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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치료 의사들 "中과 기준 달라...치사율 4% 안될 것"

등록 2020.02.07 18: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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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 이상 중증 환자만 계산...경증 증상 포함 안해"

"한중 의료체계 차이...급증하는 환자 감당 못했을듯"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오명돈(왼쪽 두번째)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중앙임상TF 자문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진자 확대에 따른 치료임상현황'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분과장, 오명돈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중앙임상TF 자문위원장, 방지환 중앙감염병원운영 센터장, 진범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전문의. 2020.02.07.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오명돈(왼쪽 두번째)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중앙임상TF 자문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진자 확대에 따른 치료임상현황'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분과장, 오명돈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중앙임상TF 자문위원장, 방지환 중앙감염병원운영 센터장, 진범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전문의. 2020.02.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정성원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환자들의 임상결과를 분석한 전문가들은 이 질병의 치사율이 당초 알려졌던 4%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7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임상TF(중앙임상TF)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중앙임상TF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은 신종 코로나 치사율 계산법이 다르다. 중국에서는 폐렴 이상의 중증 환자만 국가 통계에 잡지만, 우리나라는 중증 환자를 비롯해 기침이나 발열 등 가벼운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중앙임상TF 자문위원장인 오명돈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는 "중국에서는 감기처럼 지나가는 환자를 국가 통계에 안 잡고 있다"면서 "예를 들어 분모에 경증 환자는 빠지고, 폐렴 환자들만 분모에 들어가면 사망자를 표시하는 분자에도 폐렴 이상의 중증 사망자만 기록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망 가능성이 큰 중증 환자만 통계를 잡기 때문에 사망환자가 많이 보일 수밖에 없다"면서 "만약 이를 우리나라에서 그대로 도입한다면 치사율도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중앙임상TF팀장을 맡고 있는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운영센터장도 "일단 신종 감염병이 터지면 처음에는 중증이 나타난 사람이 더 많이 발견되기 마련이다"라면서 "실제 신종 코로나도 맨 처음에 4% 가까이 죽는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치명률은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의 의료체계 시스템 차이도 치사율 차이에 기여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방 운영센터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중증 환자는 바로 응급실로 누구나 갈 수 있지만 중국은 의료체계가 달라 중증 환자들이 빠르게 제대로 치료를 못 받는 면이 있다"라면서 "후베이성 지역은 아마도 중증 환자도 제대로 치료를 못 하는 상황이 발생해 사망자가 많았을 것이라 추정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도 "우한 지역에는 집중치료가 가능한 대형 또는 전문병원이 3개가 있고, 이 3개 병원에는 중환자 치료베드가 101개뿐이다"라면서 "환자는 갑자기 밀려드는데 중환자를 치료할 수 없는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려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환자가 상당수 있었던 걸로 설명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한 지역에서 환자가 급증해 중국 정부에서 며칠 사이에 1000베드를 짓는다고 했다"면서 "아마도 평소 의료시스템으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환자가 나오면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오 교수에 따르면 해마다 겨울철에 발생하는 인플루엔자(감기)의 경유 치명률이 0.01%다. 2009년 전 세계에서 1만8500명이 사망했던 '신종 플루'의 치사율은 0.02%다. 중국 당국이 4일 발표한 치사율은 우한시 4.9%, 후베이성 3.1%, 전국 2.1%이며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 내 치사율은 0.16%다. 중국이 폐렴 이상의 증세가 보이는 환자만 계산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국내처럼 폐렴 증세가 없어도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경우까지 포함할 경우 이 치사율은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치사율 하나만으로 이 질병의 심각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오 교수는 "신중하게 접근하는 이유는 치명률이 아직 정확한 수치가 나오지 않았고, 가령 치명률이 0.5%라고 하더라도 환자 수에 이를 곱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국가의 단계에서 볼 땐 5000만의 국민을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 운영센터장도 "지나치게 겁을 내면 사회가 공포에 빠져 무리하게 일을 하다보면 우선순위가 흐트러지고 너무 느슨하면 재앙적 상황이 생긴다"며 "호흡기 질병은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여름에는 확실히 끝나지 않겠나. 그러나 인구집단의 밀도와 접촉방식, 이웃나라의 상황이 변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 운영센터장은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임상의사들이 초기 환자 정보를 얻고 모아서 방역당국과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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