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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먹고 도망' 따지는 룸메이트 얼굴 찔러…징역 5년

등록 2020.03.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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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살인미수 혐의 30대 징역 5년 선고

"내가 술 사겠다" 해놓고 몰래 빠져나와

집 돌아와 시비 붙자 흉기로 수회 찔러

[서울=뉴시스]서울남부지법 입구. 뉴시스DB. 2019.04.26

[서울=뉴시스]서울남부지법 입구. 뉴시스DB. 2019.04.26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자신의 룸메이트를 흉기로 수차례 찌른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에게 1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했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오상용)는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정모(33)씨에게 지난 20일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앞선 결심공판에서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정씨는 지난해 11월 새벽 4시30분께 룸메이트인 A씨의 복부와 얼굴 등을 흉기로 수회 찌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무직자인 정씨는 A씨와 지난 2013년 '호스트바' 일을 하면서 알게 된 사이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양천구에서 함께 생활하게 됐는데, 정씨는 평소 사설 인터넷 도박을 즐기고 주변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허세를 부리는 경향이 있어, A씨가 이런 정씨의 행동을 싫어하면서 종종 다퉈 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일 정씨는 도박으로 돈을 번 사실이 없는데도 A씨에게 "스포츠토토로 500만원을 땄으니 내가 술을 사겠다"고 해 서울 강서구 까치산역 인근의 한 노래방으로 갔지만, 정씨는 술값을 내지 않고 A씨 몰래 노래방을 빠져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그날 새벽 집으로 돌아와 있던 A씨는 뒤늦게 귀가한 정씨에게 "나가라, 형하고 도저히 못 살겠다"면서 소리를 지르고 정씨를 발로 차 두 사람의 시비가 시작됐다. 당시 정씨는 순간적으로 격분해 "너를 죽이고 감방에 가겠다"라고 말하며 싱크대 위에 있던 흉기로 A씨의 복부와 얼굴 등을 수차례 찌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A씨는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으나, 지난 결심공판 당시 재판부는 증거 사진을 보고 전치 3주보다 더 심한 것 같다는 취지로 "(그보다는) 많이 찌른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화를 낸다는 이유로 흉기로 복부를 찌른 다음 이로 인해 피를 흘리며 주저앉은 피해자의 얼굴 부위 등을 수회 찔러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했다"면서 "이 사건 범행은 그 동기에 전혀 참작할 바 없고, 행위 역시 불량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인해 오랜 시간 상당한 신체·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면서 "앞으로도 그와 같은 고통이 계속될 것으로 보임에도 피고인은 피해자가 입은 피해를 회복하지 못했고, 피해자는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정씨는 앞서 예비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특수폭행 혐의로 벌금 500만원 등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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