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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휘청거리는데..'돈방석' 앉은 회계법인

등록 2020.04.2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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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한영·삼정 등 대형 회계법인 기업 감사보수, 지난해 60%대 증가

코로나 여파로 기업 부담 올해 더 커질 듯

기업은 휘청거리는데..'돈방석' 앉은 회계법인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신(新) 외부감사법 도입 이후 빅4 회계법인을 중심으로 감사보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회계법인들은 전년보다 약 50% 이상 감사보수를 늘리며 작년에도 상당한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관측된다.

21일 뉴시스가 코스피·코스닥 자산총액 상위 100개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회계법인은 지난해 1313억원을 감사용역보수로 받았다. 이는 전년(853억원) 대비 54% 증가한 수치다.

코스피 100개 기업은 올해 1118억원을 감사용역보수로 지불해 전년 대비 60.6% 늘어났다. 코스닥 100개 기업은 195억원을 지출해 24.4% 증가했다.

코스피 100대 기업이 코스닥보다 상대적으로 증가세가 가팔랐던 것은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의 경우 새 내부회계관리제도와 표준감사시간제를 도입·시행해야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 외감법에 따라 상장법인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인증 수준은 기존 '검토'에서 '감사'로 상향됐다. 이는 자산 규모에 따라 순차 적용된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대기업은 지난해부터 적용, 올해 제출한 사업보고서에서 처음 감사비용으로 반영됐다.

코스피 자산 상위 100대 기업은 모두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이며 코스닥은 11곳만 해당한다. 자산 2조원 이상 코스닥 기업은 전년 2971억원에서 4398억원으로 48% 증가했다. 이는 코스닥 100대 기업의 감사비용 증가율을 2배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또 표준감사시간제에 따라 자산총액 2조원이 넘는 회사의 경우 감사투입 시간이 직전 연도보다 50% 이상 늘어나며 회계법인이 벌어들일 감사보수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계법인별로는 코스피에서 빅4인 안진회계법인, 한영회계법인, 삼정회계법인, 삼일회계법인 순으로 증가 폭이 컸다.

안진의 감사보수는 74억원에서 124억원으로 67.2% 증가했다. 한영은 141억원에서 232억원으로 64.1% 늘렸다.

삼정은 전년 177억원에서 288억원으로 62.4% 늘렸고 삼일은 280억원에서 442억원으로 57.6% 증가시켰다.

이에 따라 각 회계법인들의 지난해 매출은 상당히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계법인에서 감사 매출은 약 ⅓ 수준을 차지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회계법인 전체 매출액은 3조4663억원으로 전년 대비 16.2% 증가했다. 이중 감사 매출은 1조108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93억원 늘어났다. 감사매출 증가율은 14.4%로 전기 8.2% 대비 6.2%포인트 상승했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회계감사를 신 외감법 도입 이후 더욱 꼼꼼하게 봐야 해 감사 시간이 늘어났고 이에 따라 감사보수 또한 증가했다"며 "내부회계관리제도 등에 따라 자산 2조원 이상인 그룹은 더욱 감사보수 증가 폭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지정감사제 시행 후 감사비용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올랐다"며 "코로나 여파가 본격화되는 올해 감사비용을 어떻게 감당할지 막막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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