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없는 金 가져갈게요"…3대3농구 이원석·김동현
男농구 3대3, 준결승 진출…1일 대만 이기면 바로 결승
농구인 2세 이원석·김동현, 필리핀과 8강전 맹활약
[서울=뉴시스]아시안게임 3대3 국가대표 김동현(왼쪽)과 아버지 김승기 소노 감독
강양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9월30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더칭 농구코트에서 열린 대회 3대3 농구 남자 8강전에서 필리핀에 19-16으로 승리했다.
이원석(23·삼성)이 7점으로 가장 많은 점수를 올렸고, 김동현(21·KCC)이 2점슛(5대5 농구의 3점슛)을 3개 꽂으며 6점을 지원했다.
둘은 잘 알려진 농구인 2세다. 이원석은 현역 시절 꾸준함의 대명사로 40대에도 현역 생활을 했던 이창수(54)씨의 아들이다. 김동현의 아버지는 김승기(51) 현 고양 소노 감독이다.
3대3 농구는 연령 제한이 있어 프로에서 유망주로 평가받는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5대5 대표팀과 비교해 큰 관심이나 기대를 받지 못했다. 서명진(현대모비스), 이두원(KT)이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일본과 조별리그에서 패하고선 조기 귀국을 걱정할 만큼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김동현은 "일본전은 절대 지면 안 되는 경기였다. 선수들 모두 무조건 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면서도 "더 뭉칠 수 있었다. 보약이 된 것 같다. 우리끼리 더 소통하고,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조 1위(3승1패)로 8강에 오른 한국은 필리핀을 상대로 초반부터 매섭게 몰아쳐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이원석은 골밑에서, 김동현은 외곽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4강 상대는 개최국 중국을 꺾으며 이변을 연출한 대만이다.
[항저우=뉴시스]아시안게임 3대3 국가대표 이원석(왼쪽)과 이창수씨
이원석은 "더 부담이 많이 되고, 무언가 두려운 느낌도 들지만 우리 페이스를 유지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김동현도 "간절하다. 일본전은 방심해서 졌다고 생각한다. 이미 방심의 결과를 경험했기 때문에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 코트에서 더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둘은 내심 아버지는 갖지 못한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김승기 감독은 1994 히로시마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적이 있다. 이창수씨는 아시안게임 메달이 없다.
이원석은 "아버지와 농구 얘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별 말씀이 없으셨다. '안 다치게 조심히 잘 하라'고만 말씀하셨다. 꼭 마지막에 금메달을 걸고 웃으며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김 감독의 응원 전화를 받고 힘이 났다는 김동현은 "집에 아버지의 상장이나 메달이 정말 많다. 아시안게임 은메달도 봤다"며 "그런데 금메달은 없다. 금메달을 딴다면 아버지에게 제일 먼저 자랑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내일 코트에서 모든 에너지와 정신력, 집중력을 쏟아야 한다"고 했다.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1일 오후 6시15분 대만과 준결승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몽골-카타르의 승자와 오후 9시30분에 금메달을 두고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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