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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도매시장 유통구조 뜯어고친다…역량 부족 법인 퇴출(종합)

등록 2023.01.17 12: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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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농산물 도매시장 유통 개선 방안' 발표

도매시장 옴부즈맨 도입…분쟁조정위 설치 의무화

경매 시 응찰자 정보 비공개…블라인드 경매 추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과일을 살펴보고 있다. 2022.08.26.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과일을 살펴보고 있다. 2022.08.26.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정부가 농업인의 권익증진과 농산물 도매시장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유통구조 개선에 나섰다.

응찰자 정보를 비공개하는 블라인드 경매를 의무화하고 역량이 부족한 법인은 시장에서 퇴출하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도매시장 거래에 분쟁을 조정하는 옴부즈맨(민원 도우미) 제도를 도입하고 지자체에 도매시장 분쟁조정위원회도 설치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농산물 도매시장 유통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농산물 도매유통은 1985년 가락시장 개장 이후 경매제 중심으로 거래방식을 제도화했다. 하지만 도매시장 유통 주체들이 현실에 안주하며 정보통신기술(ICT) 발전, 인구구조 및 농산물 소비 경향 등 소비자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도매법인의 공공성 강화 ▲출하 농업인의 권익 증진 ▲시장도매인제 평가·개선 ▲도매시장 기능혁신의 4대 분야를 지정하고 10대 추진 방향과 16개 주요 과제를 선정했다.

우선 정부는 출하자 지원 등 공공성 강화 중심으로 평가체계를 개편한다. 평가가 미흡한 법인은 시장에서 퇴출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법인 지정이 취소되면 공모를 통해 신규 도매법인의 진입을 유도할 계획이다. 또 지정기간이 끝난 도매법인의 재지정 절차를 법령에 규정하고 법인의 공공성 강화 노력을 재지정 요건으로 명시할 예정이다.

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역량평가 항목을 구체적으로 만들고 있다"며 "평가지표에 반매원표 증진, 분쟁 조정 실적, 신규 품목 발굴 등 노력을 지표로 만드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매년 말 평가 항목을 정해 각 기관에 통보하고 있는데 이 지표에 절대평가 뿐 아니라 상대평가 항목을 넣어 도매법인 간 경쟁을 촉진할 예정이다. 다만 정부는 도매법인의 퇴출을 목적으로 평가 기준을 만드는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농산물 도매시장 유통구조 개선방안(사진=농식품부) *재판매 및 DB 금지

농산물 도매시장 유통구조 개선방안(사진=농식품부) *재판매 및 DB 금지


농업인의 권익 보호에도 앞장선다. 구체적으로 도매시장에서 거래에 대한 불만·분쟁 발생 시 조정 역할을 하는 도매시장 민원 도우미(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하고 2024년까지 지자체 도매시장 분쟁조정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한다. 옴부즈맨 권고 사항에 불복할 경우 분쟁조정위원회가 책임소재 등을 2차 판단하고 조정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아울러 정부는 중도매인들이 다른 도매시장법인의 경매에 참여할 수 있도록 통합 정산체계로 전환할 예정이다. 도매시장 내 경쟁 촉진과 거래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경매사가 농산물 경매 시 응찰자 정보를 비공개해 최고가격으로만 낙찰하는 정보 가림 경매도 추진한다.

농산물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정가·수의 매매 전담 경매사 확보도 의무화한다. 도매법인이 산지 출하처를 확보하고 구매자와 거래 물량, 가격 등을 사전에 결정하는 방식이다.

농산물 공영도매시장 유통의 디지털화에도 속도를 낸다. 구체적으로 올해 서울시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전자 송품장을 시범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출하자는 전국 도매시장별·품목별 출하 예정 물량을 확인하고 농산물을 출하할 수 있어 출하 선택권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도매시장 혁신을 위해 온라인거래소도 설립한다. 산지에서 소비자까지 농산물 유통 디지털 전환을 통해 도매시장 온라인경매 시스템을 확산하고 농산물 유통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이다.

또 수집·분산 기능이 약한 지방도매시장은 지역농산물의 거점 물류센터 등으로 기능을 전환하고 공공 급식·지역농산물(로컬푸드) 직매장 등을 통해 농산물의 수집·분산 기능을 강화한다.

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농산물 도매유통 구조를 개선해 출하 농업인의 권익을 증진하고 도매시장 공공성을 강화해 상생과 혁신의 농산물 도매유통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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