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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봉쇄에 위기 맞은 이란…수출길 막히고 물가 급등

등록 2018.11.05 15:5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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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물가상승률 31.4%

실업률은 12.1%

일일 원유수출량, 150만배럴로 감소

【AP/뉴시스】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피하기 위한 유럽의 특수목적회사(SPV) 설립에 난관이 예상된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EU는 SPV의 소재지를 비롯한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미국의 정치적, 경제적 보복을 두려워한 EU 회원국 정부와 기업들은 '눈치 보기'에 들어갔다. 사진은 정유관을 수리 중인 이란 노동자. 20418.11.05.

【AP/뉴시스】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피하기 위한 유럽의 특수목적회사(SPV) 설립에 난관이 예상된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EU는 SPV의 소재지를 비롯한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미국의 정치적, 경제적 보복을 두려워한 EU 회원국 정부와 기업들은 '눈치 보기'에 들어갔다. 사진은 정유관을 수리 중인 이란 노동자. 20418.11.05.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미국이 5일 0시(현지시간·한국시간 5일 오후 2시) 대(對) 이란 제재를 2015년 이전 수준으로 전면 복원하면서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이란은 더 큰 위기에 봉착했다.

이날 발효된 미국의 2단계 제재는 운송, 에너지, 금융 분야를 대상으로 한다. 특히 에너지 분야 제재가 효력을 발휘할 경우 석유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이란에게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은 올해 들어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경제 정보 분석 업체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현재 이란의 물가상승률은 31.4%에 달한다. 특히 국민 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과일, 달걀, 가금류, 우유 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실업률은 12.1%까지 치솟았다. 미국의 제재로 수출길이 서서히 막힌데다 국내 정치 불안과 기상 악화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경제 상황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란 정부는 미국의 석유 금수조치에 따른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달 국영 회사가 독점하고 있던 원유 거래를 민간에 개방했다. 국영 기업 중심의 대형 석유 거래는 미국의 제재망에서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 기업들이 이란산 석유를 구매하지 않으면 이런 방식은 의미가 없어진다. 이미 이란의 석유 거래는 위축되고 있다. 연초 일평균 250만 배럴에 달했던 이란의 원유 수출은 최근 150만 배럴까지 감소했다. 미국은 이란의 석유 수출을 '0'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란은 어떻게든 수출량을 일평균 100만 배럴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은 제재 발효 이후 이란과 거래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세컨더리 보이콧(3자 제재)'을 가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란에게는 미국의 제재 동참 요청을 거부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 유럽연합(EU) 등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중요하다.

EU의 경우 특수목적법인(SPV)을 만들어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란과 기업들 간의 거래를 SPV를 통한 3자 거래로 바꿔 직접 송금을 피하게 하는 방식이다. EU 내 회사가 이란에서 석유를 수입하면 대금을 SPV에 지불한다. 또 이란은 다른 EU 국가에서 상품을 수입할 때 SPV를 통해 대금을 지불할 수 있다.

러시아 역시 이란과의 거래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2일 한 인터뷰에서 미국의 제재와 상관 없이 이란산 석유를 구매해 제3국에 판매하는 거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유럽도 자국 기업들이 받는 불이익 때문에 결국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게 될 수도 있어 석유 수출량이 100만 배럴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컨설팅업체 리스타드 에너지는 내년 상반기 이란의 수출이 일평균 80만 배럴까지 줄어들고, 수입국 중 중국만 남는다면 60만 배럴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의 제재가 두렵지 않다며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각료회의에서 "국민들이 지난 몇 달간 어려움을 겪었고 앞으로 몇 달간도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최선을 다해 경제난을 극복하겠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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