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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백호 "낭만은 그저 낭만…매순간이 최고의 찰나"

등록 2022.11.27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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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데뷔 46주년…후배 뮤지션들이 참여한 기획 앨범 '찰나' 발매
내년엔 '3대 코' 개코·지코와 함께 힙합 앨범 발매 계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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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백호. 2022.11.27. (사진 = CJ ENM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최근 젊은 음악팬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는 '3대 코'가 있다. 래퍼 겸 프로듀서 지코(30·ZICO·우지호), 힙합 듀오 '다이나믹 듀오' 개코(41·Gaeko·김윤성) 그리고 '낭만 가객' 가수 최백호(72).

최백호는 음악가에게 '꾸준함'이 얼마나 큰 덕목인지를 계속 환기시키고 있다. 개코·지코가 존중심을 표하는 것도, 최근 발매한 기획 앨범 '찰나(刹那)'에 후배 가수들이 대거 힘을 실은 것도 그간 성실한 작업에 대한 헌사다.

1976년 데뷔곡 '내 마음 갈 곳을 잃어'가 히트하며 주목 받았지만 최백호는 이후 20년 동안 엄밀히 말해 톱가수 반열에 있었던 뮤지션은 아니었다. '입영전야', '뛰어', '영일만 친구' 같은 노래 등은 중년 층에서 소소하게 인기를 누렸다. 그러다 1995년 발표한 '낭만에 대하여'가 역주행하며 전국구 스타가 됐다.

이 곡은 발매 당시 반향을 얻지 못했으나, 김수현 작가의 KBS 2TV 주말극 '목욕탕집 남자들'(1995~1996)에서 목욕탕집 장남 '김봉수' 역을 맡았던 배우 장용이 부른 뒤 대박이 났다. 행운은 우연이지만 지속하는 건 당사자의 필연적인 노력이다. 이후 최백호는 중장년을 대표하는 가수가 됐고, 지금까지 젊은 세대와 소통하며 장수하는 가수가 됐다. 그렇게 찰나가 쌓여 역사가 됐다. 

최백호는 최근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낭만은 그저 낭만일뿐 매일 매순간들이 최고의 찰나"라고 말했다.

이번 앨범 '찰나'는 그 매순간을 기억하는 노래들을 담았다. 콘텐츠기업 CJ ENM이 신인 작곡가들을 육성·발굴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오펜 뮤직'과 콘텐츠 크리에이터 그룹 '피앤피(PNP)' 작곡가들이 협업했다. 오펜 뮤직 1기의 헨(Hen)이 프로듀싱을 맡았다. 최백호는 2018년부터 오펜 뮤직 대멘토로도 참여하고 있다.

앨범은 청춘의 순간부터 노년의 지금에 이르기까지 각자가 품고 있는 삶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나눈다는 메시지다. 최백호가 일흔을 조금 넘기고 만든 앨범에 일곱 개의 곡과 하나의 이야기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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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3대 코' 최백호, 개코, 지코. 2022.11.27. (사진= 지코 유튜브 캡처)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오케스트레이션의 웅장한 편곡이 돋보이는 타이틀곡 '찰나'는 온전히 최백호의 목소리의 노래지만 다른 트랙들은 다양한 연령대의 여러 장르에 몸 담은 후배들이 힘을 실었다.

최백호 본인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래퍼 겸 프로듀서 지코(ZICO)의 목소리로 담은 '찰나의 순간', 포크 록 장르로 R&B 가수 콜드(Colde)가 후반부 피처링으로 힘을 실은 '덧칠', 30대에 흔히 겪는 감정 속 흔들리는 모습을 훗날 개화할 꽃에 비유한 또 하나의 타이틀곡으로 R&B 가수 죠지가 피처링한 EDM 팝 '개화'가 실렸다.

또 불혹의 변화에 대해 노래한 곡으로 래퍼 타이거JK가 힘을 보탠 '변화', 나를 떠나가는 모든 것들에게 뜨거운 안녕을 고하는 노래로 가수 정승환이 피처링한 '나를 떠나가는 것들'도 포함됐다. 우리 인생 가운데 한 켠에 남아 있는 그리움을 노래한 '그 사람'엔 선배 가수인 정미조가 함께 했다. 마지막 트랙은 이번 앨범 수록곡 중 최백호가 유일하게 작사·작곡에 참여한 스페셜곡 '책'이다.

이번 앨범 작업 과정에서 "전 그냥 누드모델처럼 서 있기만 했다"는 최백호는 "젊은 작가분들이 새로운 모습이라고 칭찬했다"고 뿌듯해했다. "이번 작업은 아주 즐거운 작업이었어요. 저에게 필요한 수업이었습니다. 모두 젊은 뮤지션들이 바라본 칠십살 넘은 늙은 가수의 모습이지요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러웠습니다. "

최백호의 도전은 끝나지 않는다. 개코, 지코와 함께 내년에 힙합 앨범을 발매하기 위한 계획도 있다. 지코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토크 예능 '5분만 : 기브 미 어 미니트(Give me a minute)' 시즌 2 4화에 '대한민국 '3대 코' 드디어 만났다'라는 주제로 세 뮤지션이 대화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 조합은 tvN 예능 '놀라운 토요일'에서 대한민국 '3대 코'로 처음 언급되며 화제를 모았다. 최백호는 "'후배코'들에게 좋은 곡을 써보라고 했습니다. 어떤 형태의 곡이든 적응해보려 합니다"라고 다짐했다.

최백호는 일찌감치 젊은 뮤지션들과 협업하거나 독립음악가에게 애정을 가져왔다. 톱 가수 아이유의 '아이야 나랑 걷자'를 피처링하는 동시에 자신이 소장으로 있던 한국음악발전소가 운영했던 뮤지스땅스를 통해 인디 음악가들의 삶도 살폈다. 그래서 '오펜 뮤직'을 계속 운영하고 있는 CJ ENM에 대해 "꾸준히 변함없이 지원해주는 진정성이 지쳐 포기할 수도 있는 많은 젊은 예술인들에게 힘이 돼 준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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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백호. 2022.11.27. (사진= 뉴시스 DB) photo@newsis.com

"저도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우리의 열악한 음악환경에서 싸이나 방탄소년단(BTS)이 나온다는 건 기적이라고봐야 됩니다. 우선 대중음악을 충분히 공감·이해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다른 분야의 예술도 마찬가지일 겁니다만 거리를만들어줘야 하죠. 그 행위를 벌일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합니다."

최백호는 지자체가 실적 위주로 하는 형식적이면서 겉핥기 식의 기획들은 대중음악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쓴소리도 내뱉었다. 그는 "방탄소년단 이후도 생각해야 합니다. 코로나19는 많은 훌륭한 뮤지션들이 음악을 포기하게 했습니다. 이젠 그들이 다시 돌아오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최백호는 최근 인디 뮤지션들의 성지로 젊은 음악 마니아들에게 지지를 받고 네이버 문화재단의 인디 지원 플랫폼 '네이버 온스테이지'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낭만에 대하여' '책'을 들려줬다. 그는 "소문으로만 듣던 낯선 형태의 음악세계에 실제 들어와보니 적응이 잘 안됐지만 그래도 곡 전체를 바라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것 또한 좋은공부였다"고 긍정했다.

최백호는 그림, 시나리오 쓰기 등 노년에 더 다양한 분야에 도전을 하시면서 수많은 중장년층에게 자극을 주고 있다. "끊임없이 깨어 있으려고 노력한다"는 그는 책 출간도 앞두고 있다. "제가 그동안 간혹 신문에 써왔던 칼럼들과 써놓았던 글들, 그림들을 묶어서 내놓는데 여러 걱정들도 있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올해 데뷔 46주년을 맞은 최백호는 바이닐(LP), 카세트, CD, 디지털 음원 등 다양한 음악 저장 매체를 모두 경험했다. 최근 국내외 젊은 청자들 사이에서 LP붐이 일면서 최백호의 기존 LP들도 인기다.

"(음악 저장매체의) 변화 과정은 기술적인 발전은 가져왔지만 감성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퇴보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다시 LP붐이 일어나고 있지요. 이런 현상은 어쩌면 '인간성의 회복'이라고도 볼 수 있지요. 다행이라고 생각 합니다. 인공지능(AI)에게 노래를 부르게 할 수는 없지요."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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