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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세계 교육 화두는 인공지능…"목적은 가르치는 즐거움"

등록 2023.03.30 11:39:20수정 2023.03.30 12: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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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에듀테크 박람회 영국 '벳쇼' 현장

학습·출석부터 유해노출 정보 방지까지 활용

"AI 기술은 도구일 뿐…혁신의 당사자는 교사"

[런던=뉴시스] 29일 오전(현지시간) 영국 런던 엑셀(ExCel) 전시장에서 개막한 '벳쇼 UK 2023'에 관람을 온 아동들이 전시된 에듀테크 학습 도구를 쓰고 있다. (사진=교육부 출입기자단 공동취재단). 2023.03.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뉴시스] 29일 오전(현지시간) 영국 런던 엑셀(ExCel) 전시장에서 개막한 '벳쇼 UK 2023'에 관람을 온 아동들이 전시된 에듀테크 학습 도구를 쓰고 있다. (사진=교육부 출입기자단 공동취재단). 2023.03.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뉴시스]김정현 기자 = "인공지능(AI)이 잘 도입돼 변화가 크게 일어나고 있지만 어떤 곳에서는 일도 많아졌다는 지적이 있다. 언젠가 교사의 업무를 줄이면서 AI가 이를 나눠 갖는 시기가 올 것이다. 영국은 금융, 교통, 음악에서도 AI가 도입됐고 교육이 마지막 분야다. 기술은 도구일 뿐이고 학교로 옮겨 세상을 바꿔야 한다. 교사, 학생 등이 그 당사자다."

29일(현지시간) 질리언 키건(Gillian Keegan) 영국 교육부 장관이 런던 엑셀(ExCel) 전시장에서 열린 국제 에듀테크 박람회 벳쇼(Bett UK 2023) 개막식 연단에 올라 한 말이다.

세계 교육계가 AI를 주목하고 있다. 세계 최대 에듀테크(교육정보기술) 박람회 벳쇼에 참석한 국내외 기업들은 학습, 출석, 유해 콘텐츠 차단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포함된 교육 기술을 선보였다.

서책형 교과서를 재구성한 디지털교과서를 제시한 기업도 있었다. 헝가리의 모자이크(Mozaik)가 대표적이다.

모자이크 관계자가 선보인 과학 교과서는 내용 설명에만 그치지 않았다. 교과서 속에서 전기 회로도 문제를 만들고 직접 화면을 누르며 풀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화면에 띄워 둔 교과서를 손짓 몇 번 만으로 다른 교과서에 옮기기도 했다. 과학과 수학 과목을 오가면서 학생들이 개념을 이해하도록 강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 교과서를 전자문서(PDF)에 옮긴 데 그치지 않고 교사가 자신만의 교수법을 창조할 수 있는 도구로 만든 것이다.

[런던=뉴시스] 김정현 기자 =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엑셀(ExCel) 전시장에서 열린 벳쇼(Bett UK 2023)에서 헝가리 에듀테크 기업 모자이크(Mozaik) 관계자가 디지털교과서 제품을 시연하고 있다. 2023.03.30. ddobagi@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뉴시스] 김정현 기자 =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엑셀(ExCel) 전시장에서 열린 벳쇼(Bett UK 2023)에서 헝가리 에듀테크 기업 모자이크(Mozaik) 관계자가 디지털교과서 제품을 시연하고 있다. 2023.03.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출석부터 학습 진도까지 교사가 맡아 오던 관리를 AI로 자동화한 운영 시스템(솔루션)을 개발한 업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영국 알보(Arbor), 같은 나라 교과서 개발사 폭스톤(Foxton)이 예다.

이들 회사 제품은 학습자의 데이터를 수집해 진도와 수준을 분석하고, 교사 등 사용자가 진도를 얼마나 따라 왔는지 그래프와 수치로 보여준다. 알보 측은 "목적은 교사 업무량을 줄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생성형 AI 챗(Chat)GPT도 화두였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알레프에듀케이션은 챗GPT를 활용한 학습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취재진에 아인슈타인과 가상 대화를 선보이며 "교육적 목적으로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시에 소재한 엠플리파이(Amplify)는 학생 수준에 맞는 문제를 제시하는 디지털교과서를 선보였다. 학생들의 정보가 담긴 대시보드(계기판·Dashboard)에서 틀린 문제와 학생들이 낸 답안을 볼 수 있다.

학생을 눌러 쪽지시험도 실시할 수 있다. 특히 그래프를 그리는 문제를 내더라도 답만 적도록 하지 않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 지 주관식 답변을 함께 적어야 제출이 가능했다.
[런던=뉴시스] 김정현 기자 =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엑셀(ExCel) 전시장에서 열린 에듀테크 박람회 '벳쇼'(Bett UK 2023) 현장이 학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3.03.30. ddobagi@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뉴시스] 김정현 기자 =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엑셀(ExCel) 전시장에서 열린 에듀테크 박람회 '벳쇼'(Bett UK 2023) 현장이 학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3.03.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AI 기술을 유해정보 노출 방지와 같이 학생 안전에 활용한 기업도 있었다.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라이트스피드 시스템즈(Lightspeed Systems)는 유해 정보 노출 방지 시스템을 선보였다.

학생이 검색창에 극단 선택을 암시하는 단어를 입력하면 관리자에게 알림을 보낸다. 이 업체 관계자는 위험한 의도를 갖고 입력했는지, 장난으로 입력했는지는 AI가 판단한다고 설명한다.

우리 기업들도 기술을 뽐냈다. 웅진씽크빅은 AI 학습 모델링을 활용, 게임 등 흥미를 끄는 방식으로 수학 개념 학습을 돕는 '매쓰피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업체 측은 해외에서만 100만 건이 넘는 다운로드 횟수를 보였다고 밝혔다.

화려한 AI 기술의 전시장 속에서도 에듀테크 업계 관계자들은 기술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한다. 키건 장관의 말처럼 결국 혁신의 주체는 교사라는 것이다. 교사가 선택하지 않으면 실패한다는 이야기다.

옥스퍼드와 함께 디지털교과서를 개발, 56개국에서 기술 수익을 거둔 아이포트폴리오 김성윤 대표는 "아무리 훌륭한 기술을 만들어도 선생님이 쓰지 않으면 끝"이라며 "교사 업무를 줄이고 가르치는 즐거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구재명 유비온 미래교육부장도 "기업에서 아무리 많은 경험을 쌓아도 학생과 소통하는 것은 교사"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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