앨범 발매를 예고해 팬덤 '엑소 엘'이 큰 기대를 했다. 하지만 멤버 카이가 돌연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를 시작하면서 8인 활동은 무산이 됐다. 곧 발매될 앨범엔 8인이 모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았는데 이번에 세 멤버와 전속계약 분쟁으로 공개 자체에 빨간불이 켜졌다.

SM 등에 따르면, SM과 엑소 멤버들은 2021년 6월부터 작년 말까지 약 1년6개월간 협의를 거쳐 지난해 12월30일자로 멤버 일곱 명과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재계약을 논의하는 과정 중 지난해 4월부터는 첸백시 멤버들이 선임한 로펌 변호사도 함께 협의를 진행했고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을 거쳤다는 게 SM의 입장이다.

앞서 SM은 한류 대표 그룹 '동방신기'와도 전속계약 분쟁을 겪은 적이 있다. SM은 최근 카카오에 인수됐다. 'SM 3.0' 전략을 내세웠고 걸그룹 '에스파'의 흥행으로 카카오와 동반 행보에 청신호를 켰는데 이번 엑소 건으로 바로 위기를 맞게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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