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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지목 가해자들 잇단 극단적 선택…"모방 현상 우려"

등록 2018.07.12 16: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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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원 사건 스튜디오 실장 투신…"억울" 유서
미투 등 성범죄 의혹 연루자들 다수 목숨 끊어
"죽음이 무죄 입증 아냐" vs "의혹만으로 매장"
"자살이 모방 현상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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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유명 유튜버(유튜브용 콘텐츠 제작자) 양예원(24·여)씨가 아르바이트 광고에 속아 원치 않는 사진을 강요당하고 최근 음란사이트에 사진이 유출됐다고 폭로했다. (사진 유튜브 갈무리)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유튜버 양예원(24)씨의 노출 사진 유포 사건에 연루된 스튜디오 실장 정모(42)씨의 시신이 12일 한강에서 발견됐다. 투신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 9일 이후 사흘 만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40분께 사체 한 구가 경기 구리 암사대교 아래서 공사 중이던 바지선 선장에 의해 발견됐다. 사체에는 정씨의 신분증이 있었다.

 앞서 정씨는 9일 오전 9시20분께 경기 남양주 미사대교에서 몸을 던진 것으로 추정된다. 길에는 정씨 명의 차량이 있었으며, 내부에서는 A4 용지 1매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 내용은 본인이 하지 않은 일들까지 사실로 취급받는 등 억울함을 토로하는 내용 위주였다고 한다. 그는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5차례 받은 뒤 6번째 출석을 앞두고 있었다.

 정씨는 미투 폭로의 연장선상에서 최근 가장 주목 받은 사건 가운데 하나인 양씨 사진 노출 사건의 첫 피의자였다. 앞서 양씨는 유튜브를 통해 공개적으로 범인의 성범죄를 주장했다.

 미투 운동이 본격화된 이래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들이 정씨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먼저 배우 조민기씨는 지난 3월9일 오후 대형 주상복합건물 지하 1층 주차장 옆 창고에서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됐다. 그는 여제자를 성추행했다는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상황이었다.

 지난 3월17일에는 제자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가 유명을 달리했다. 페이스북에 해당 교수가 제자에게 성희롱적 발언을 했다는 글이 올라 논란이 시작돼, 다른 학생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확산됐다.

 지난해 8월에는 전북 부안의 한 중학교 교사가 목숨을 끊었다. 당시 그는 제자를 성희롱 했다는 의혹을 받았는데 경찰에서는 사건이 내사 종결 처리 됐으며, 이후 교육청 감사를 앞둔 상태였다고 한다.

 미투 폭로 이후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이들을 둘러싸고 그때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쟁도 벌어진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해서 억울함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과, 의혹이 제기됐다는 이유만으로 범죄자 낙인을 찍는 행태는 가혹하고 위험하다는 견해가 엇갈린다.

 먼저 극단적 선택을 비판하는 쪽에서는 사망으로 인해 과거 성범죄 의혹 자체가 묻혀버릴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피의자가 사망하게 되면 그에 대한 공소권이 없어지므로 해당 사건은 종결 처리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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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배우 조민기씨는 이날 오후 4시 5분께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심정지 및 호흡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진행했고 건국대병원으로 옮겨 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2018.03.09. photo@newsis.com

예컨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들이 종종 있지만, 그것이 당사자의 무고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무죄라 자살한 게 아니라, 지은 죄를 감당 못했기 때문" "뭐가 두려워서 죽음을 택하는 것이냐" "피의자가 사망했다고 해서 피해자를 욕하는 태도는 옳지 않다" 등의 반응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성범죄 의혹의 경우에는 대상이 된 것만으로도 이미 사회적 매장을 당하는 분위기를 개탄하거나, 미투 운동에서 나타나는 일부 과격한 공격이 피의자를 과도하게 벼랑 끝으로 몰아간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미투는 꼭 상대방을 극한 상황까지 몰고 가야 하는 것인가" "누군가 미투를 주장하면 남자는 억울하다고 해도 무조건 범죄자가 되는 것인가, 죽음으로 끝나야 그때는 믿을 것인가" "주장만으로 이미 여론재판이 끝나는 것이면 법이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등의 견해를 내놓는다.

 전문가 일부는 성범죄 연루자만 유독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다만 결백함과는 별도로 사회적으로 만연한 성 관련 문제의 책임을 본인에게 다 지우려고 한다는 생각으로 연루자들이 억울함을 느꼈을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가 미투 연루자들에게 일종의 '모방 현상'처럼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곽대경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성범죄는 혐의가 있다고 지목되는 경우에 명예가 실추되는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사회관계에 막대한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가 쉽다"라며 "점점 남은 삶을 무의미하게 느끼면서 차라리 목숨을 던져 호소해보자라는 식의 생각들을 하게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성 관련 문제라고 해서 피의자들이 안 좋은 선택을 좀 더 많이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라면서도 "근거 유무를 떠나서 음란 동영상이나 사진을 찍고 소비하는 사회구조적 현상이 존재하는데, 문제를 본인의 형사책임으로만 몰아간다고 느껴 억울함을 느끼게 되는 것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공무원 탈세·횡령 의혹이 조명되면 한동안 관련자들이 목숨을 끊는 일이 많이 발생됐다. 최근 성범죄 의혹을 받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양상도 비슷하게 보일 수 있다"라며 "어떤 유형의 자살이 발생하면 모방하는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사기관이 예의주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s.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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