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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대반격 초점은 러 본토-크름반도 보급로 차단"

등록 2023.06.09 10:14:19수정 2023.06.09 15: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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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자포리자 멜리토플, 에네르호다르 탈환 시도할 듯

러 구축 1000km 방어선 취약…병력 분산돼 돌파 가능성

우크라 서방 지속 지원, 러시아 징집령 반대 등이 관건

[크레민나=AP/뉴시스] 8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루한시크주 크레민나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군을 향해 유탄발사기를 쏘고 있다. 2023.06.09.

[크레민나=AP/뉴시스] 8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루한시크주 크레민나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군을 향해 유탄발사기를 쏘고 있다. 2023.06.09.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본격화하고 있다. 러시아 점령지인 동남부 자포리자와 도네츠크 지역에서 격전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본격화한 대반격은 어떻게 진전될까. 이번 대반격이 러시아가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5개월여만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 시간) 본격화한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의 현황과 전쟁의 향방에 미칠 영향 등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다음은 기사 요약.

대반격 전투 현장

우크라이나 동남부 자포리자 지역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뢰를 매설하고 러시아군은 요새를 만든 지역이다.

자포리아 지역의 평원은 대반격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돼 온 곳이다. 우크라이나군이 이곳을 돌파하면 러시아 본토와 크름반도의 연결을 차단해 러시아군의 동서 보급로를 끊을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점령 자포리자 지역의 수도인 멜리토폴을 탈환하려 시도할 수 있다. 또 유럽 최대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에네르호다르도 탈환 목표가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침묵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대반격 시작을 공식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익명의 우크라이나군 당국자 4명이 본격적인 공격이 시작됐다고 확인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최근 몇 주 새 공격에 대한 기대를 낮추려 노력해 왔다.

대반격은 서방국가들이 몇 달 동안 우크라이나에 훈련과 대공방어무기, 탱크, 장거리 로켓, 드론 등을 지원한 끝에 시작된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우리가 더 많은 승리를 할수록 우리에 대한 믿음이 커질 것이며 그러면 지원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무기가 충분하지 않아 대반격을 늦추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발언이 러시아를 속이기 위한 것으로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러시아군이 2014년 점령한 크름반도를 포함한 모든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내고 점령지를 탈환하는 것이라고 말해왔으나 전문가들은 대반격으로 큰 변화가 생기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유출된 미 비밀문서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개인 의견으로 러시아 본토로 진격해 협상력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의 강점들

러시아군은 지난해 가을 이후 최전선을 요새화하며 시간을 벌었다. 미 국제전략연구소(CSIS) 세스 조운즈 연구원은 러시아군이 1000km의 전선을 따라 철조망, 참호, 방어 무기 배치를 설치해 “2차 세계 대전 이후 가장 긴 방어선”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2차 대전 당시 독일군이 러시아가 설치한 방어선을 돌파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군의 탈환 가능성이 있다. 전선이 너무 길어 러시아군 병력이 분산돼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군이 어느 곳을 공격할지 예상하지 못하는 러시아군이 어느 곳에서든 돌파당할 수 있는 것이다.

조운즈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볼 때 전선은 항상 돌파될 수 있다. 취약한 곳을 찾아내 공략할 수 있느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의 사기가 높은 데 비해 러시아군은 전투 의지가 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에서 전투가 치열하게 지속되고 최근 러시아 본토에 대한 러시아 의용군의 공격이 이뤄지면서 러시아군을 한층 더 분산시키고 있다.

대반격이 전쟁의 향방에 미칠 영향

전문가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주장한 대로 승리가 더 많은 지원을 이끌어낼 것이라는데 동의한다. 대반격 성공이 이미 수백억 달러 이상을 지원해온 서방국들의 지원 의지가 약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인 셈이다.

조운즈 연구원은 “모두가 승자를 좋아한다. 우크라이나군이 계속 영토를 탈환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관건이다. 승리가 외교적, 경제적 및 보다 광범위한 정치적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군의 패배는 러시아에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징집령에 대한 반발이 이미 러시아 전역에 확산돼 있는 상태다.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영토가 많지 않더라도 러시아군 사상자가 많아 다시 징집령을 발동하면 러시아인들의 전쟁 지지가 한층 약해질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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