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당시 김정은 만난 이희호 여사…北, 조문단 파견할까
北, 김대중 前대통령 서거 당시 조문단 파견
이 여사, 김정일 사망 때 상주 김정은 만나
조문단 파견 계기 남북 대화 돌파구 관측도
【서울=AP/뉴시스】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상주였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조문한 이희호 여사. (사진=뉴시스DB)
지난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북한은 바로 다음 날 서거를 애도하는 조전을 보낸 뒤, 김대중평화센터에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앞으로 통지문(팩스)을 전송해 조문단 파견을 타진했다.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등 6명의 북한 조문단은 사흘 뒤 고려항공 특별기 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조문했다.
이들은 빈소에 들른 후 김형오 당시 국회의장을 만나고, 김대중평화센터가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다. 다음 날에는 정세균 당시 민주당 대표와 만나고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도 면담했다.
2박3일 일정을 소화한 북한 조문단은 돌아가는 날 이명박 전 대통령과 면담을 가졌다. 조문단 역할을 하면서 일종의 '대남 특사' 역할도 함께 했던 셈이다.
【서울=뉴시스】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3주기에 김정은 당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개성공단을 방문한 이희호 여사에 전달할 친서. 2014.12.24. (사진=김대중평화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이 여사는 생전에 김 전 대통령과 함께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것은 물론이고, 김 전 대통령 사후에도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으로 남북관계 발전에 힘썼다.
2011년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에는 정부에 방북 신청을 해 상주였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또 2014년 12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3주기에는 북측의 요청으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과 함께 개성공단을 찾았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故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여사가 지난 5일 평양의 한 아동병원을 방문, 입원한 어린이를 격려하고 있다. 2015.08.08. (사진=김대중평화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북 측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경색 국면에 놓인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만드는 차원에서 '특사' 형식의 조문단 파견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시와 마찬가지로 고위급 인사 위주로 조문단이 구성될 경우, 남북 간 상당히 의미 있는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
현재 조문단으로는 비핵화 협상을 총괄한 김영철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후임인 장금철 통전부장의 파견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금철이 방남할 경우 우리 측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故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여사가 지난 6일 평양의 한 육아원을 방문, 어린이들을 안아주고 있다. 2015.08.08. (사진=김대중평화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문재인 대통령이 북유럽 순방으로 자리를 비우고 있는 만큼, 조문단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가 청와대에 전달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북한이 상당 기간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고, 국장(國葬)으로 엄수됐던 2009년 김 전 대통령 서거와는 달리 장례 기간이 짧아 조문단이 주요 인사와의 면담 등을 피하고 조문에만 집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여사의 장례는 사회 각계 대표가 자발적으로 모여 거행하는 사회장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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