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佛 야권·노조, '생중계 인터뷰' 마크롱 두고 "노동자 기만" 반발

등록 2023.03.23 11:37:30수정 2023.03.23 11:45:5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야권 "노동자·시위대에 대한 전형적인 경멸 보여줘"

노조 "이상한 인터뷰로 노동자 기만"…"위선 목격"

[피레네자틀랑티크=AP/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프랑스 국영TV에 출연해 연금개혁법안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03.23.

[피레네자틀랑티크=AP/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프랑스 국영TV에 출연해 연금개혁법안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03.23.


[서울=뉴시스]조성하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자국 방송에 출연해 연금개혁법안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한 가운데 프랑스 야권과 노동조합은 이를 두고 위선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날 프랑스24 등 외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자국 방송 TF1, 프랑스2TV와 생중계 인터뷰에서 "민주적 절차에 따라 연금 수령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늦추는 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추진 의지를 밝힌 이후, 프랑스 야당 정치인들과 노동조합 지도자들이 격분했다고 보도했다.

야당 정치인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노동자와 시위대를 기만했다며 비난했다. 인터뷰 생중계 이후 극좌 성향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 뤽 멜랑숑 대표는 "마크롱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연금 개혁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며 "노동자와 시위에 대한 전형적인 경멸을 보여줬다"고 비난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의원도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담화는 프랑스인들이 느끼는 경멸감만 강화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올리비에 포레 프랑스 사회당 대표는 "마크롱 대통령이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며 "(그는) 이미 불타고 있는 지옥에 더 많은 폭발물을 넣었다"고 경고했다.

노조의 반발도 잇따랐다. 온건 성향 노조인 로랑 베르거 프랑스민주노동연맹(CFDT) 위원장은 트위터에 마크롱 대통령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적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이 "연금 법안에 노조가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연금개혁을 강행한 데에 따른 비판이다.

강경 좌파 성향의 노동총동맹(CGT)을 이끄는 필립 마르티네즈 대표도 "마크롱이 소위 '이상한' 인터뷰로 노동자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마르티네즈 대표는 "이번 인터뷰로 프랑스 대통령의 위선을 목격했다"며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시위를 벌이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 대한 기만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마크롱 대통령은 취재진과 만나 "(그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다"고 항변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연금 개혁에 대해 발언한 것은 프랑스 정부가 지난주 의회에서 연금개혁법안을 강제 통과시킨 이후 처음이다. 마크롱 대통령 측은 "개혁에 반대하는 몇 주간의 파업과 시위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방송 인터뷰에 출연했다"고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방송 인터뷰에서 연금개혁 법안이 올해 말까지는 시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금 개혁은 프랑스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이라며 "우리가 더 시간을 끌수록 적자는 악화된다"고 개혁 강행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자신의 지지율이 떨어지더라도 개혁을 성공해내겠다"며 "단기적인 여론조사와 국가의 이익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후자를 택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