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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자랑한 '멕시코 약속', 3개월 전 합의됐던 사안" NYT

등록 2019.06.09 14: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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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국경지역 병력배치, 지난 3월에 이미 합의돼

미 민신청자들의 멕시코 내 대기 조치도 작년 12월 합의

【메타파(멕시코)=AP/뉴시스】멕시코 당국이 5일(현지시간) 치아파스주 메타파에서 과테말라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가려는 불법이주민들을 저지하고 있다. 2019.06.06.

【메타파(멕시코)=AP/뉴시스】멕시코 당국이 5일(현지시간) 치아파스주 메타파에서 과테말라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가려는 불법이주민들을 저지하고 있다. 2019.06.06.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장한 멕시코의 '불법이민 저지 약속'은 이미 수개월 전에 양국 정부간에 합의됐던 조치들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멕시코가 불법이민 차단을 위한 조치를 취하기로 약속했다면서 오는 10일부터 부과하기로 했던 관세를 무기한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런 조치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유입하는 불법이민을 대폭 줄이고 제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와 합의로 미국산 농산물 구매가 늘어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멕시코가 미국 정부와 합의했다는 국경지대 병력 파병 등의 약속은 이미 지난 3월 멕시코 정부가 미국 정부에 약속했던 것이었다고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관세 부과 계획을 돌발적으로 발표하더니, 이번에는 수개월전에 이미 양국 정부 간에 합의된 내용을 마치 새로운 것인양 내세워 관세 계획을 보류했다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지난 3월 키어스천 닐슨 당시 국토안보 장관과 올가 산체스 멕시코 내무장관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비밀리에 회동해 멕시코 남부국경에 병력을 파병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가 미국망명신청자들을 자국 내에 대기시키기로 이번에 약속했다고 밝혔지만, 이것 역시 양국 관리들이 수개월 간의 협상 끝에 지난해 12월 합의했던 사안이란 것이다. 닐슨 장관은 지난해 12월 19일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 나와 '이주민 보호 프로토콜'에 대해 설명하면서, 미국 망명을 신청한 중남미인들이 관련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미국이 아닌 멕시코에 머물게하도록 양국 정부가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멕시코와의 새로운 합의에 모두가 흥분하고 있다!"며, "미국으로 유입되는 이주민을 줄이는 계획에 열심히 일해준"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프 멕시코 대통령에게 감사인사를 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의 합의가 새로운 것이라고 진짜 믿었던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약속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관세 부과로 인한 정치적 경제적 결과를 피하기 위해 체면살리기용으로 내세운 것인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 며칠간 미국을 방문한 멕시코 정부 대표단은 미 정부 관계자들과 집중적인 협상을 벌였으며, 불법이민자들을 막기 위한 조치들을 이전보다 더 신속하고 강력하게 취하기로 미국에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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